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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塔)과 정(亭)도 구분 못하는 문화 창달

  • 이명동기자 기자
  • 입력 2007.11.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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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송정(越松亭). 이 탑은 고려시대의 청암사(靑巖寺)로 알려진 곳에 위치하며, 재질은 화강암으로 2층 기단을 구비한 평면 방형의 일반형 삼층석탑으로 현 높이는 3.24m이다...(중략)...제작 시기는 신라석탑의 전형양식을 잘 계승한 통일신라 후기(9세기 후반)로 추정된다. 이 탑은 1968년 복원하였고 2004년에 해체 수리하였으며, 2006년에는 주변을 발굴 조사하니 금동불상 및 철마, 중국동전, 기와, 자기 등 다량의 유물이 출토되기도 하였다.』

 

월송정은 삼층석탑으로 현재의 높이가 3.24미터이며, 2006년 발굴 조사를 통해 금동불상과 철마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실제 이 글은 ‘웰빙을 넘어 로하스 울진’을 외치는 울진군청의 대주민 홍보지「울진의 소리」제365호(2007년 10월 25일자) 제일 뒷면의 ‘울진의 문화유산 소개 10’에 실린 글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월송정 사진을 위쪽에 실은 다음에 ‘울진구산리 삼층석탑’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고 장황하게 달아 놓았다.
주워 담지 못할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특히 울진군청 담당 부서에서는 2만부에 달하는「울진의 소리」가 울진군 전역에 배포될 때까지도 사진이 잘못됐는지, 그에 대한 부연 설명이 잘못 됐는지, 도통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일부 주민들의 호된 질책과 지적이 있은 다음에야 담당공무원들이 알게 되었다는 사실은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히게 한다.   
 

살맛나는 고장, 매력 있는 울진 건설을 모토로 하는 울진군의 군정 목표 4가지 가운데 하나인 “격조 높은 문화 창달”은 ‘정(亭)’과 ‘탑(塔)’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요원한 것이 되고 말 것처럼 비쳐진다.
 

결코 뒤틀리고 일그러진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가까운 울진군의 관광지를 찾아서 한번 둘러보자.   
 

대부분의 이름 있는 지정문화재마다 그것을 소개하는 홍보 안내 간판이 지나치게 큰 덩치로 문화재 정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전체적인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고, 근남면에 건립된 울진 대종의 숱한 오류와 문제점이야 지면을 통해 비단 어제 오늘 한두번 지적된 것이 아니다.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일까?
지난 성류문화제에서 수년 만에 새로 각색되어 재연된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 공연 당시에 울진군의 수장을 포함한 각급 기관단체장, 공무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았던 점 등은 어찌 이해될 수 있을 것인가?
 

울진군이 지역 곳곳에 세워 놓은 모모한 비석 또는 표석, 안내문 등의 글씨체 대부분이 사람의 향기가 느껴지는 손으로 쓴 글씨체가 아니라, 사이보그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컴퓨터로 찍어낸 것은 또 어떻고...?  
 

울진군이 “격조 높은 문화 창달”을 아무리 외친들, 그것은 절대로 구호 몇 마디로 이뤄질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가벼운 성질의 것이 아님을 꼭 기억하도록 하자.   
 

이번에 벌어진「울진의 소리」건은 일견 담당 공무원들이 저지른 편집상의 단순한 실수로 치부될 수도 있을 듯 하지만, 평소 울진군의 공무원들이 가진 보편적인 문화 마인드에 분명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측면이 더 크게 표출된 것이라는 주민들 다수의 지적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울진의 소리」의 문화유산 소개 면은 근래 울진군에서 발간한 “울진 문화유적 바로 알기”책자의 전문을 그대로 차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울진의 소리」담당 공무원들은 어느 책에서 내용을 빌려 왔는지 출처조차 밝히지 않는 실수를 함께 저질렀다.
 

“울진 문화유적 바로 알기” 책자나「울진의 소리」홍보지나 모두 다 울진군에서 발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기존에 발간된 책자의 전문을 차용하여 게재할 때 그 출처를 밝혀야 하는 것은 편집자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다.
 

베끼려면 출처를 밝히고 제대로나 베낄 일이다. 차라리 다음달에는「울진의 소리」홍보지 대신 “울진 문화유적 바로 알기” 책자를 추가로 2~3만부 정도 인쇄하여 각 가정마다 배포하는 것이 훨씬 더 울진의 문화 관광지를 알리는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울진의 소리」에 실린 월송정을 소개한 글을 읽은 어린 꼬마들이 아빠, 엄마에게 ‘월송정’이 ‘탑’이냐며 힘주어 묻는 바람에 무지 애를 먹었다는 어느 주부의 하소연은 더 이상 듣지 않도록 하자.
 

세상에, 수년전에 어떤 초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을 치는데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했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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