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꽃이야

혁신학교(미래학교)를 지향하는 노음초등학교 탐방기
기사입력 2022.04.22 13:12  |  조회수 26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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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음초 전경

 

이 글은 필자가 『2021노음초교육과정전시회』를 살펴본 것과 노음초등학교(교장 유동희)를 현장 방문하여 『주마간산(走馬看山)』격의 그 소감을 피력한 글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관점이 다를 수도, 부족할 수 있겠다. 방문 일자와 장소는 다음과 같다.

 

*2012 노음초 교육과정 전시회, 2021. 11. 23.~11. 28. 울진연호문화센터

*노음초등학교 방문 : 2021. 11. 29(월), 울진군 근남면 노음6길 22 소재

*학교 현황 : 1936년 개교. 6학급(55명), 유치원 1학급(12명), 교직원 21명 

 

전시회 며칠 전 휴대전화 문자가 들어왔다. 『샘 놀러 오세요. 모두 다 꽃이다. 노음교육과정전시회, 지금 연호문화센터에서, 초대합니다.』라는 카톡 초대장이렸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후배 오 선생이었다. 나는 또 시범보고회 같은 성격의 행사를 하는가 싶어 『전시성?, 놀러 오라고. ㅎㅎ』 문자 한 통을 날렸다. 한편으로 교직 후배들을 격려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그래서 무슨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했기에 퇴직한 백수 선생을 초대하는가 싶어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전시장에는 4개의 주제별 <공감학습 활동> <나만의 개성살리기 활동> <예술적감성교육활동>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교육>의 결과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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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 일부(2021. 11. 28, 울진읍 연호문화센터) 

 

그간 아이들의 교육 활동 모습을 사진, 글과 그림, 음반,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파노라마처럼 펼쳐 놓았다. 


한편, 전시장 들머리 게시용어가 새롭다. 왜냐하면, 배려, 공감, 자연, 놀이, 예술감성, 소리와 빛깔과 같은 용어들이 교육 목표에 등장한 점이다. 이 용어들은 종래의 학교 교육과정에서 보편적으로 쓰이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노음초가 지향하는 교육과정 속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꿈꾸는 학교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노음초에서 만든 유인물에 놀자, 하자, 웃자도 눈에 뜨인다. 

 

『놀자-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잘 놀 수 있습니다. 규칙을 지키고 배려할 줄 알아야 잘 놀 수 있습니다. 하자-궁금한 것을 묻기를 주저하지 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해 봅시다. 웃자-마음껏 활짝 웃고 모두가 기분 좋게 신나게 웃어요.』아이들에게 규칙, 배려, 호기심, 도전, 유쾌한 심성 등을 강조한 문구이다.

놀이와 자연, 배움이 함께 어우러지는 아이들!  

얘들아, 바다에서 놀자, 얘들아 숲에서 놀자. 나가서 놀자. 가을날 우리 동네 산책, 우리 동네 탐방, 가을 냄새 가득한 숲마을, 봄날 도룡뇽과 만남 등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과 만난다. 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살고 동네에 뭐가 있는지 슬슬 탐방하면서 새롭게 알아간다는 것도 바람직한 활동이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텔레비전 등 전자기기에 매달린 아이들보다 어찌 보면 참 건강하고 좋겠다.『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란 말처럼, 아이들은 놀이하면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고 배움도 일어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어서 와, 모내기는 처음이지? 논에서 배우고 들에서 놀자, 생전 처음 손 모내기 체험도 사진으로 게시해 놓아 눈길을 끈다. 

 

학교에는 운동장의 구석진 빈터를 이용해 들꽃 등을 가꾼 꽃밭이며, 자그만 한 텃밭에는 초겨울 날씨에도 배추 몇 포기가 녹색 빛을 뿜고 있었다. 학교 둘레 나무에는 아이들이 만든 새집들이 겨울바람을 맞고 있었다.

