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울본부 최길수 차장, 송여름 주임을 만나다

▲(왼)신한울1발전소 시운전기계정리부 최길수 차장, (오)신한울1발 기계부 송여름 주임

지난 7월 9일 경북 울진군에 있는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국내 27번째 원전인 신한울1호기가 운영허가를 취득한 것이다. 설비용량 1,400MW급인 신한울1호기는 UAE 수출 원전과 같은 APR1400 모델이다. 기존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에 비해 발전량이 40%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원자로냉각재펌프(RCP)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핵심 설비를 국산화하면서 기술 자립을 달성한 국내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다.
현재 신한울1호기는 연료장전을 완료하고 내년 3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막바지 시운전 시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울1호기가 준공을 향해 달려오는 동안 모든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가며 노력했지만, 그중에서도 신한울1발전소 시운전 기계정리부 최길수 차장과 기계부 송여름 주임이 돋보인다.
최길수 차장 “지금 제가 고생해야 나중에 후배들이 고생 안 해요”
최길수 차장은 2013년 12월부터 신한울1호기 원자로 시운전을 담당하고 있다. 원자로는 핵연료를 연소시켜 열을 발생하는 장치다. 핵연료가 연쇄반응을 일으키면서 내뿜는 열은 증기발생기에서 뜨거운 증기를 만드는데, 이 증기가 터빈날개를 돌리면서 전력을 생산한다. 핵연료가 들어있는 데다가 발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설비로 손꼽힌다.
최 차장은‘지금 고생하는 만큼 후배들이 덜 고생한다’는 마음으로 시운전에 임했다. 새로 짓는 발전소인지라 매뉴얼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고 참고할 만한 사례도 적었지만 아무리 사소한 문제도 맨몸으로 부딪히며 원인을 분석했다. 8년간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탐험가처럼 하루하루 설비와 씨름하다 보니 어느덧 노하우를 알려주는 베테랑이 됐다.
발전소를 운영하기 전에 이상이 없는지 미리 가동해보며 점검하는 게 시운전이다보니 설비별로 적게는 수 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 시험을 해야 했다. 정해진 공정에 맞추다 보면 밤을 새우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전사’라고 부를 만큼 전쟁처럼 치열하게 일했다. 신한울1호기 건설 초창기 아직 엘리베이터가 운행되지 않던 시절, 수십 킬로그램이 넘는 시험 장비를 아파트 16층 높이에 있는 주제어실까지 혼자 들쳐메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는 최 차장은 ‘요즘도 높은 건물을 보면 엘리베이터가 있는지부터 먼저 확인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처음 왔을 땐 원자로 건물이 올라가고 있던 신한울1호기가 어느덧 운영허가를 받고 곧 있으면 발전을 시작한다니 감회가 새롭다”며 “든든히 옆을 지켜주는 부서원들의 신뢰와 책임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준공하는 그 날까지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여름 주임 “제 설비는 제가 제일 잘 알아야죠!”
또 다른 주인공은 복수기를 정비하는 송여름 주임이다. 복수기는 터빈날개를 돌린 증기를 냉각시키는 장치다. 이곳을 통과한 증기는 차갑게 식어 물로 변한 뒤 배관을 거쳐 다시 증기발생기로 돌아간다. 증기를 물로 바꿔 순환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원자로 못지않게 중요한 설비다.
최 차장이 발전소 운영을 앞두고 설비를 점검한다면 송 주임은 시운전을 통과한 설비들이 발전소가 돌아가는 동안 성능을 유지하도록 관리한다. 여자로서 거친 기계를 다루는 업무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송 주임은 ‘못 할거 없다’며 당차게 답했다. 씩씩하게 현장을 누비는 모습 앞에 남녀 구분은 무의미하다. 실제로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당당함 뿐만 아니라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으로도 유명하다. 정비를 하다 보면 문제가 쉽게 풀릴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환자가 아픈 이유를 알아야 처방을 내릴 수 있듯이 기계도 마찬가지다. 설비가 말썽을 부리면 설계도며 다른 발전소 사례 등 온갖 자료를 뒤져서라도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는 탓에 동료들 사이에선 든든한‘해결사’로 통한다. 그는 ‘신한울1호기 복수기만큼은 제가 제일 잘 알아야죠!’라고 말했다.
송 주임은 “발전소를 이루고 있는 설비의 정비를 담당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준공을 앞둔 신한울1호기가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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