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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이었지

  • 페인트최
  • 입력 2008.03.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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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재영에게서 신검 서류를 작성한다고 전화가 왔다.
휴학을 하고 입영하기 전까지 부산 신 고리 원자력 건설현장에서 일 한다고 한다.
이제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힘들지 않냐는 말에 병원이 열 배는 쉽고 깨끗하고 편한 일이었다는 걸 알았다면서, 심한 먼지가 매일 얼굴가득 묻고 목안 가득 차는 느낌만 아니라면 할 만하단다. 

아침 5시 30분에 일하러 가야하는 관계로 밤 10시면 어김없이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한다는 아들.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는 가슴이 참 아팠지만, 그러나 누군가를 보면서 특히 남자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해야 한다는 마음을 다잡으며 건강을 돌보고 잘 지내라는 인사를 했다. 

 

5주 신병 훈련을 받으러 가는 조카 현수를 배웅하러 공주에 갔다 왔다.
훈련소에서 헤어지며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
뭐 특별히 별스러워야 될 이유라도 있느냐는 듯, 아무렇지 않다며 아이는 의연했으며 그 아버지 또한 어깨를 툭툭 쳐 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안쓰럽고 섭섭하고 걱정이 늘어지겠지만 그 아이 엄마 또한 속으로 감추는 것 같았다.
그건 동시에 대한민국의 부모 마음 일 것이다.
조카 현수가 뒤도 안돌아보고 260명의 훈련교육생 속에 섞여 얼굴도장도 못 찍은 채 헤어진 그날 저녁.    

 

우리는 무언가 그리운 느낌을 주는 부모 그리고 자식에 대한 단어를 나열하며 술 한 병씩을 껴안았다.
큰 산이었지 아버지는...
아주 큰 산이었지. 

 

어느 한 자락에 기대어도 한 품에 나를 안아줬는데, 이제는 아니야.
이제는 아주 작아 졌어.
우리 아버지가요...... 하면서, 제부는 작아져만 가는 아버지 이야기를 오래 했다.
 

나는 알 것 같았다.
늙어가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작아서 마음이 아프기 시작할 때는, 제부는 제 자식의 큰 산이 되어간다는 일임을.
남자로 태어나, 사랑하는 아들의 큰 산이 되는 기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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