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죽변면 대가실 전경
현재의 죽변면 대가실 전경
소개하는 사진은 1960년대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죽변 등대 뒤쪽의 파도소리로 둘러싸인 대가실 전경이다.
백두대간 태백산맥의 솔치봉이 드넓은 동해로 내리 뻗으면서 돌출된 죽변곶(竹邊串) 뒤쪽에 숨겨진 비경인 대가실.
사진을 살펴보면 자연스레 형성된 좁은 골짜기 아래에 백사장이 자리하고 있고, 백사장 위에 무동력 소형 목선인 뗏마 다섯 척이 한가롭게 출어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속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등대 뒤쪽 절벽 아래에 붙여서 정교하게 쌓아올린 돌담과 돌담 안에 자리하고 있는 초가지붕 건물이다.
초가지붕은 바닷가의 변덕이 심한 바람을 염두에 둔 듯 밧줄로 얼기설기 엮어서 단단하게 고정하고 있다.
죽변면 4리 노인 회장을 맡고 있는 손두완(75세)씨는 “이곳은 삼사십년전만 해도 불(백사장)로 이루어져 있었고, 양쪽으로 돌출된 곶이 바람을 막아 주면서 자연 항구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가이선 뗏마는 6.25전쟁 통에 죽변으로 피난을 내려와서 정착한 이북사람들이 만들어 어업활동을 하면서 지역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죽변에 뗏마라는 것이 없었다. 이북사람들은 뗏마를 타고 가까운 바다로 나가서 수경(水鏡)으로 바다 속을 내려다보면서 고기도 찌르고, 문어도 잡고, 미역도 채취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리고 돌담안의 초가지붕 건물은 행상(상여)을 보관하던 고새집(곳집, 고사 庫舍)이라고 전했다.
“민가와 떨어진 바닷가 한적한 곳에 돌담을 쌓아 두르고 고새 집을 만들어서 행상을 보관했다. 죽변4리 후리깨 사람들이면 누구나 저 행상을 사용할 수 있었다. 원주민들도 사용했고, 피난을 와서 터전을 잡은 이북사람들도 사용했다. 장례가 끝나고 나면 다시 저 고새 집에 행상을 넣어서 보관했다. 고새집이 언제 없어졌는지는 정확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사진 속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고새 집으로 내려가는 길 한쪽에 우물이 있었는데, 물맛이 아주 좋았다.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석간수(石間水)였다. 예전에는 후리깨에 우물이 여러 군데 있었는데, 이 우물을 빼고는 모두 간물(바닷물)이 섞여서 물맛이 찝찔했다. 새벽이면 이 우물물을 먼저 퍼 나르려고 사람들이 너도나도 모여 들고는 했다.”고 말했다.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현재 이곳은 지형이 많이 바뀌어 당시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곳은 지난 2004년 SBS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오픈 세트장이 들어선 이후에 지형이 몰라보게 변했다.
소개하는 사진속의 좁은 골짜기에는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바다로 곧장 연결되어 있고, 당시의 백사장은 온데간데없이 거친 파도에 씻긴 잔자갈과 물 밖으로 드러난 갯바위가 수십 년 지나간 세월을 말없이 웅변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물맛이 좋기로 인근에서 소문이 자자했다는 당시의 석간수 우물만은 지금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주민들은 지금도 주말이면 수십 명의 외지 관광객이 찾아오는 폭풍속으로 세트장과 연계해서 우물을 복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 또는 단체에서 소장하고 있는 울진 지역의 옛 사진을 제공해 주십시오. 지역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사진 자료를 제공해주시면 [울진뉴스] 지면에 게재하겠습니다. (소개하는 사진은 개인 소장 자료로써 무단 전재, 스캔, 복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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