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라는 스승의 노래 가사가 무색해지는 것이 요즘의 교육 현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고 인도해주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 어떤 선생님이 학생이 그릇된 길을 가기를 바라겠는가?
입시위주의 가열된 비정상적인 교육열로 인해 학생과 교사들의 가슴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에 대해 우리 모두가 공범인지도 모른다. 많은 교사들이 묵묵히 흔들리는 교육의 뿌리를 붙잡고 있다.
지난 17일 스승의 날을 기념해 모범 교원에 대한 표창이 있었다.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울진고 오봉수 교사는 중학교 때부터 수학이 좋았고, 가르치는 것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레 교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울진고 2층 회의실에서 7명의 학생들과 함께 진행됐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상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소감은...
-제25회 스승의 날을 기념해 모범교원 표창인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내가 잘했다기 보다는 주위의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
많은 학생들과 이별(?)을 했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
-울진고에 처음 발령 받고 왔을 때 여기 학생의 언니를 포항여고 재직 중에 담임을 맡았었다. 그 여학생이 개학하고 3월 첫 주(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첫 중에는 집에 갈 수 없다고 함) 주말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집(온정)에 보내달라고 하길래, 이유를 들어보니 내가 너무 무뚝뚝하고 무서워서 그렇다고 답했다(웃음). 그 일이 있은 후 가까이 지내면서 친하게 됐다.
그 여학생이 여기(울진고)로 발령받고 2년 동안 ‘좋은 생각’이라는 책을 보내 줬었다. 교직에 있으면서 나 역시 은사님들께 연락을 못 드리고 있는데,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교차한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와 요즈음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을 텐데요...
-먼저 교사들의 신규임용이 내가 임용될 때와는 많이 엄격해졌다. 지금은 신규교사의 준비과정들이 철저하다. 우스갯소리로 같은 연배의 선생님끼리 ‘우리가 지
금 교직에 들어오고자 했으면 못 들어 왔을 것’이라는 농담도 한다.
예전에는 학생들을 위해 희생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천직이라는 소명의식이 많았다면, 요즈음은 내 자신도 많이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개발을 위해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을 한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생각해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예전에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접근하기가 어려웠고 거려했다면, 지금은 서로 가까이 되는 시간이 짧아지고 빨리 친숙해지는 것 같다.
선생님의 교육철학이나 신념은...
-교육철학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교직에 있는 한 학생이 우선이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론 가정에 너무 미안하다(웃음).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대부분의 교사들이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근무하고 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을 텐데요, 보람과 힘든 일 등을 들자면...
-일년 열두 달 학생들과 부딪히는 것이 일이다. 흥해고 재직때 한 학생이 학교를 그만둘려고 해 설득을 했지만, 결국 그 학생이 학교를 포기했었다. 내 스스로가 부족하구나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 가정형편 때문에 어려운 학생들이 중도포기의 길을 가게 되면 아쉽고 힘들지만, 한편으론 이런 학생들을 졸업시키면 보람을 느끼는 것은 어느 선생님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공부에 왕도가 없지만 수학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학습방법과, 과외 등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수학은 본인이 직접 풀어 보는 것이 제일 좋다. 매일 꾸준하게 양을 정해 나가야 한다. 한 번에 많은 문제를 풀려고 하면 부담 때문에 힘들어 진다. 특히 풀이집을 없애야 한다. 풀다가 안되면 친구나 선생님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 풀이집을 먼저 보면 고정관념이 생겨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재는 고등학교 1,2학년인 경우는 기초 개념을 확실히 세울 수 있는 책을, 3학년은 실전이기 때문에 수능 위주의 문제집을 권하고 싶다. 문제의 해결을 통해 자신감과 희열감을 느낄 수 있으면 수학의 재미에 빠져 들 수 있다. 결국은 학생 스스로가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교육비의 지출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조금이나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모든 과목을 해결하도록 학생 스스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교사가 가장 좋은 강사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학생들이 선생님을 많이 괴롭히(?)고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가까워져야 하는데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먼저 다가와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자주보고 대화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숙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고교시절 이런 것은 꼭 해보고 졸업할 것과, 대학 진학 후 이런 것은 놓치지 말고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교 학창시절 동안 동아리 활동을 권하고 싶다. 너무 빠지면 안 되겠지만, 주말을 이용해 봉사, 취미를 함께하거나, 같이 모여 공부를 하다보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폭도 넓어지고 간접적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할 수도 있다.
대학 진학 후에는 배낭여행이든 어학연수든 한 번쯤은 꼭 외국으로 나가봤으면 한다. 밖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현 실정을 느껴볼 수 있고, 안목도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끝으로 학부모님들에게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학부모님들이 교사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적으로 믿고 맡겨줬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결코 잘못된 길로 인도하지는 않는다. 교사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줘 사기를 북돋워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생이 신이 나면 결국 학생들에게 더 많은 보탬이 된다. 교사들도 소명의식이 더 철저해야 된다고 본다. 교직이 든든히 서 있어야 한다. 교육을 백년지대계라 하는데 흔들려서는 힘들지 않겠는가?
인터뷰 내내 옆에서 열심히 수학문제를 풀던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선생님이 웃을 때가 정말 좋아요”라고 한마디씩 거든다.
입시에 지친 학생들과 그들을 격려하며 하루하루 전투를 치루고 있는 교사들. 모두가 웃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힘든 여정에서 그들이 학창 시절을 회상할 때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그런 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오봉수교사약력
1958년생/경북고,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76학번)졸업/1980년 평해중 첫 발령/20여년간 포항 등지에서 주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2003년 울진고 부임/슬하에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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