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일(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여기저기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농업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드론을 날려 농약을 뿌린다. 스마트폰으로 재배 시에 물과 온도를 제어한다. 농촌은 ‘4차’도 중요하지만 ‘6차’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 3차 산업이 결합하고 융합한 상태를 6차 산업이라고 한다. 1+2+3=6이라서 6차 산업이다. 6차 산업은 융복합산업이라고 부른다. 구체적으로 1차 산업의 농림수산업, 2차 산업의 제조ㆍ가공업, 3차 산업의 유통 판매, 문화, 체험, 관광 등 서비스업을 연계한 산업으로, 농산물을 생산만 하던 농가가 상품을 가공하고 지역자원을 이용해 문화관광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시켜 부가가치를 발생시키는 산업을 말한다.
지금 농촌 현장에서는 6차산업이 도입되어 상당하게 활성화된 상태다. 강원도의 평창팜은 곤드레나물을 키우는 산촌 농가다. 농장은 곤드레나물을 채취해 건나물과 냉동품을 가공하고, 곤드레나물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나물을 채취해 판매할 때와 가공품을 만들어 팔 때의 수익은 차이가 매우 크다. 강원도 홍천의 홍천명품 한과는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단호박과 찹쌀을 한과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했다. 단호박 가루가 들어간 찹쌀 한과는 아삭하고 부드러운 맛에 명절이면 동이 난다. 1차 농산물을 2차 가공해 3차 온라인 쇼핑몰로 판매한다. 횡성의 고라데이마을은 산골짜기에 있는 화전민 마을이었다. 이전에는 화전민이 생산할 수 있는 농작물이라 해봐야 별거 없던 마을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마을에 놀러 온 사람들은 감자전을 만들어 먹고 집으로 돌아갈 때 마을의 옥수수, 고추, 버섯을 사 들고 돌아갔다.
최근 농업 6차산업에 대응한 비즈니스가 다양하게 주목받고 있다. 6차 산업 농업의 내용과 형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과 생산에 가공, 유통, 체험관광을 융·복합한 도시농업, 관광농업, 체험농업, 치유농업까지 생겨났다. 일본 사례를 간략히 소개한다. 일본의 대형 상권이 자리잡고 있는 번화가인 아카사카에 최근 ‘도쿄농촌’(東京農村) 이름의 건물이 생겨났다. 아카사카 주변에는 많은 음식점과 사무실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위치한 건물은 농촌과 관련된 창업공간, 농산물 수경재배 시설, 조리주방, 신선한 채소를 내놓는 식당, 공유 오피스 등이 구성되어 있다. 1층에서 3층까지는 건물 내에서 수확한 농작물과 지역의 신선하고 다양한 채소로 요리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들어서 있다. 1층은 ‘Tokyo Bistro SCOP(토쿄 비스트로 스쿱)’. 지역의 농촌에서 수확한 야채와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스테이크 요리와 와인,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막 따 온 싱싱한 야채들이 가득한 쇼케이스의 연출과 요리사와 고객과의 거리를 최대한 가깝게 해 조리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2층엔 지역의 각종 해산물 요리와 사케를 즐길 수 있는 ‘사케사카나(안주) 호타루’가 입점해 있다. 시그니쳐 메뉴인 수제 막걸리를 비롯해 일본 각 지역의 유명 사케를 구비, 인근의 40대~5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3층은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비교하며 마실 수 있는 ‘wine bar 노무노’가 있다. 점심에는 야채를 사용한 샐러드 뷔페 서비스를 제공한다. 4층의 경우 농가 활성화를 위한 공유 사무실로 365일에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영업 상담도 할 수 있고, 교류의 기회도 얻을 수 있는 사무환경이 갖추어져 있고, 지역 음식과 관련된 이벤트와 생산지 체험 상담을 한다. 5층은 ‘도쿄농촌’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공유주방’이 있다. 주방을 갖추고 임대하기도 하며, 주방을 갖춰놓고 그 안에서 식당 창업자들을 육성하기도 한다. 현재 창업을 위한 공간으로, 로컬 푸드 키친으로, 지역의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실내 채소밭으로 구성, 소형 재배 시설을 갖추고 블루베리와 잎채소, 허브 등을 재배한다. 건물 내에서 햇빛과 LED를 통해 수경 재배 시스템으로 길러진 각종 농작물은 건물 내의 식당에 공급된다. 이처럼 ‘도쿄농촌’ 건물은 도시 한복판에서 지역농업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는 6차 산업을 통한 지역농업의 부가가치 창출 과정에 있다.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농가 소득원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자체는 6차 산업을 활용한 창업인프라 구축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한다. 6차 산업에 대응한 농업 창업은 농업과 연관된 사업 분야에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활동이다. 창업이란 무엇인가? 창업이란 일련의 노력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고, 다양하게 일어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며, 이에 따른 금전적인 보상과 개인적인 성취감 등 비금전적 보상을 받는 일이라 정의할 수 있다. 농업 생산활동을 하는 농업인이 6차 산업화에 대응한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는 농산물이 가지고 있는 농작물의 생육 작황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농산물 공급량이 5% 정도만 초과되어도 시장가격은 20% 정도가 하락한다. 따라서 공급과잉이 발생되게 되면 농가소득은 늘 불안정하게 된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농산물 처리를 위해 가공사업 등 창업을 모색하게 된다. 또한 일정 기간에 농산물이 집중 출하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계절적 집중성을 탈피하기 위해 창업이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배추 재배의 에이다. 김장철 배추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절임배추로 가공, 보관하여 일정 물량을 조절하는 경우도 이러한 계절적 집중성과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둘째는 지역이 보유한 자원의 활용 측면이다.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업을 하자는 것이다. 지역이 보유한 자원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고 가공사업, 관광체험사업, 외식사업 등을 연계한 창업을 통해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농촌 지역에서 지금 6차 산업 창업은 농업정책의 대세이다.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지자체는 창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원하는데 모든 노력을 쏟아야 한다. 창업을 위한 지역 인프라는 귀농·귀촌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들이 농촌에 가면 도시에서 학습하고 경험한 기술, 노하우를 가지고 농산물 제조가공, 마케팅 서비스를 접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가 있다. 도시의 직장에서 연마한 제조, 가공, 수리 등의 기술이나 경영, 광고홍보, 교육, 유통개발, 서비스마케팅 능력을 농촌에서 새로운 융복합 산업으로 활용할 수 가 있다. 지역 인구가 쇠락하는 현실에서 지자체는 창업 인프라를 시급히 조성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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