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자연모습 그대로 그려낸 쌍전리 ‘봉암농원’

  • 기자
  • 입력 2013.12.09 10:51
  • 글자크기설정

  • 농부가 된 전직 교장 남명화 씨


단풍이 곱게 물든 불영계곡을 따라 봉화 방면으로 30여분 달려가면 서면 쌍전리(일명 덕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5분 정도 산골짜기로 더 들어가면 서면 쌍전리 녹색농촌 체험마을인 ‘봉암농원’이 나온다. 서늘한 날씨에 걸맞게 야콘 수확이 한창이다. 



4~5천평의 농원은 일반 농작물과 야생화를 키우는 제1농원과 고사리, 미나리, 머위, 산나물 등 산채 종류를 키우는 제2농원으로 구분해 농사를 짓고 있다. 또한 산골마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펜션도 운영하고 있는 주인장은 초등학교 교장을 명예퇴직한 남명화(66세. 전직교장) 씨이다.

봉황이 날아가는 형세를 닮았다고 해서 대봉전(새밭)이라 불리는 이곳은 남명화 씨의 고향 마을이다. 농원 주변에는 봉암대(鳳庵臺), 탁영담(濯纓潭), 은폭포(銀瀑布), 휴게정(休憩亭), 세족반(洗足磐) 등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아름답다. 연중 볼 수 있는 야생화 꽃길과 다양한 과실수들이 심어져 있어 찾는 이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물레방아가 있는 생태 연못은 버들치가 돌아다니고 냇가에 있는 봉암대는 가재 서식처이다. 달맞이꽃은 귀화식물이라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겠지만, 돌연변이 품종인 큰 달맞이꽃은 희귀종이라 신비함을 더 해준다. 이외에도 멸종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자생 식물들 보존에도 힘쓴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 학창시절 매주 80Km 걸어 다녀

학창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조부님과 함께 살았던 남 씨는 쌍전분교을 졸업하고 울진중학교, 울진농업고등학교 임업과를 졸업했다.

남 씨는 “학창시절 울진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도 교통편이 없었던 그 당시 주말이면 왕복 80Km 거리를 걸어서 집에 와야 했다.”며, “7남매의 장남으로 늙으신 조부님께서 여섯 동생들까지 돌보며 농사를 짓는 일을 하루만이라도 도와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걸어왔다”고 했다.

“어린 마음이지만 그땐 그게 최선이라고 여겨졌던 것 같다.”며,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 나약하고 뿌리째 흔들리는 교육현장을 보면서 교육자의 한사람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 공직생활 38년 11개월

고난과 역경을 사명으로 여기며 4H 활동 등 농사와 관련해 열심히 일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은 접을 수가 없었다.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면서 대구교육대 부설 초등교원 양성소를 수료하고 한국방송통신대학 초등교육과를 졸업했다. 그 해 1969년 4월 1일자로 영덕군 병곡북부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고 교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영덕 성호초를 거쳐 울진군으로 전입해 삼당초, 죽변초, 화성초, 울진초, 자신의 모교인 쌍전분교 등 울진지역에서는 26년간 평교사로 근무했다. 1996년 3월 1일자로 교감 승진해 영양군 가곡초등, 수비초등을 거쳐 2000년 3월 1일자로 교장에 승진했다.

교장 첫 부임지는 울진 평해초등이며, 봉화 서벽초등, 동양초등을 거쳐 영주시 풍기읍 교총리 소재의 풍기 북부초등에서 2008년 2월 29일자로 38년 11개월의 교직 생활을 청산하고 명예퇴직했다. 남 씨는 “정년까지 3년 6개월이 남았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퇴직을 결정했으며,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었다.”고 했다.

농업에도 과학을 접목시켜 선진기술을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평생 교편을 잡고 아이들과 씨름하면서도 농사짓는 일은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조기 퇴직이 가능했다. 특히 1989년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던 남 씨는 그동안 익혀온 노하우를 고향 주민들에게 전했다.

그 당시 쌍전리 주민 12세대 2천여평에 야콘을 심어 1천4백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가 하면 매년 38세대 농가당 5백에서 1천오백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부농마을로 바꾼 공을 인정받아 문교부장관상, 도 교육감상, 홍조근조훈장 등 11차례 표창을 수상했다.

1991년 울진초에 근무하던 시절, 가시없는 두릅의 다량증식 방법에 관한 연구로 제41회 전국 과학전람회에서 농림수산부장관상을 받았다.

그는 또 삼지구엽초, 천마, 누룩치, 함초 등 약용식물과 케일류, 버섯류 등 인공재배를 거쳐 다수확 속성재배 방법을 연구해 성공하는 등 농업 전문가 버금가는 실력을 보여 교육계에 화제가 됐다. 교감 재직 시절에는 야콘의 우량품종 다수확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당시 언론에도 크게 주목을 받았다.


▣ 가족모임 1년에 4~5회 농원에서

남 씨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2월에 동네 어른의 중매로 북면 하당리에 살고 있던 한 살 위인 김남순(67세) 여사를 만나 18세에 결혼을 했다. 가정을 빨리 꾸려야 대가족 종가댁 장남으로 동생과 조부님을 모실 수가 있었다.

남 씨는 슬하에 2남 3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남 형엽(44세) 씨는 제천에서 철도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장녀 은경(39세) 씨는 전업주부로 제천에 살고 있다. 셋째인 은희(37세) 씨는 유치원 교사로 안동에서 살고 있다.