 

다만 한가지, 학교 운동장을 돌아보았는데 일부 장소에 예전 테니스장이 그대로 방치되듯 놓여있었다. 이 테니스장은 지역주민이 활용하기 위해 설치한 모양인데 지금은 학교 환경개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일반 여론이다. 더구나 노음초는 내년 경북도교육청 미래학교 공모학교 지정에 따라 이 테니스장은 불가피하게 철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어쨌든 원만하게 해결되어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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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아이들이 협동해 만든 놀이터(좌)                          유치원 모래밭 놀이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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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기르기 보고서와 닭 모양 조형물(전시장)(좌)                   꼬꼬닭장(윗 사진), 문제의 테니스장(?)(아래 사진)


어서 와! 동아리는 처음이지?

노음초에서는 4개의 동아리가 운영된다. 대상은 3~6학년이다. 생태동아리, 일러스트 동아리, UCC촬영동아리, 일러스트동아리! 그중 2개 동아리만 소개한다. 생태동아리(꼬꼬 닭도 키운다.) 목공동아리(뚝딱, 뚝딱)를 살펴본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1960년대)에도 학교에서 토끼를 키운 적이 있었다. 그때는 학교마다 닭이나 토끼를 키운 것 자활학교 시책 때문이었다. 문제는 휴일이나 여름방학에 먹이(풀, 모시)를 주는 일이 골치였다. 더구나 당번 날에는 학교 가는 게 싫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노음초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꼬꼬닭 성장기라는 보고서까지 기록했다. 닭을 소재로 만든 조형물도 전시했다. 바구니에는 달걀까지. 

 

요즘 초등학교에서 닭을 기른다는 자체도 어렵거니와 더구나 어미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까는 모습은 이제는 시골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노음초 아이들은 행운아이다. 아이들의 눈에는 달걀에서 노란 병아리가 나온다는 게 정말 신기하겠다. 닭 기르기에서 얻은 달걀은 판매하여 그 수익금은 공익기부한다고 한다. 생태동아리 활동은 그 지향점이 자연을 사랑하고 나아가 인간과 공존하는 생명존중이 그 바탕이 아니겠는가. 필자가 본 닭장은 그야말로 호사스러워 닭들에게는 최상급 호텔(?)같다. 그래서인지 닭장이 깨끗하고 닭들도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보였다. 한쪽 둥우리에는 닭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어 아마 알을 낳는지? 병아리를 까는지? 눈알만 디룩디룩 굴린다.

 

다음은 목공예동아리다. 뚝딱, 뚝딱, 필요한 건 우리 손으로 만들어요! 전시장 한 곳에는 나무 의자들이 10여 개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목공동아리 활동 결과물이다. 혹 조립이 아닌가 했더니 아이들이 모두 재단하고, 도구를 이용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깔끔하다. 뒤에 들었지만, 노음학교의 목공품은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협동작이 많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놀이터다. 상업적 제품의 시설이 아니라 교사와 아이들의 수고와 열성이 담긴 놀이터였다. 노음초에서는 목공예 작품 활동을 돕기 위해 목공예 도구가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목공예 활동을 통하여 실용적인 생활품 만들기. 창의적인 표현 능력 향상 등 학생의 진로, 취미 활동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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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음초 아이들 시집(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표지

 

노음초 아이들은 모두 시인이다.

노음초등학교는 어린이시집을 2권이나 냈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나타낸 시로서 글과 그림이 함께 실려 있다. 모두가 살아있는 시와 그림이다. 어린이시집『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에 <병아리>를 주제로 한 아이들의 시가 12여 편이나 된다. 그 중, 두세 편 소개한다. 저학년 아이들은 생태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지만 저마다 병아리를 본 것을 썼다. 저학년 아이들의 시는 말한 그대로가 시다. 짧고 직관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활동은 아이들이 동물 등 자연 사물과 교감하는 데 교육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에는 아이들이 인공부화가 아닌 자연스러운 어미 닭이 병아리를 품어 까는 것을 보았으면 한다.

