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일 교수(홍익대 경영학과)
포스트코로나는 포스트(Post)와 코로나19의 합성어이다. 코로나19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말한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감염자가 급증하자 전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Untact) 문화의 확산, 원격교육 및 재택근무 급증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변화가 일어났다. 포스트코로나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어난 이 변화들이 향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세균과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변화는 물리적 접촉이 최소화되면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됐다. 언택트는 ‘언(un)’과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로, 비대면, 비접촉을 일컫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비대면 재택근무의 확대, 학교 수업의 온라인 강의로 전환, 화상 면접을 통한 기업의 채용 등 기존과는 다른 변화들이 생겼다. 실제로 교육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자 온라인 개학을 시행했다. 또 기업의 경우 출퇴근 시간을 다양화한 유연근무제와 집에서 회사 일을 하는 재택근무제를 시행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염병 확산에 따른 심리적 불안으로 음식료, 유통,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반면 경제 활동의 주된 공간이 ‘집’으로 바뀌면서 소비 수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감염을 우려한 많은 사람이 외출을 피하고 대부분 집안에서 생활하면서 실내에서 경제 활동을 즐기는 홈코노미(Home+Economy) 시장이 부상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외출 제약 등으로 집이 운동 및 취미, 식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접촉 확산은 공연문화와 스포츠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의 경우 프로야구, 프로축구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고, 예술공연과 콘서트 등은 온라인 중계로 이뤄지고 있다. 산업의 구조변화와 함께 디지털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교육 및 원격근무, 이커머스 의료진의 원격 회의 및 진찰, 치료 활동 등이 부상했다. 앞으로 디지털전환 속도가 빨라지게 되고, 그 결과 디지털 사회 가속화 및 언택트 문화 고착화로 비대면 산업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코로나19 확산은 수입 감소와 고용 불안을 초래해 경제적 타격과 의료 접근성에서 구조적 불평등 표출, 타인종과 종교에 대한 혐오 증가로 국제사회의 불안전성이 높아질 수 있다. 즉 비대면 근무가 힘든 저임금 서비스직과 취약계층이 경제적으로 보다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사회 내부 갈등이 나타날 수가 있다. 동시에 도래할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 인프라 결함, 사이버 공격 등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지금보다 커지고 디지털 격차 확대, 허위정보 유통 속도 증가 등이 사회불안을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의 충격도 크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장도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진국이 경제 수준과 산업발달 정도 등으로 평가되었다면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전염병과 같은 대형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위기 대응력이 국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될 것이다. 불확실성과 비정상으로 가득 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경제적 차원을 넘어서 아예 사회적, 환경적, 보건적 문제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감염병 위기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력, 의료시스템 수준, 시민의식 등이 매우 차이가 났다. 우리가 방역 시스템과 민관의 능동적 협력을 통해 대처해 온 유연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이 저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사태에서 신속하고 전방위적인 진단검사와 격리조치 시행, 확진자 경로 공개 등의 투명한 정보 관리, 사재기 현상 등을 거의 볼 수 없는 높은 시민의식 등으로 글로벌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비관적이지만은 않았다.
코로나 충격 속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에 따라 빨리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세상이 예전 같기는 어려울 수가 있다. 자연재해나 지정학적 갈등 등 예기치 못한 공급 차질 위험의 관리나 이에 민첩하게 대응할 회복력의 확보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는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 체제 하에서 수출로 성장했던 우리 기업은 앞으로의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국이 전략적 안보 물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핵심 생산시설의 본국 회귀(reshoring)가 확산되고 각종 생활 필수재화의 자국 내 생산 보호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배치에 있어 이전에는 비용을 우선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리스크와 회복력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자국 내 가치사슬의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등 선진국의 본국 회귀 가속화 시 베트남 등 미·중 통상분쟁 국가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EU가 균열이 되거나, 미국과 중국간 무한경쟁 등이 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미·중 관계가 여론을 의식하여 코로나 확산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의 충돌이 기존 교역에서 이념, 기술, 군사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마도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등장으로 전면화된 보호주의와 자국 중심주의, 나아가 지정학적 갈등과 맞물리면서 더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국경봉쇄나 이민 제한 등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포스트코로나 환경변화로 비대면, 원격사회로의 전환, 바이오 시장의 새로운 기회, 자국중심주의 강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산업활동에 스마트화 가속, 위험 대응 일상화, 회복력 중시 사회를 들 수가 있다. 지금의 전염병으로 다가온 상황은 오늘날에 한정된 예외이기보다는 앞으로 진행된 하나의 보기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우리의 생활은 언택트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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