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 필요성 역대 최저…가장 큰 요인 ‘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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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발전 필요성, 원전 및 방폐물 안전성, 원전증설, 거주지 수용도 등 5대 지표
‘원자력 필요성’과 ‘거주지 원전 수용도’에 대한 인식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해 원전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이 지속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주 지진을 경험한 밀접지역(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의 원자력에 대한 인식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25일까지 시행한 ‘원자력 국민 인식에 관한 정기조사’ 결과를 1월 23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경주 지진 전에 비해 원자력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전국적으로 38.9%인데 비해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74.1%로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리히터 규모 5.8의 경주 강진을 경험한 이 지역 주민들의 원자력 안전에 대한 불신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
부산·울산·경남 외 지역에서도 경주 지진으로 인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답변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핵발전소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원자력 종합인식도는 100점 만점 기준 61.5점으로 긍정적 인식이 우세한 가운데 ‘원자력 안전성’ 지표가 종합인식도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이 50.9점, 강원·제주가 48.2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지표는 원전의 필요성, 원전의 안전성, 편익 등 5대 요인을 활용해 국민의 원자력 인식수준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는 게 재단의 설명이다.
신뢰 정도는 ‘기술 수준 신뢰’ 60.9점, ‘사업자에 대한 신뢰’ 57.8점, ‘정부에 대한 신뢰’ 52.8점 순으로 조사되었다.
핵발전에 대한 태도를 의미하는 ‘발전수용 태도’는 50.9점인데 비해 ‘거주지 내 원전 건설’ 수용도는 37.5점으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원자력발전 이용’은 63.8점, ‘계속운전’은 47.6점으로 나타났다.
발전수용 태도는 원자력발전 이용과 계속 운전, 거주지 내 원전 건설에 대한 찬반에 대한 응답 결과에 가중치를 반영해 합산한 값이다.
발전원별 선호도 조사에서 원자력은 국민의 선호도가 낮아 대부분 후순위로 밀려났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원별 선호도 6개 평가 항목 중 5개에서 1순위를 차지했다. 다만 저렴한 전기 발전방식에서 원자력(39.9%)은 신재생(36.5%)보다 겨우 3.4% 앞섰다.
선호도 6개 항목은 ▷안전한 전기 ▷저렴한 전기 ▷환경오염이 적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거주지 인근 발전소 건설에 찬성하는 발전방식 등이다.
◆국민절반 ‘원전 안전성’ 여전히 우려…현재 수준 유지 61.3%향후 원전 증설 의견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61.3%)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또 ‘원자력 필요성’과 ‘거주지 원전 수용도’에 대한 인식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해 원전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원전 증설의견에 신중한 입장(현재 수준 유지)인 국민은 2010년 43%, 2015년 54.3%, 지난해 61.3%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는 원전의 안정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력발전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78.6%가 인정했으나 그 수준은 지난 2000년 이래 가장 낮았다. 원전 필요성은 2005년 95.4%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조금씩 하락해 올해 처음 80% 아래로 떨어졌다.
또 거주지 원전 건설 수용은 18.9%에 불과해 원전에 대한 대국민 수용성이 지속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5년 50.5%를 정점으로 찍고 2010년 27.5%, 2012년 18.4%, 2015년 19.6% 순으로 낮아져 지난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 9월 경주지진 이후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38.9%에 달했고, 원전 지역 인근서 직접 지진을 체감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경우 그 비율이 74.1%로 높게 나타났다.
‘원전 안전성’은 2015년보다 13.5% 포인트 상승한 52.6%로 조사됐다.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2005년 최고치(70.6%)를 기록한 이후 조금씩 하락하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34.8%(2012년)로 뚝 떨어졌다.
반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은 2015년 57.9%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12.7%로 줄었으며, ‘보통’이라는 응답은 34.7%였다. 즉 원전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는 응답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방폐물 관리 안전성은 33.7%로 2015년 24.0%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1대 1 대면 면접방식으로 시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