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2년 해일대비자율방재훈련(평해 직산2리)>







소개하는 사진은 29년 전인 1982년 평해읍 직산2리에서 실시된 ‘해일 대비 자율 방재 훈련’을 촬영한 것이다.
이 훈련이 실시되기에 앞서 국내에서는 1980년 1월 8일 북한 평안북도에서 규모 5.3의 삭주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1978년 10월 7일 규모 5.2의 홍성 지진이 발생했다.
홍성 지진은 부상 2명의 인명 피해와 건물 파손 100여 채와 성곽 붕괴, 일시 정전 사태를 유발하며 우리나라에서 지진 안전성 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들어 지진 해일과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로 인한 일본의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는 새삼 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유감 지진 또한 점점 빈도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지진의 진원지는 동해 남부와 경상북도 인근 해역을 비롯해 경상남도, 충청남도, 서해 중부와 남부에 집중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한반도가 속해 있는 유라시아판은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일본 후쿠오카 지진으로 인한 영향처럼 인접국인 일본과 중국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전 세계에서 전해지는 기상 이변 등의 뉴스를 지켜보면 누구나 분명 ‘지구가 이상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우리나라는 1978년 홍성 지진을 계기로 1979년부터 신규로 축조되는 각종 댐에 대한 내진 설계를 의무화하기 시작해, 1995년 일본 고베 지진을 계기로 기준을 상향했다.
소방방재청은 지진과 지진 해일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 국가의 주요 기간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지진과 지진 해일 관측·예방·대비·대응, 내진 대책과 지진 재해를 줄이기 위한 연구·기술 개발에 필요한 사항들을 규정한 지진 재해 대책법을 2008년 3월 28일 법률로 제정했다.
이미 앞서 강력한 수차례의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뒤늦게 관련법을 제정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한편 지난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해일과 원전 사고를 지켜본 정부 당국자들이 국민들을 안심시키겠다면서 또 하나의 쇼맨십을 발휘했다.
5월 4일, 울진 북면 나곡리 석호항에서 지진으로 인한 해일과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가상한 ‘2011 재난 대응 안전 한국 중앙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 훈련에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외지의 각급 기관단체장과 그럴듯한 감투를 쓴 많은 인사들이 초청되었다.
그런데 이 훈련을 지켜본 주민들 다수는 “어떻게 비상 훈련을 하는데 참가하는 주민들보다 지체 높고 계급 높은 사람들 숫자가 더 많아 보이나? 차라리 훈련에 쓸 돈이 있으면 지진 해일에 대비해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방지를 위한 곳에 돈을 더 쓰지...”라며 비아냥거렸다.
관에서 일방적으로 계획하고 주도하는 각종 훈련의 대부분은 주민들로부터 이런 평가를 듣기 십상이다.
오래전부터 관에서 주도하는 각종 훈련을 통해 주민들은 훈련의 비실효성과 다양한 폐해를 숱하게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사진속의 1982년, 그때도 그랬다.
공무원과 마을 주민 10여명이 모여서 한두 군데 연막탄을 피워서 분위기를 띄운 가운데, 해안가에 정박해 있던 목선을 끌어 올리고, 모래주머니를 쌓고, 앰뷸런스에서 내린 간호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사바늘을 꽂는 흉내를 내고, 사진 기사는 열심히 사진을 찍어서 훈련 성과(?)를 홍보하고...
예나 지금이나 이런 훈련이 무슨 소용인가?
차라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식적인 훈련에 들일 예산이 있으면, 해안가에 설치된 각종 시설물의 안전에 상시적으로 예산을 투자하고 관리하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 방사능을 막을 수 있는 방독면을 제대로 지급하든지,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신할 수 있는 대피소를 지어주는 일이 훨씬 더 절실하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우’는 더 이상 범하지 않아도 이미 넘칠 만큼 충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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