넷째인 은준(35세) 씨는 시청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막내인 창우(34세) 씨도 같은 지역인 부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화목한 가정을 이뤄 살고 있다. 이들 자녀들은 1년에 4~5회는 꼭 본가 쌍전리에서 부모님과 함께 모여 가족애를 확인한다.

또한 조부님의 뜻을 담아 2004년 시비(詩碑)를 농원 입구에 세웠으며, 부친이 일군 동산(東山)의 쉼터 비문은 쌍전리 주민들이 세워 업적을 치하했다.




▣ 금강송으로 지은 봉암정사

남 씨는 봉암농원이란 이름을 조상들이 물려준 터전에 할아버지 호를 따서 붙였다. 주거지인 봉암정사(鳳庵精舍)는 정유년(丁酉年)에 금강송으로 할아버지가 손수 세운 목조건물로서 현판까지 새겨놓은 집이다.

구들을 놓아 만든 황토 찜질방 형식의 집 내부를 방문객들에게 내어주는 여유로움도 묻어있다. 조상들의 얼이 담긴 옛 모습을 보존하고 유품들도 누구나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을 두어 잘 정비해 두었다.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살아있는 농원을 만들기 위해 돌 하나, 꽃 하나 심을 때도 최선을 다해 가꾸고 있다. 남 씨는 “농촌도 이젠 생산목적이 돈이 아니라 농산물이나 꽃들을 필요한 곳에 나누어 주고 싶다”며, “인정이 넘치는 농원으로 오래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많은 손님들의 방문으로 귀찮을 법한데 손수 재배한 야콘과 땅콩, 대추, 배추 등을 건네며 환한 미소를 짓는 남명화 씨의 모습에서 훈훈한 인심이 자연스레 느껴지는 인정 많은 촌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봉암 남 선생 시비기(鳳庵 南 先生 詩碑記)

公의 諱는鳳鎬요. 字는 振學이며 號는 鳳庵이니 英陽人으로 英毅公의 後孫이다. 考의 諱는 永祚이며, 妃는 坡平 尹氏이다.

1905년 울진군 서면 쌍전리 대봉전에서 태어 나셨다. 12세 어린시절에 母親을 여의시고 9년간 嚴親膝下에서 밥을 짓고 빨래를 하며 父親을 정성껏 奉養하셨다.

書堂에 다니는 學童들의 글 읽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 귀동냥으로 글을 읽고 地面에 글씨 쓰며 아궁이의 그을음을 먹물삼아 筆法을 익혀 晝耕夜讀 여러 해에 文章과 經史는 勿論이요 風水地理에도 自通하셨다.

1996년 成均館大學校 주최 詩會에서 進士의 稱號를 받으셨고 물방아를 만들어 農家일손을 덜게 했으며, 鳳庵精舍를 지어서 子姪들과 後進養成에도 誠心을 다 하시다가 1991년 11월에 돌아가시니 享年이 87세였다.

婦人 淸州 史氏 紛玉 사이에 5남 1녀를 두셨으니, 男에 啓淳, 啓文, 啓洧, 啓洗, 啓洪이요, 女는 桂月이다. 長孫 明和 외 25명인, 曾孫 20이었으니 다 記錄하지 못한다. 

南 鳳庵 詩文集, 晩香·詩集, 易東書院 重健 詩, 莊陵懷古 詩 等 다수가 傳한다.

내公의 尊顔을 뵈옵지 못하였으나 公의 詩碑를 세움에 즈음하여 몇 줄의 所感을 적는다.

大唐의 큰 씨앗이 海東에 뿌리내려, 巨木으로 자라나니 南氏의 始祖로다. 山紫水明 蔚珍 땅 雙全里에 터를 잡아 글을 읽고 일을 하며 한 家門을 일으켰네 門中에 어른이요, 鄕中에 스승이라, 經史는 勿論이요 技藝에도 뛰어났네.

아름다운 글귀는 後世에 전해지고, 뛰어난 勉學精神 자손들에 이어졌네 香花는 滿開하고 좋은 열매 不知其數, 높은 뜻 귀한 행적 後孫들이 잊지 못해 洞中에 비세우니 千古의 美事로다. 장하고 高貴한 뜻 길이길이 전할진저

2004년 9월

永嘉 後人 安東權氏 닭실 宗親會 權鉉燮 謹記
ⓒ 울진뉴스 & www.ulji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문의 054-781-6776)

추천뉴스

  • 금강송배 전국 유소년클럽 축구대회, 울진서 열전 돌입
  • 울진국유림관리소, 지자체와 더불어 하천·계곡 불법행위 합동 점검 실시
  • 제293회 울진군의회(임시회) 의사일정안
  • 울진군, 지방도917호선∙군도20호선 4차로 확장 추진
  • 왕피천공원서 펼쳐지는 '2026 야(夜) 울진' 호러 퍼레이드
  • 울진군 지역자원 창업의 기회로! ‘2026 울진군 창업아카데미’ 첫 문 열어
  • 2026년 찾아가는 어린이 구강보건교실 운영 !
  • 울진군, 울진군청년연합회와 소통 “순수한 열정으로 지역 활력 이끌어 달라”
  • 울진군 드림스타트, 여름방학 맞아 ‘가족 나들이’행사 실시
  • 울진군청소년수련관·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 함께 ON 문화여행’ 운영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자연모습 그대로 그려낸 쌍전리 ‘봉암농원’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