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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의 냄새

  • 페인터 최
  • 입력 2008.04.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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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깨어나지 않은 새벽은 푹 안기고 싶게 가깝진 않다.
창밖으로 조금씩 바래지는 미명을 확인하고는 집을 나선다.
길 하나 건너 공원으로 걷기운동을 하러...
훅~ 우선 코로 끼쳐오는 이른 아침의 냄새를 만끽한다. 

 

계절 따라 변하는 냄새를 좋아한다는 어떤 이의 글을 생각하면서, 나는 시간의 냄새를 느낀다.
밤을 헤치고 사방에서 건너오는 이른 아침의 냄새.
그것은 마치 희망을 건지고 싶은 사람들만의 특권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또 그런대로.    

 

불을 숨긴 태양의 말간 얼굴이 조신하게 떠오르면 또 그런 날 대로, 밤을 물리고 청색의 너울로 땅바닥을 쓸면서 아침을 열 때의 짧은 순간에 훅~ 한번 들이키는 이른 아침의 냄새. 

 

달포 전.
또 다시 이사를 하기위해 아침 일찍 도착한 용달차 아저씨는 남자치고는 말이 많았다.
한 마디를 던져놓고는 대답 여하에 따라 신기하게도 상대방의 성향을 따라가겠다는 심보가 참 거슬렸다. 

 

난 언제쯤에나 아무렇지도 않게 억지로라도 싫은 내색을 숨길 수 있을까...
알고 싶지 않은 일을 듣고 싶지 않을 권리 같은 건... 아마도 없겠지.
뭔가에 익숙해진다는 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게도 주절주절 프라이버시를 죽이며 주절대는 것을 들어주는 따위의 일은 절대로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무조건 친절하다고 다 좋은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일년 열두달 매일 똑같은 날씨같이 정말 싫증날 것 같다.
사람에게 도무지 익숙해 지지 않는 대신, 진회색이었다가 핑크였다가 진공관 같은 느낌이었다가 모노레일 같은 느낌을 주는 이른 아침의 하늘가에서 훅~ 하고 분명 햇살이 퍼진 다음엔 없는 그 이른 아침의 냄새엔 익숙해지고 싶다. 

 

무조건 이른 아침 냄새는 지나치게 좋다.
작심삼일이 되기 쉬운 아침운동 이지만, 이른 아침의 냄새에 사로잡히면서 창문으로 새벽의 색을 확인하곤 한다.
떠오르는 해가 결코 두렵지 않은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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