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울진 뮤지팜 페스티벌이 지난 8월 1일부터 3일간 울진엑스포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됐다.
울진원자력본부 추산 5만5천여명이 관람한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외면상으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페스티벌은 지난해 보다 정도를 더해 3일 내내 모방송국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게다가 페스티벌 첫날과 둘째날은 같은 쇼프로그램으로 진행돼, 출연진도 거의 동일해 똑같은 노래와 춤을 이틀연속 볼 수 있는 기회를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페스티벌(festival)’은 우리말로 ‘축제’이다. 즉 관객과 출연 가수 등 한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같이 호흡하며 신명나게 어우러져 난장(亂場) 비슷하게 즐겨야 모름지기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일 동안의 축제 현장에서는 이것과는 전혀 거리가 있었다.
방송국의 정규 프로그램이다 보니 백화점식 나열로 인한 무대에 올라온 가수가 누군인지도 파악이 되지 못하는 사정에서 귓속을 파고드는 음악과 현란한 춤사위는 관람객과 거리감과 함께 이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돌(Idol) 스타들로 꾸며진 첫날과 둘째날은 더욱 정도가 심했다. 무대 앞에 자리를 마련한 10대 극성팬들을 제외하면 카메라 렌즈에 잡힌 성인들의 모습은 때론 무료하다는 표정을 보였다.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10대 아이돌 스타인 ‘원더걸스, 이효리, V.O.S, 엄정화, 빅뱅’ 등 손으로 꼽을 수 없는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에 대해 처음에는 환호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누가 누구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운 비슷한 춤과 노랫말이 이어지면서 관객들은 둘로 나눠지기 시작했다. 공연시간 내내 가수의 이름과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호하는 10대 극성팬과 때로는 찬물을 끼얹었을 법한 설렁한 분위기의 관객들이 그러했다.
또한 공연방송이고 많은 사람이 모이다보니 안전문제로 인한 경호업체와 관람객들 사이의 작은 분쟁들이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경호업체 측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활동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만약 페스티벌이 방송 공연 프로그램이 아닌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면 경호업체가 그렇게까지 관객들과 사사건건 시비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즉 모든 진행이 방송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관객들에 대한 배려는 뒷 순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정이었다. 높은 무대만큼이나 관객들과 가수들과의 거리는 멀고도 높아 보였다.
그리고 현장의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방송국 측에서 사용한 소품들은 지금도 무대가 있었던 엑스포공원 주자창 곳곳에 쓰레기로 남겨져 있다. 크기가 작아 일일이 사람 손으로 수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특설무대가 왕피천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왕피천이 우리나라에 있어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보고라는 점을 인지했다면 사용에 앞서 좀 더 신중을 기울여야했다.
축제는 어우러지고 흥겨워야한다. 흥이 나서 덩실덩실 춤도 춰보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기도 하고, 가수의 신명나는 무대가 끝나면 환호도 보내야 하는 것이다. 짜인 시간 속에 백화점식 나열된 가수의 등장은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관객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지 페스티벌을 위한 공연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뮤직팜페스티벌과 관련 울진원자력본부 관계자들은 이의 준비를 위해 거의 한 달간 밤늦게까지 머리를 맞대고 좀 더 나은 페스티벌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물론 그들의 노력에 대해 격하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축제, 관객과 호흡하며 신명나는 축제’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있었으면 한다.
아직은 울진을 알리기 위해 방송사의 공연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을 접목시킬 수밖에 없다고 항변 아닌 항변을 하지만, 이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다.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측은 가장 먼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축제장을 찾아 줄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가수들이 출연한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이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숫자를 가장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방송국의 공연 방송으로 진행할 것인가.
‘울진뮤직팜페스티벌’만의 고유한 색깔을 가지기를 희망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은 아닐 것이다.
울진원자력본부측은 뮤직팜페스티벌 기간 동안 5만5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은 박상민씨의 축제 마무리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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