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일(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지역에서는 포항-울진-삼척-속초를 지나는 동해선 철도, 울진-분천을 잇는 경북순환철도, 서산-영주-울진을 잇는 동서횡단 철도 건설과 관련된 뉴스가 많다. 철도는 이동을 위한 교통수단이다. 철도는 정시에 안전하게 대량수송이 가능한 교통수단으로서 지역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철도를 통해서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면서 지역의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가져온다. 철도가 개통되면 지역으로 외지 방문객의 유입이 예상되며, 대도시와의 인적교류를 통해 지역의 문화, 예술, 관광 등 분야에서 지역산업 전반을 바뀌게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899년 9월, 노량진과 인천을 잇는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되었다. 당시 철도의 개통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수운이나 마차 등에 의존하던 서울과 인천 간은 12시간 이상 걸렸지만, 철도개통으로 1시간 30분이면 가능하게 되어 지역 사회는 크게 변화했다. 이후 경인선의 뒤를 이어 1905년에는 경부선이 개통되었고, 경의선은 일본군에 의해 러일전쟁의 전쟁물자 공급수단으로 1906년에 개통되었다. 1914년에는 대전과 목포 사이의 호남선이 개통되었고 1929년에는 조치원과 충주를 잇는 충북선, 1936년에는 전라선, 1939년에는 경춘선이 연달아 개통되었다. 해방 이후 1960년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철도는 전국 각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60~70년대에 걸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추진되면서 철도는 경제발전과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주역으로 부상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고속도로의 등장과 자동차의 증가로 인해 철도의 역할은 많이 축소되었다. 그러나 자동차보다 3배 빠른 속도의 철도 기술 개발과 광역철도 등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철도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철도의 개통으로 국토 공간 구조의 변화, 인구증가와 도시발전, 산업과 문화 등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다.
철도가 건설되면서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기도 했지만, 철도가 영업 정지되거나 폐쇄되는 지역도 발생했다. 1970년대 이후 도로 위주의 중앙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철도의 위상이 낮아진 것도 원인의 하나이다. 이러한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철도가 지역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써 철도의 역할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 주도형 경제 성장 전략이 아니라 지역의 자생적인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 놓이는 철도의 위상과 역할을 규정하고 이를 활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철도가 지역 사회개발에 미친 영향력을 살펴보면 먼저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 광산업, 잠업 등에 영향을 끼친다. 쌀, 잡곡, 야채, 과일, 비료, 석탄, 석유, 채석 등의 수송을 통해 철도는 지역산업을 발달시킨다. 또한 공업 분야인 방직업, 도자기업, 밀가루, 술, 된장, 간장 등의 수송, 운송업, 창고, 여객과 음식점, 온천, 관광지 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철도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철도의 위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철도는 대량 수송, 안전, 저렴한 요금을 특징으로 보다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여 고속과 맞춤식 이동이 가능한, 무엇보다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다. 철도는 마을버스, 자동차, 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과 연계되는 네트워크로서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 지역은 대한민국에서 알프스 마을로 불릴 정도로 유일하게 교통 오지의 상태로 남아있다. 불량한 도로 선형과 수도권 접근이 불편한 상태이다. 사통팔달의 철도 개통을 통해 그동안 물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수도권과 서남부 지역과 교류를 해야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가 있다. 철도 개통으로 인한 입지 여건 변화에 따라 신설되는 역사 주변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주거, 상업, 관광, 공공시설 등 개발계획을 수립해 추진하여야 한다. 철도교통망과 연계한 공업용지, 일반산업단지 조성, 물류유통단지를 구축하여 기업하기 좋은 지역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언제나 오고 싶고, 누구나 만족할 수 있도록 역사 예정지에서 지역의 특화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다양한 지역 간 통행에 있어서 높아진 주말 수요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 다양화된 철도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다. 또한 철도 개통으로 인한 변화를 지역을 방문하는 많은 방문객에게 정주 욕구를 심어줄 수 있도록 풍광 좋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 곳곳에 은퇴자, 국악인, 예술인 등 국민적 전원, 휴양마을을 조성하여 신규 인구 유입을 해나가야 한다. 지역의 향후 발전 가능성, 수려한 자연경관, 우수한 입지여건 등을 바탕으로 각종 국가기관 및 개발사업 유치를 해나가야 한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 철도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지자체는 철도 개통에 대비한 지역발전 종합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철도 개통을 지역 발전의 중요한 기회로 인식하고 철도 이용객들의 편익 증진과 더불어 개통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더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효과는 상쇄할 수 있는 분야별 단기 및 중.장기 추진전략을 신속히 수립해 나가야 한다. 전략의 수립에서 누가 참여하여 결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역마케팅 전략에서 지자체의 자구적인 노력과 지역주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기차가 지역개발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의 역세권 개발은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역에 문화나 역사 콘텐츠가 있는 경우에는 테마 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관광지를 기차를 타고 여행할 수 있는 연계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 경우 교통 수단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예컨대 자전거로 기차 탑승이 가능하고 그래서 기차를 내려서 바로 자전거로 여행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지역 마케팅을 콘텐츠로 연결하여 주는 수단이 기차가 될 수 있다. 철도를 배경으로 영화마을을 조성하거나 기차 타고 시장 장터를 체험하도록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 지역별로 고유한 축제 문화를 일상화하면서 철도를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는 지역의 자구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철도가 국가의 기능이 아니라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역의 인프라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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