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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남면 구산4리 '달길'에서「탁탁대(濁濯臺) 월호동천(月湖洞天)」 암각문 발견

  • 입력 2011.12.0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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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인근 바위 절벽에 ‘탁탁대(濁濯臺) 월호동천(月湖洞天)’ 명문 발견돼···행서체(行書體)로 각자(刻字)

큰 글자, 가로 12~22cm, 세로 23~27cm·····작은 글자, 가로 11~14cm, 세로 16~18cm·····음각 깊이 5mm 내외
주민들, “격암(格菴) 남사고(南師古) 선생이 이 암벽 아래에서 수도를 했다고 전해온다”
  


‘탁탁대(濁濯臺) 월호동천(月湖洞天)’ 명문은 계곡 절벽의 수직
단면 편평한 곳에 위치한 높이 320cm, 넓이 280cm 크기의
암벽에 각자되어 있다


암벽 아래에는 인공적으로 돌을 쌓아 만든 것으로 보이는
단(壇)이 확인된다

근남면 구산4리 왕피천 인근 바위 절벽에서 ‘탁탁대(濁濯臺) 월호동천(月湖洞天)’이라고 쓰인 암각문이 발견되었다.  

특히 인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격암(格菴) 남사고(南師古) 선생이 이 암벽 아래에서 수도를 했다는 전설이 구전되고 있어, 조선시대의 대표적 기인(奇人)으로 불리며 천문지리(天文地理)에 능통했던 남사고 선생의 생전 행적을 되짚어보는데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암각문은 근남면 구산4리 월호동(月湖洞, 일명 달길) 마을 우측 산길을 따라 왕피천 계곡을 끼고 10여분 걸어간 후, 가파르고 험한 내리막길을 따라 골짜기 아래로 힘들게 내려가야 겨우 만날 수 있을 만큼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계곡 절벽의 수직 단면 편평한 곳에 위치한 높이 320cm, 넓이 280cm 크기의 암벽 상단에는 위쪽에서 아래로 ‘탁탁대((濁濯臺-흐리고 탁한 것을 씻어내는 대(臺), 혼탁해진 몸과 마음을 씻어내는 곳))’라는 글자가 음각(陰刻)되어 있고, 바로 아래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월호동천(月湖洞天-신선이 사는 달빛 호수)’이 각각 행서체로 각자(刻字)되어 있다.  

글자의 크기는 큰 것은 가로 12~22cm, 세로 23~27cm이고, 작은 것은 가로 11~14cm, 세로 16~18cm이며, 글자의 음각 깊이는 5mm 내외이다.  

암각문 일부분에서는 퇴색되어 빛바랜 붉은색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처음 글자를 음각할 당시에는 음각 면에 주칠(朱漆)을 넣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자 왼쪽 바위 면에서는 각자할 당시에 글을 지은 사람과 각자 연도 등이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요철(凹凸)을 확인할 수 있지만,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마모가 많이 진행되어 지금은 명확하게 확인하기 힘들다.  

명문이 새겨진 암벽 아래에는 자연석에 덧붙여 인공적으로 돌을 쌓아 만든 것으로 보이는 단(壇)이 확인되는데, 한사람이 충분히 기거할 수 있을만한 공간이다.   


암각문을 제보한 이영중 울진군다문화가족회 회장은
“할머니로부터 이 암벽 아래에서 남사고 선생이 수도를
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신상구 울진문화원 사무국장(왼쪽)은 행서체로 음각되어 있는
명문에 동국진체 풍이 보이는 등 격암 선생 당시의 글씨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암각문을 본지 [울진뉴스]에 제보한 이영중(51세. 울진군다문화가족회 회장)씨는 “어릴 때 할머니로부터 글자가 새겨져 있는 암벽 아래에서 남사고 선생이 수도를 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수년전까지만 해도 남사고 선생의 후손이라는 사람이 한번씩 이 바위를 찾아 왔었다.”고 말했다.  

암각문과 관련해 울진문화원 신상구 사무국장은 “글씨는 행서체로 음각되어 있고, 조선시대 우리나라 서체인 동국진체(東國眞體) 풍이 보이는 등 격암 선생 당시의 글씨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탁탁대(濁濯臺)라는 문구는 굴원이 지은 ‘어부사(漁父詞)’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어부사에는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즉 창랑(滄浪)의 물 맑으면 내 갓 끈을 씻고, 창랑의 물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는 구절이 있다. 굴원의 어부사는 동양의 학자나 글 꽤나 읽은 사람이라면 자주 읽고 또 많이 인용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에는 탁오대(濯吾臺), 탁영대(濯纓臺), 탁영암(濯纓岩) 등이 있다. 단양천 상류에 있는 자연 암석 중앙 우측 부분에 전서체(篆書體)로 각자한 탁오대는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를 지내던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마음까지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친필로 각자한 것으로 전하는데, 1981년 5월 1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81호로 지정되었다. 영주 소수서원 인근의 탁영대와 탁청지를 비롯해 산청의 남명 조식 선생 시비가 있는 덕천강변의 탁영대, 영남지방 선비들이 과거 길에서 보았을 충주의 살미면 문강리 강진마을 앞 강가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탁영대 등이 있는데, 어부사의 구절을 인용한 대(臺)의 수는 전국에 많이 산재해 있다”고 전했다.


월호동천(月湖洞天)


탁탁대(濁濯臺) 월호동천(月湖洞天)


탁탁대(濁濯臺)


탁탁대(濁濯臺)에서 내려다보이는 왕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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