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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원용수 시인, 세 번째 시집 『이런 복을 주시다니요』를 펴내다

  • 김세연 기자
  • 입력 2026.08.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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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수 시인은 울진 온정 덕인리(한송리, 설방우골) 출신으로 지금은 대구에 살고 있다. 평생 교직에 몸담았다가 퇴직한 뒤에도 왕성한 문학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식지 않는 창작 열정으로 『영호남수필문학상』 과 『매월당문학상』을 받으며 노익장을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수필집 『능수버들』과 시집 『무지개 여행』, 『백조의 기분』을 펴냈으며, 이번에 세 번째 시집 『이런 복을 주시다니요』를 세상에 내놓았다.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그 가운데 「울진봉평리신라비」를 읽고 느낀 생각을 적어 본다.


울진 지역은 고구려와 신라가 밀고 당기는 곳이 되었다가 장수왕 사후 신라에 편입되었다


일부 주민들이 어떤 문제를 일으켜 신라에서 육부 회의를 열어 대인을 보내 벌을 주고 다시 대항하지 않도록 신라비를 세웠다


신라에서 육부회의를 개최한 일은 민주적이었으나 사전에 어떤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

389자의 신라비는 우리나라 역사를 더 분명하게 하였으므로 국보의 가치가 있다 하겠다


하나 곤장을 60대와 100대를 맞은 울진 사람들은 살아 남았을까? 병신이 되었을까? 일상생활이 가능하였을까? 지금도 궁금하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을 가족처럼 품어야 할 의무가 국가에 있다고 한 줄 더 새겨 넣고 싶다


<시·울진봉평리신라비 전문 / 잉어등, 2026>


「울진봉평리신라비」는 국보 제252호인 봉평리신라비를 바탕으로 쓴 산문시이다.

시인은 먼저 고구려와 신라 국경이 맞닿아 있던 울진 역사를 되짚는다. 장수왕이 죽은 뒤 울진이 신라에 편입되고,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신라는 육부회의를 열어 처벌을 결정한 뒤 봉평리신라비를 세웠다. 시인은 이 역사적 사실을 담담히 풀어내면서도, 그 기록 속에 남겨진 백성의 삶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시 속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는 대목은 곤장 육십 대와 백 대를 맞은 울진사람들의 운명을 묻는 부분이다. 


"그들은 과연 살아남았을까. 살아남았다면 평범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었을까."

역사는 처벌 사실만 기록했을 뿐, 그들의 고통과 이후의 삶은 말해주지 않는다. 시인은 바로 그 침묵을 응시하며 국가 권력과 백성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봉평리신라비는 398자의 짧은 비문이지만, 5세기 신라 정치 제도와 지방 통치, 형벌 제도를 밝혀 준 귀중한 사료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 역사 가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고구려와 신라 사이에서 경계인으로 살아야 했던 울진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 읽어낸다. 역사는 과거를 기록하지만, 시인은 그 기록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 시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국민에게는 국가를 위한 의무가 있지만, 국가 또한 백성을 보살피고 생명과 존엄을 지켜야 할 책무가 있음을 일깨우는 성찰의 시이다. 특히 공권력을 행사하는 지배자는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시인의 메시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울진봉평리신라비」는 천오백 년 전 울진사람들의 숨겨진 아픔을 오늘 언어로 되살려낸 작품이다. 고향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원용수 시인의 시심이 앞으로도 오래 이어지기를 바란다. <김진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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