 

『부화기에서 검정 병아리를 봤는데/눈이랑 깃털이 까매서 안 보였다./입은 보였는데/병아리들이 색깔이 왜 다른지 궁금하다.』(1년 남민호) 

『병아리는 귀여웠다./계속계속 보고 싶었다/그리고 병아리는 짹짹 너무 귀엽다./나는 병아리를 좋아한다./병아리야, 힘내!』(1년 정혜성)

『병아리가 엄청 귀엽다/ 앞으로 날아다닐 것 같다. (1년 이용진)


공부 시작 전, 아침 나들이(산책) 간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학교 수업 전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둘레 들판이나 동네길에 나들이 간다는 것,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단다. 산책 활동에서 둘레 풍경도 보고, 논밭에 곡식이 자라는 모습도 보고, 생물도 관찰하고, 햇볕도 바람도 쐬고, 때로는 비도 살짝 맞고, 그래서 슬슬 어슬렁거리다가 공부한다면 학습효과도 배가 되겠지. 지금까지 우리가 아침부터 빡빡하게 아이들을 지식교육에만 매몰되게 한 것은 아니었는지? 교육도 여유다, 느림이다, 기다림의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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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만든 포스터 <약속하기>                                   매점 이용 화폐공모 포스터

 

우리가 주인이다. 학생자치회!

예전의 어린이회라는 명칭을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자치회로 이름한다. 노음초에는 어린이 회당단들이약속한 공약 실천 표어나 자치회에서 토론, 토의 등 결의 사항들을 실천내용들은 곧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그 내용이『도란도란가족자치회』라는 이름으로 복도 벽이나 교실, 현관문 등 곳곳에 표어나 알림판에 게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2021 노음생활규칙『약속하기』『나쁜 말을 하면 더 나쁜 말이 돌아온다(윤영화)』『노음디자인화폐공모』『점심시간에 신청곡을』등이 게시된 것을 보면 방송 활동도 돋보인다. 학생자치회가 형식적 운영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사, 학생 등이 모두 모여, 연간 두 차례 정도『노음가족 총회』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쓴 가사로 만든 노래 음반과 합주 동영상

전시장에는 교사,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노래와 합주하는 동영상을 감상하고 있었다. 찬찬히 보니 아이들이 쓴 노랫말(가사)을 기존 곡에다 붙인 거였다. 참으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이런 가사 음반을 노음초 아이들 이름으로 전국 최초(?)로 출반하여 히트하기를 바란다. 이런 활동은 자연스레『예술적감성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으로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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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수업                                                                 1학년 수업

 

교실 환경과 수업 살짝 보기

사전 선생님들의 허락을 받아 김종석 교감 선생님과 함께 교실을 살짝 들여다보았다.

교실 환경 게시판, 작품란에는 주제(타이틀)가 없다. 그렇다고 꾸미지도 않았다. 수업 활동 결과물로 모두 가득 채웠다. 자연스러웠다. 한마디로 요란하게 꾸미지 않는 소박함 자체였다. 교실 한 곳에는 아이들이 만든 작은 원두막이 있어 숨기에도 좋고,『나 홀로 방』이라 기분 전환하는 곳으로도 이용되기에 안성맞춤 같다. 복도에도 아이들 작품과 결과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님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도서관 복도에는 아이들이 한눈에 도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새로 나온 책들을 가지런히 펼쳐 놓았다. 복도에는 아이들이 학생자치회에서 결의한 실천내용들이 아이들 손으로 만든 표어나 작품게시되어 있다. 점심시간 신청곡, 


사실 나의 의도는 수업보다 교실 자체였다. 세분의 교실 수업을 보았다. 모두 활동 중심으로 수업에 열중이었다. 우리나라 초등교사는 세계 각국 어디에다 내어놓아도 교육 전문가이자 최고의 엘리트이다. 왜냐? 세계 질병인 코로나 대유행에도 우리나라 교사들만큼 상황에 잘 대처하여 비대면 교육 등에서도 능력과 실력을 발휘하였다. 여기 노음초 교사들도 교육과정 재구성능력, 학생생활지도, 수업 등 전반에서 코로나 상황 대비하여 2021년에도 교육과정 운영을 잘 해왔고, 내년에도 그러한 유감없이 그 실력과 역량을 발휘하리라 생각한다.


