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일 교수(홍익대 경영학과)
전염병(傳染病)은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에 침입하여 증식함으로써 일어나는 감염병에서 전파력이 높아 예방 및 관리가 강조되는 질병을 말한다.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에 침입하여 그 장기(臟器)에 자리 잡고 증식하는 것을 감염(感染)이라고 한다. 이 감염에 의한 증세의 발현을 감염증이라고 한다. 전염병은 감염병 중에서도 그 전염력이 강하여 소수의 병원체로도 쉽게 감염되고 많은 사람에게 쉽게 옮아가는 질병을 말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감기, 성병, 장티푸스, 말라리아, 콜레라, 뇌염, 페스트 등이 있다.
인류는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고 그 병으로부터 해방하고자 오랜 기간에 걸쳐서 노력해 왔다. 전염병은 19세기 후반에 결실을 보게 된 과학적 미생물학의 발전과 20세기 중반부터 항생제와 백신의 개발, 경제 사회적 환경 향상으로 전염병은 감소하고 예방 또는 치료되었기 때문에 전염병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 전염병들이 최근 들어 갑자기 찾아왔다. 그러나 오랫동안 전염병을 제거하기 위해 인간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전염병이 순식간에 퍼지고 있다. 인간과 함께한 미생물들은 짧은 순간에 인간의 문명을 몰락시키는 전염병을 일으켰다. 인간은 전염병의 주기적인 습격에 늘 무기력하다.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pandemic)이 불쑥 찾아왔다.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폐렴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우한 폐렴이라고도 부른다. 사스(SARS)는 2002년 11월에 중국 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토론토 등 전 세계로 확산된 전염병으로 38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비정형 폐렴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였다. 2012년 4월부터 메르스(MERS)의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 질환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일종의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환자들의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몸살기가 있거나 발열이 생긴 다음 기침을 하다가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감염되면 약 2~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뒤 37.5도 발열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다.
지금은 모두가 코로나19를 무찌를 백신과 치료제를 원하고 있다. 백신은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했을 때 빠르게 이를 퇴치해 감염될 기회를 차단한다. 백신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병원체가 침입할 것에 대비해 몸이 준비될 태세를 갖추도록 감염 예방이 목적이다.
한편 치료제는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를 제거할 뿐 진짜 백신과 같은 예방 기능은 없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 전염병의 특징이 항시 변화하는 질병이라는 사실이다. 전염병은 인간과 병원체와 환경에서 각각 진화와 변화를 이루고 있다. 전염병의 빈도나 종류, 중증도 등은 지속하여 변화하여, 새로운 전염병이 갑자기 출현하기도 하고, 잊혀졌던 병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아테네의 황금시대를 몰락시킨 홍역과 두창, 로마와 몽골 제국을 멸망으로 인도한 흑사병, 러시아 정벌에 나선 나폴레옹의 50만 대군을 전멸시켰던 발진티푸스, 그리고 20세기 초 2천만 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전염병의 역사는 과거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해 나가는 미생물에 의해서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등 새로운 전염병으로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글로벌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더욱 인류에게 위험하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어렸을 때 가장 두려웠던 재난은 핵전쟁이었다”며 “우리 가족은 통조림과 생수통으로 가득 채워진 상자를 지하실에 두고, 핵폭탄이 터질 경우 지하실에 숨어있을 계획을 세웠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러나 오늘날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재난은 핵무기도 기후변화도 아닌, 치명적인 전염병을 보다 큰 위험으로 본다”라고 했다. “앞으로 인간을 사망하게 하는 사건은 전쟁이 아니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가 얘기한 것처럼 20세기 인류의 목숨을 앗아간 가장 치명적이었던 사건은 실제로 전쟁이 아니라 전염병이었다. 스페인 역사에서 1918년 스페인 독감 창궐로 전 세계적으로 5천만명 이상이 죽었다. 반면 1차 세계 대전(1914~1918)과 2차 세계 대전(1939~1945)으로 사망한 수는 각각 2천5백만명과 6천만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비상사태인 가운데, 불과 며칠 안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전염병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앞으로의 전염병이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공격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커다란 사건이다. 우리는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초래된 내성 세균의 확산도 커다란 불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보다 더욱 밀집된 도시인구 집단은 미생물들로 하여금 새로운 습격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또한 외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가 많아짐에 따라 감염 질환에 노출될 기회가 그만큼 많아졌다. 그리고 동물에서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체에 대해 사람이 평상시에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해 사람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스, 조류독감의 공포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다시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는 코로나19는 커다란 위험이다.
전염병 확산 가능성은 매년 커지는 중이지만 아직도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나아가 전염 대응 보건 당국의 문제는 ‘대책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중에서 특히 ‘시스템의 작동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다’는 점이다. ‘전염병 환자를 돌볼 전담 의료진과 시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연구진, 피해 데이터의 집계와 발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더 힘든 현실은 우리의 목숨을 구해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새로운 전염병에 대해 평상시의 철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항생제 사용의 적정화, 새로운 백신과 항생제 개발, 병원감염의 예방관리, 질병 동태의 모니터링 체계를 통한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가, 전문단체, 개인의 입장에서 각자 해야 할 역할을 짚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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