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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49회 사법고시에서 지역출신의 전정혜(31세)씨가 합격했다.
정혜씨는 울진중학교와 울진고등학교를 졸업하여 경희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매년 사법고시를 비롯한 국가고시에 지역출신이 합격하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순수하게(?) 지역에서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치고 대학 진학 후 고시에 합격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정혜씨는 현재 사법연수원 준비가 한창이라고 전했다. 1월초에 만나 합격에 얽힌 이야기와 지역에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나만의 힘을 기르고 싶다’는 계기로 사법고시 준비
사법고시도 일종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입니다. 판사나 검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 직종에 근무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고, 해당 분야에서 스스로의 경력을 쌓을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일반 기업에 취직을 하게 되면 한창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에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을 당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 아닌가요. 그렇게 되면 재취업도 힘들고요. ‘나만의 힘을 기르고 싶다’는 마음이 사법고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고시 준비는 대학 4학년이 되어서 입니다. 막상 4학년이 되니 동기들이 취직이나 대학원 진학을 위해 분주한데 스스로는 대학 4년 동안 무엇을 하였나 싶더군요.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이 도움과 지지를 해주었습니다.
아버지(전성근, 울진군농업기술센터 근무)가 퇴직하기 전까지는 밀어줄 테니 열심히 하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합격했다는 소식에‘다행이다’라는 안도의 한숨
합격자 발표가 있는 당일 날도 서울에서 시내버스 안에 있었는데, 왠지 불안해서 목적지 없이 그냥 버스 안에 몸을 싣고 있었습니다.
합격하지 못했으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기분과 상황이었죠. 핸드폰으로 부재중 전화가 선·후배들로부터 여러 번 왔었는데 선뜻 받지 못하다가 집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아빠가 인터넷으로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합격을 확인하고 연락을 해왔죠. 그때 처음으로 합격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운을 바라기도 했지만, 결국은 실력으로 극복해야
객관식이라는 것이 번호 당 정답의 배분이 있기에 풀지 못하고 넘어간 문제를 찍었는데 같은 상황에서 누구는 답이 맞았고 나는 틀리다보니, 사실 이럴 때는 운을 내심 바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요행을 바라는 것 보다는 실력으로 극복해야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고요.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과목이지만 좋아하는 과목이기도 했는데 공법인 헌법과 행정법이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남 피해주지 말고 바르게 살자’
남 피해주지 말고 바르게 살자라는 것이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신조(信條)입니다. 한 사람의 생명과 인생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것은 의사나 판사, 변호사 모두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 잘못으로 인해 타인의 인생을 흔들리게 할 수 있는 만큼 부담이 커지 않겠습니까? 2년의 연수원 과정을 마치면 판사의 길을 걷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심기일전해서 또 다른 앞날을 준비해야 되겠지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등학교 시절에 구제적인 계획을 정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
울진과 같은 대도시와 다소 멀리 떨어진 시골은 수동적인 면이 강합니다. 또 볼 수 있는 시야(환경)가 좁을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고요. 저 역시 똑같았겠지만, 대학에 대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TV나 영화 등 미디어나 책을 통한 간접적으로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에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부족하고, 단지 ‘대학에 가면 뭐가 되겠지’라는 추상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정보 접근에 있어서도 도시보다 시골이 불리할 수밖에 없고. 이래저래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 준비하고 실현하기 위한 것이 농촌 학생들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죠.
저 역시 대학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 진학했죠. 그런 준비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1학년 때부터 준비를 하지 못하고 4학년이 되어 취업이라는 문에서 부랴부랴 준비를 하다 보니, 4년이라는 시간이 더 소요되었고요.
진로결정은 고등학교 때 확실히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미리 정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역에서 살아가는 후배들이‘꿈을 가지고 준비’했으면 합니다. 시골이라는 불리한 점도 있겠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서 대학에 진학하면 자신이 되고자 하는 희망하는 것에 한 발 더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목표로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것이 ‘은행의 번호표’와 같다
뉴스에 오르내리는 20대 초반에 국가고시(행정고시나 사법고시 등)에 합격하는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도 남들보다 훨씬 앞서 나갈 수 있었고, 그에 맞는 체계적인 공부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었죠.
친하게 지내는 선배가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수능이든 취업이든, 시험이든 우리가 목표를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것이 은행의 번호표와 같다.’ 도시의 큰 은행에 볼일이 있어 가면, 그냥 바로 자신의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번호표를 뽑아 기다려야 하잖아요. 아침 일찍 은행 문이 열림과 동시에 가게 되면 기다리는 시간은 적게 되지만, 별 생각 없이 가게 되면 1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됩니다.
다른 것은 못하고 자신의 일을 해결해야 되기 때문에 무료하게 자신의 순번을 기다려야 하죠. 그래도 끝까지 자기 순번을 기다리면 자신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늦게 준비하더라도 끝까지 하게 되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결되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하고 무료할 수 있죠.
지역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는 후배들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서 미리 준비해 자신들이 이루고자하는 꿈에 한걸음 더 접근하기를 거듭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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