다른 학교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반응

노음초 학부모들의 반응은 대만족이었다. (교사, 학부모와 대담기록 참조바람) 한편 전시장을 찾은 일반인들도 학교 교육 내용과 학생들의 활동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자기들이 다닌 14, 5년 전, 시절과는 천양지차라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교육이 이렇게까지 달라졌나? 점수로 등수를 매겼던, 공부에 매여 학원 다녔던 그 시절을 생각하고 이 학교 아이들은 행복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들은 많은 결과물만 보고, 언제 다 저렇게 하지, 그 부담스러움에 우려를 표한 분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노음초 교사들은 교육과정이 물 흐르듯 하는 일상교육 활동으로 나온 결과물이기에 자연스러울 뿐이다. 학년 초 교육과정 설계 시 모든 것을 터놓고 소통하여 재구성하고, 그 과정에서 운영의 목적성과 유연성, 재수정 과정과 교사들의 민주적 자발성 등에 따른 활동이었기에 더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필자는 노음초가 지향하는 교육과정 설계와 운영과정이 구성원들의 민주성인 소통, 토론과 협의, 운영의 유연성, 교사들의 자발성이야말로 바람직한 교육공동체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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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음초, 2002 경북도교육청 미래학교 선정

혁신학교는 이제 대세가 되었다.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여 유럽에서는 독일, 핀란드, 덴마크 등이 그 모범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핀란드는 20여 년 전부터 혁신학교가 자국에서 보편화 되었다. 유엔에서도 이러한 유럽 북구형의 혁신학교를 미래형 세계 표준 교육과정으로 선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혁신학교는 서울, 경기, 강원, 전라 등에서 시도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2022년 도내 혁신학교 공모신청을 받아 심사결과 10개 학교를 신규 선정 발표했다. 울진 노음초가 지정되었다. 경북미래학교로 지정되면 2년간 교사초빙제·교장공모제·자율학교 지정 등 행·재정적 지원이 강화된다. 또 교육과정과 교원인사 등에서 자율성을 확보해 핵심 추진과제와 학교 자율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혁신학교, 미래학교란? 필자의 생각이다. 혁신학교의 철학은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교육 공공

성 강화이다. 교사와 학교는 교육공급자,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수요자라는 따위의 천박한 자본의 논리를 거부하고, 철저한 학교문화의 민주성, 소통, 건전한 연대,인간성,자율성,창의성 등이 전제된 배움의 과정을 통한 교육본질 추구이다. 띠라서 지식, 평가, 서열중심에서 벗어난 학생활동 중심으로, 교사의 자율성(자발성)과 학생들의 미래역량 강화 중점, 획일적 교육과정 운영에서 벗어난 다양한 교육과정과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그렇다고 성공한 혁신학교 교육과정 등을 그대로 도입, 적용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지역성과 학교실정 등 운영의 묘를 살려 다양한 배움의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음초의 미래학교 선정을 축하한다. 앞으로 노음초가 경북미래학교의 방향성 설정과 확대 등에 견인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내일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 학부모 모두가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는 행복한 교육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시 『모두 다 꽃이야』를 덧붙인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 들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 모두 다 꽃이야


아무 데나 피어도 /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 모두 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몰래 피어도 꽃이고 / 모두 다 꽃이야 


(시, 유형선)

 

