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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지요, 세월이 흘러서 낡아지면 그때 바꾸게 될지...”

  • 이명동기자 기자
  • 입력 2007.03.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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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양정 해맞이 광장에 8억원의 혈세를 투자하여 종각을 만들고 울진대종을 설치했으나 울진군의 이미지가 반영되지 않아 주민들로 부터 비난을 받고 있지만 울진군은 강건너 불구경...
군민들의 말, 말, 말 '본인 돈이면 그렇게 사용할지(?), 울진군 민심행정 무너진지 오래되었다' 실망

본지「월간울진」은 2월호를 통해 지난해 12월 22일에 준공한 망양정 해맞이 광장에 설치한 ‘울진대종’과 관련하여 울진군의 이미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 등을 조목조목 나열해가며 비판했다.
 
10억9천5백만원의 엄청난 예산을 들여 조성된 해맞이 광장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울진대종은 종각을 만드는데 5억4천만원, 종을 제작하는 데만 무려 2억2천5백만원이 소요된 대단위 사업이었다.
 
이렇듯 큰 예산을 들여 제작한 울진대종의 문양은 성덕대왕 신종, 일명 에밀레종의 문양을 그대로 베꼈고 종각 정면에 내걸린‘울진대종’이라는 네 글자는 보기 흉한 컴퓨터 예서체를 사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울진대종이 자리 잡은 언덕위에 올라서면 무슨 영문인지 보도블록을 깔아놓은 지면 전체가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여 시각적으로 지극히 불안정하게 보인다.
 
2월호의 지적에 이어 울진군 문화관광과를 찾아가서 문화관광과 담당자를 만났다.
 
담당자 왈 “월간울진 2월호에서 지적한 건 봤는데, 그건 주관적인 판단 아닌가요? 현판 글씨는 알아보기 쉽게 하기 위해 컴퓨터 예서체(엄밀히 컴퓨터 예서체는 없는데도)를 사용했고, 바닥은 하자보수기간이 몇 년인지는 찾아봐야 하겠지만 하자가 생기면 보수기간동안에 보수를 해야지요. 그리고 바닥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부분적으로 침하하여 저절로 수평이 맞기도 하잖아요? 울진대종의 문양은 에밀레종의 비천상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에밀레종이 우리나라 최고의 종 아닙니까? 대종에 새겨진 지역출신 김명인 시인의 시는 쇠에다 새기는데 무슨 손맛이 있겠습니까? 어차피 조각해서 붙이는 것인데... 모르지요, 세월이 흘러서 낡아지면 그때 바꾸게 될지...”  
 
한마디로 울진군의 문화관광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서의 담당자 답변은 ‘금방 만든 것인데 어떻게 당장 보완하겠느냐?’는 것이다.
 
되묻고 싶다. 조악한 컴퓨터체 대신 사람의 손으로 쓴 대한민국의 숱한 지정 문화재에 사용된 글씨는 알아보기 힘든지...? 고르지 못한 지면의 경우 밑에 채워 넣은 모래가 빠지면 일부분 바닥이 침하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더 심각한 부실공사가 되는 것이 아닌지...? 
 
에밀레종이 최고의 종일수도 있겠지만, 울진의 상징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문양을 제작해서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는지...? 어차피 쇠에다 조각해서 붙이는 시구에 손맛이 없다면, 에밀레종의 비천상 무늬는 손맛이 느껴지지도 않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종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다 최고라고 하니까 그냥 최고라고 생각하게 된 것인지...?
 
덧붙여 묻고 싶다. 만약 스스로 힘들여 번 돈 8억원으로 평생 살 집을 짓는다고 해도 그렇게 조악한 문양을 사용하고, 바닥이 불안정하게 보이게 하고, 컴퓨터체를 사용하여 당호 글씨를 사용하게 될 것인지를...  
 
지역 문화관광의 기능은 지역만이 갖는 고유한 특성인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기여해야 하고, 지역 공통의 가치관을 통해 정서에 호소하여 주민들을 결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문화관광 속에는 우리 지역 고유의 멋과 맛이 담겨 있는데, 울진군청의 문화관광 담당자라면 고유의 맛과 멋을 토대로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창조해내는 원동력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울진 지역의 이미지는 우리 지역을 상징하는 것으로써 지역의 평가를 좌우하게 되는데,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이 지역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지역의 이미지를 제대로 반영한 문화관광 산업은 지역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고용창출효과, 부가가치 창출에 탁월한 효과로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지역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끝내 지역의 생산성을 결정짓는 문화관광을 기획하고,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는 울진군 문화관광과는 뛰어난 전문가들만이 머물러야 하는 곳이다.
 
적어도 주민들의 의견을 쫒아서 지역 언론에서 제기한 비판을 두고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냐...?”고 되묻거나,“세월이 흘러 낡아지면 바꾸게 될지 모르겠다”는 식의 문화관광 마인드를 가진 주무 담당자보다는 보다 창의적이고 앞서가는 마인드의 소유자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들이, 또 우리의 후손들이 대를 물려가며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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