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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사(佛影寺)의 ‘사라진 목어(木魚)’

  • 입력 2015.08.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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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년에 제작된 불영사 목어  

2000년 초에 새로 제작된 불영사 목어(木魚)

소개하는 사진은 불영사에 소장되어 있던 목어(木魚)이다.
용머리에 고기의 몸을 취한 용두어신(龍頭魚身)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목어는 물속에 살고 있는 생명들의 영혼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부처의 교법(敎法)을 전달하는 의식법구로 사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불전사물(佛殿四物)은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이다.
  
범종은 인간이 발붙이고 사는 현실 세계와 지옥에 빠진 중생들의 영혼을, 보통 소가죽으로 만들어지는 법고는 땅위에 사는 모든 축생(畜生)들의 영혼을, 금속을 이용하여 구름 모양으로 만든 운판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짐승과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각각 구제한다는 상징적 의미와 바람을 담고 있다.
  


사진 속의 목어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과 수염이 세밀하게 조각된 용머리, 선이 굵고 강한 등줄기의 지느러미, 정교하게 돋을새김으로 조각된 몸통의 비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전체적인 형태미가 수작(秀作)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각 사찰에서 소장하고 있는 목어의 기준 작품으로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듯한 사진속의 목어는 현재 불영사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한때 불영사가 보유했던 성보(聖寶) 문화재의 하나인 이 목어는 최소 20여 년 전에 대웅전 뒤쪽 추녀 아래에 방치되어 있다가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2년 문화재청에서 『울진 불영사 응진전 정밀 실측 조사 보고서』를 발간할 당시에 「불영사의 연혁(沿革)」을 집필한 심현용 울진군청 학예연구사는 사진속의 목어가 1616년(광해군 8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불영사는 앞서 1568년(선조 1년)에 처음으로 목어를 제작했지만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壬辰倭亂, 1592~1598년) 당시에 병화(兵火)로 불타 버렸고, 이후 1616년에 다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심현용 학예연구사는 사진속의 목어는 양식적으로도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은 ‘불영사 중창기(佛影寺 重創記, 1611년)’, ‘불귀사 고적소지(佛歸寺 古蹟小志, 1630년)’, ‘강원도 울진군 천축산 불영사 사적비기(江原道 蔚珍郡 天竺山 佛影寺 사적비기, 1933년)’, ‘천축산 불영사 시창기(天竺山 佛影寺 始創記, 조선 시대 후기 제작 추정)’ 등의 기록이 뒷받침한다.
  
특히 ‘천축산 불영사 시창기’는 1616년에 불영사에서 향반궤(香盤簋)와 목어 등 9가지 잡물(雜物)을 제작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사진은 울진군 서면 출신 수성 스님에게서 현 동림사 주지 여준 스님이 제공받은 것이다.
  
수성 스님은 불영사 인근에 자리한 삼근초등학교 제19회 졸업생으로, 1958년 불영사에서 출가하여 승려가 됐다.
  
수성 스님은 서울 조계사 경내의 백송(白松)에서 씨앗을 채취하여 묘목으로 키우고 난 후에 불영사 의상전(義湘殿) 앞쪽에 기념으로 옮겨 심었는데, 지금도 이 백송은 왕성한 수세를 자랑하며 탐방객의 이목을 끌고 있다.  
수성 스님은 현재 ‘정토사 삼장원’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본지 [울진뉴스]는 2015년 5월호(통권 제109호) ‘추억속의 사진 한 장’ 코너에서 불영사 백송을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사진은 천년고찰 불영사에 투영됐던 울진군의 불교 문화상과 시대상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서의 가치가 우수하다.
  
한편, 현재 불영사 법영루(法影樓)에는 지난 2000년 초에 새로 제작한 목어가 불전사물의 한자리를 차지하며 범종, 법고, 운판과 함께 나란히 매달려 있다.
  
길이 약 2m25cm, 최고 몸통 둘레 1m75cm 크기의 이 목어는 오늘도 성(醒)의 소리로 물에 사는 중생(衆生)들을 구제하여 열반(涅槃)의 언덕으로 이끌고 있다.
(사진 제공. 동림사 여준 스님․울진 출신 수성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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