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일(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삶의 터전인 울진은 성장하는 지역인가, 쇠퇴하는 지역인가, 이를 판단하는 것은 누구가 사회경제적,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정책적 요인 등 고려하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성장지역은 지역 내에서 자원개발을 통해 주민의 주거환경 및 복지 등에서 발전이 되는 지역이다. 영유아, 청소년, 기업 임직원 등 인구증가, 첨단산업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지속, 소득수준 향상, 금융, 교육, 의료 등 서비스업 발달, 대중교통수단 등 기반시설 발달, 주거환경의 질 향상, 도시계획 및 관리정책이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진다. 반면 쇠퇴지역은 지역 성장이 만성적으로 침체한다. 인구감소 및 세대 수 감소, 산업구조의 낙후화,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 소득수준 감소, 금융, 교육, 의료 등 서비스업 감소, 기반시설의 부족, 도시 정체성 및 주거환경 개선 필요, 도시관리 정책의 수혜지역에서 오랫동안 배제되어 있다. 현재 울진의 현실은 쇠퇴하는 지역이라고 볼 수가 있다. 지역 인구감소 및 노령화 추세는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이어져 지역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지금까지 원전 의존도가 높아 탈원전에 따른 경기침체, 인구전출 등으로 지역이 쇠퇴하고 있다. 타 자치단체에 비해 공업화가 뒤처진 취약한 산업기반으로 지역개발이 주로 역사ㆍ문화ㆍ관광 등 서비스 분야에 치중되어 있어서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나 지역의 쇠퇴는 한순간이다. 영국은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세계를 지배했는데 나중에 세계 지도력을 상실한 이유가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영국의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와 보호 속에 안주하여 새로운 대량생산 기술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은 대량생산기술을 받아들인 미국으로 경제의 중심이 넘어갔다. 지역쇠퇴의 경우로 지역과 근접한 태백시를 사례로 들 수가 있다. 태백시는 폐광 이후 급격히 인구가 감소하면서 쇠퇴의 길로 빠져들었다. 태백시 인구는 석탄산업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1987년 125,000여명에서 2018년 현재 45,602명으로, 지금까지 총 79,398명이 감소한 것이다. 과거 45개 탄광에서 일하는 전체 근로자가 2만여 명에 달했지만, 석탄 산업이 몰락한 이후 지역은 급격한 경기 침체로 빠져들었다.
지역 쇠퇴로 처한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의 원인을 경제학 교과서에서 자주 설명되는 누르크제의 빈곤의 악순환론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지역경제가 어려워진 이유는 바로 가난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가난이 닥치면 저축 등의 여유가 없다. 여유가 없으면 지역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진다. 투자가 없으면 생산성이 낮아진다. 생산성이 낮으면 가난이 더해진다. 가난이 심해지면 구매력을 수반하는 수요가 감소한다. 그러면 투자가 더 어렵고 가난이 깊어진다. 우리가 금수저 혹은 흙수저를 말할 때 사용하는 논리와 같다. 즉 흙수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흙수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 쇠퇴는 빈곤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우리 지역에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가난한 농촌 시골에서 태어나 성년이 될 때까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바깥세상 모르고 살아간다. 세상 물정에 어둡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려면 시골에서 살기 힘들어 도시로 나간다. 이처럼 지역의 시골 살림 목소리를 들어주고 제대로 해결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지역에서 세금을 걷고 운영하는 나라 일꾼은 지혜롭고 투명해야 한다. 그들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역경쟁력을 제고하는 중요한 사람들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세금을 걷고 그 대신 주민들의 삶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연히 치안, 법체계와 규제 장치, 공립학교, 의료와 사회보장, 도로 등 분야에서 많은 서비스를 당연시 여긴다. 한편 지자체가 주민이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것을 해결하는 능력이 모자라서 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공공서비스의 부재로 주민들은 불만, 불편, 불쾌, 부족감을 느낀다.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세금을 내고 그 세금이 잘못 쓰인다고 느끼는 경우 정기적으로 선거를 통해 일꾼을 바꿀 수 있다. 주민들은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적이고 성실히 주민들과 함께 움직이는 지자체 일꾼을 기대했지만 불행히도 이런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민들은 가난해서 고달픈 살림이 아닌, 넉넉한 살림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지역은 청년 인구가 적고 고령화로 인해 빠르게 늙어가는 지역, 제조생산업 시설이 전무하여 장기적인으로 대규모 고용 창출이 어렵다. 가난한 지역주민들에게 미래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 줄 책임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만들려면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잘 적응해야 한다. 침체된 지역산업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맞는 맞춤형 산업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 미래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지역 쇠퇴를 지연하는 시설 위주의 하드웨어 조성, 유지 등의 땜질식으로 개선하는 미봉책은 지양해야 한다. 날로 심화되는 지역 인구 감소, 특히 우수인력 유출, 노령화, 산업구조의 낙후화, 주거환경 악화 등 지역쇠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지역 성장 패러다임을 바꿔서 문제 해결을 통해 중장기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만 한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은 산업화에 대응한 인프라 투자를 우선시한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정의했듯이 산업화는 ‘기술혁신과 그에 수반해 일어난 사회 및 경제구조의 변혁’이다. 기술 생산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은 산업화에 대응한 인적자원, 공공제도, 지식정보 자본, 금융자본 등의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 정책 추진에서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야 한다.
결국은 지역쇠퇴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 새로운 변화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면서 지역산업을 키우려는 의지가 뚜렷해야 한다. 지역쇠퇴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장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다. 성장하는 지역과 쇠퇴하는 지역의 차이는 기업가 정신의 차이 즉 사람의 차이이다. 지역경제 정책의 기본은 어떻게 성장을 유지하고, 실업률을 낮추어 경제를 살리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주민의 지역발전을 위한 감수성과 상상력에 근거한 차별적인 지역산업 기회를 발굴하고 위험부담을 지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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