울진군은 지난 여름 38일 동안 공용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동안 20만명의 피서객이 울진을 찾아왔다고 밝히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해마다 ‘전년보다 몇% 증가되었다’고 발표하는 ‘눈대중 통계’를 믿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울진군은 여름 한철동안 어느 계절보다 많은 내·외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역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계절 한철만이라도 침체된 지역 경기는 반짝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고, 피서객을 대상으로 상행위를 하는 대다수 주민들은 ‘바가지요금을 근절하자'는 등 플래카드를 게첩 하면서까지 변화되어 가는 상가 이미지 홍보에 주력하는 열성을 보였다.
반면 울진 앞바다를 찾는 피서객들과 울진 앞바다에 전복 등 치패(어린 조개) 입식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어촌계원들 사이에서는 바다 입수를 두고 곳곳에서 마찰이 불거져, 합리적인 대안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울진 지역 연안 대부분은 전복 등 어민들의 고급 소득원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각종 어패류의 치패 방류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극히 일부 연안만이 내·외지 관광객들이 마음 놓고 바다 입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울진 지역 대부분의 연안은 각 어촌계의 조개 양식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지난 여름 울진 지역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기 위해 찾아온 내·외지 관광객들은 공용해수욕장을 제외하고는 막상 백사장이 고운 바닷가에서 연인들끼리, 가족들끼리 호젓하게 수영을 즐길 수 없었다.
대구에 살면서 여름휴가 장소로 울진을 택해 가족들과 함께 내려온 김모(52세)씨는 “인근 바다를 찾아서 수영도 즐기고, 갯바위에 올라 사진도 찍고, 바위에 흔하게 붙어있는 조개들도 따보려고 했는데, 모 어촌계의 경비원이라는 사람이 호각을 불면서 들어가지 말라며 제지했다. 전복을 뿌려놓은 구역이어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아무 장비도 없이 입수하여 수영만을 즐기겠다는데도 말이 통하지 않았다. 바닷가 태생도 아닌데 무슨 재주로 전복을 채취하겠는가? 여름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은 모두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당해야 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울진을 떠나 경기도 안산에 살면서 여름휴가를 맞아 고향 울진을 찾아와서 바다에 입수하려다가 제지를 당한 박모(38세)씨 또한 “고향에 오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해수욕장을 피해 인파가 덜 모이는 한산한 바닷가에서 가족들끼리 알차게 피서를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곳곳에 무슨 무슨 조개를 키우는 곳이라며 수영조차 할 수 없도록 강제 당했다. 갯바위에 자연적으로 생겨서 붙어있는 섭이나 조개조차 딸 수 없다면 무슨 재미로 고향이라며 울진 바다를 다시 찾아 오겠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물론 여름에 울진을 찾아오는 피서객들의 불만 못지않게 전복을 치패하고 키우고 있는 어촌계원들 또한 할 말은 많다.
모 어촌계원은 “해마다 여름 피서철이 되면 피서객들이 공동관리 어장에서 해산물 등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가 빈발하고, 또 적발이 되어 문제가 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내·외지에서 놀러온 피서객들이야 장난삼아, 재미삼아 전복 등을 무단으로 채취해 가는지 모르지만 상식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서 어민들에게는 엄청난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한다.
이어 “공동어장에서 해산물과 전복 등을 무단으로 채취하는 것 자체가 불법으로 고발대상이 될 수 있지만, 조사과정에서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사실상 형사 처분도 어려워 결국 어민들만 골탕을 먹게 된다”며 자체 순찰대원을 두고 단속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을 전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다를 찾아 피서를 왔다가 아무 생각 없이 전복 등 해산물을 무단으로 채취하다가 피서객과 어업인들이 마찰을 빚는 경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울진의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주민들 대다수는 행정기관에서 어업인들과의 유기적인 간담회 등을 통해 어업인들도 피해를 보지 않고, 울진을 찾은 관광객들도 기분 좋게 울진바다를 즐기고 갈수 있는 관리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매년 자체 또는 외부 자금을 투입하여 수심 15미터 이내에서 전복방류 등 어패류를 양식하는 사업을 하더라도 물안경 없이 수영(물놀이)을 하는 경우는 규제하지 않는 방안이라든지, 무조건 규제할 것이 아니라 사전에 피서객들이 기분상하지 않게끔 충분히 입수를 제한하는 이유를 설명하여 협조를 구하고, 채취 장비 없이 입수할 경우 물놀이를 허락하는 등으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한다.
각자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서 어업인들도 살고 지역 상인들도 살 수 있는 윈윈(Win-Win)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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