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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郡 민원창구 풍경②

  • 이명동기자
  • 입력 2008.03.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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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는 사진은 1970년대 초반 울진군 민원봉사실 및 각 읍면 민원창구의 풍경이다. 

 

우리나라에서 민원 행정과 행정지도는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는 행정영역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함으로써 행정의 가장 중요한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요성으로 말미암아 근래 들어서는 개혁의 대상 영역 가운데 최우선시 되고 있기도 하다. 

 

민원인들이 행정기관에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여 발생하는 각종 의사표시에 대응하여 이것을 처리하게 되는 민원행정은 1970년 말에 제정된 민원사무처리규정에 의해 처음으로 규정되었다. 

 

이 사진들은 모두 다 민원사무처리규정이 생기기 전인 1973년에서 1975년 사이에 촬영된 것이다.
사진 뒷면에는 울진군청 민원봉사실의 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한 직후에 촬영한 것이라고 적혀 있다. 

 

군청 민원봉사실의 경우 요즘은 사라지고 없는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유리로 된 차단막과 그곳에 붙어 있는 ‘상담 안내’, ‘인지판매’ 등의 문구가 독특하다. 

 

또 민원봉사실 뒤쪽으로는 간부로 짐작되는 공무원들의 책상이 배열되어 있으며, 사무실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연탄난로와 연통이 눈길을 끈다. 

 

각 읍면 민원창구는 일반민원, 병사, 주민등록, 호적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담당부서가 계별로 안내되어 있고, 볼일을 보는 민원인들 가운데 중절모에 두루마기를 걸친 노인이 이색적이다. 

 

그리고 민원인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준비된 것으로 보이는 물이 담겨있을 양은 쟁반에 올려져 있는 양은 주전자와 간혹 민원창구 사무실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과 담배를 손에 든 사람도 눈에 띈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인 1970년대에 각종 등·초본, 증명서 등의 모든 행정서류는 오로지 수기로 이루어졌다.
“글씨를 잘 써야 면서기라도 해먹는다”는 말이 유행처럼 나돌던 시절, 타자라도 빨리 칠 수 있는 사람은 공무원으로 특별히 채용되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행정관청 건물이 달라지고 있다.
‘관공서 양식’ 또는 ‘공무원 양식’이라고도 불리는 관공서 특유의 덩치 큰 콘크리트 박스형 좌우대칭, 회색빛, 상대적으로 웅장한 출입문, 무뚝뚝한 글씨의 부서 이름 등 권위적인 공무원을 닮은 모습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 주민들은 그런 분위기속에서 일하면서도 일부 공무원들의 고압적인 태도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민원창구에서 직접적으로 주민들의 얼굴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표정만의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민원인들의 각종 인허가와 예산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틀어쥐고 공무원의 본질을 주민들에 대한 봉사가 아닌 권력으로 착각하는, 심지어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가진 자기 자신을 국가 자체와 동일시하려는 사고방식을 가진 공무원들이 단 한명이라도 근무한다면 민원창구의 외양을 아무리 바꾸고 치장한들 그것은 또 다른 예산낭비에 다름 아닐 것이다.  

 

2008년, 사진속의 민원봉사실 및 민원창구의 풍경이 찍힌 시점으로부터 40여년이 지났다.
지나간 세월만큼 각급 관청의 공무원들은 부적절했던 일부 선배 공무원들의 권위적 모습을 모방, 반복하지 말고 주민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는 민원행정의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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