혁신학교란?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상황에서 기후변화, 질병유행, 기아, 전쟁 등으로 인류의 삶이 불안정하다고 유엔(유네스코)이 진단한 바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과정이 필요했다. 그것은 친환경적 자연과 인류 상상교육, 경쟁이 아닌 민주, 평화, 인권교육, 인간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교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혁신교육은 인류의 지속가능발전과 사회만들기에 대처를 위한 미래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북유럽 핀란드가 혁신교육의 원조라고 한다. 선진국인 덴마크, 독일 등은 이미 혁신교육이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유엔(유네스코)에서는『지속가능발전교육』으로 핀란드<혁신교육>을 선정하였다. 최근 핀란드는 유엔 선정『가장 행복한 나라』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혁신학교(革新學校) 등장은 지난 2009년 경기도교육청에서 도입한 후 전국으로 확산,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행복학교’, 광주시교육청은 ‘빛고을 학교’, 전남교육청은 '무지개학교', 인천시교육청은 ‘행복배움학교’, 강원교육청은 ‘행복더하기 학교’, 충북교육청은 ‘행복씨앗학교’, 부산시교육청은 ‘다행복학교’, 제주시교육청은 ‘다혼디배움학교’, 서울교육청은 ‘서울형 혁신학교’, 세종, 전북, 경기교육청은 ‘혁신학교’ 경북은 ‘미래학교’로 이름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마다 혁신학교의 이름은 다르지만, 민주적 공동체를 바탕으로 학생,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가 소통하며, 자발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입시와 경쟁보다는 진로와 전인교육, 협력으로 함께 배우는 교육을 내세우며 미래지향적인 공교육의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혁신학교는 학교 운영과 교육 과정 운영에서 자율성을 가지며 교직원의 안정적인 근무와 행정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이 지원되는 형태의 학교이다. 


혁신학교의 등장은 새로운 유형의 학교의 등장이나 재창조의 개념이라기보다는 공교육의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학교 또한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교육과정을 여러 차례 재구성하는 과정 중에 있다. 학교 교육과정에 나타난 교육과정 재구성 방향을 비교하였을 때 혁신학교와 기존학교(일반학교)에서 차이점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반 학교에서 재구성 방향은 거의 대부분 교과 시수 증감 내용을 제시하고, 혁신학교의 재구성은 학교에서 특색 있게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위해 교과를 재구성한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혁신학교의 재구성 사례를 제시하면 첫째, 체험학습 주제를 선정하여 교육 과정을 재구성한 경우, 둘째 집중 이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경우, 그리고 주제 중심 통합학습으로 재구성한 경우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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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미래학교)의 주역 노음초 교사들

 

일시: 2021. 11. 28. 일. 14:00~      장소: 울진연호문화센터

주제: 노음초등학교 교육공동체와 만남

참석자: 김진문(시인, 전초등교원), (교사) 오은경, 이정희, 신제욱, 손은실

          (학부모) 학교운영위원 김태수, 학부모회장 신정화 

 

경북교육청 『삶의 힘을 키우는 교육』 그 진정성은?

김진문(이하 김):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며칠 전 오은경 선생님께서 저에게 2021 노음교육과정 전시회 초청을 문자로 주셨는데요. 나는 단순히 옛날 무슨 ‘시범학교 보고회 같은 전시성 같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내 생각이 틀렸더라고요. 어, 뭔가 예전 시범학교 보고 전시회하고는 좀 다르네 하고 생각했죠. 제가 연호문화센터에서 노음초 교육실적 결과물들을 찬찬히 살펴보았죠. 종래와는 뭔가 다른 교육적 실천력과 진정성이 엿보였어요. 그럼 노음초등학교에서는 무슨 교육 활동이 실제 어떻게? 그래서 이런 교육 활동을 하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선생님과 학부모 두분께 감사합니다. 저도 제 생각을 피력하겠습니다. 먼저 돌아가면서 소개부터 하시죠? 

각자 자기소개: 김태수(학부모)씨는 자기 순서보다 먼저 해서 한바탕 웃었다. 너무 떨렸다고 했다.(모두 웃음)


예. 긴장하지 마시고요. (웃음) 오늘은 하고 싶은 이야기 모두, 형식에 상관없이 실제 노음초의 교육 활동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먼저 제가 서두에 좀 이런 이야기를 하겠다. 교육과정 결과물 전시장 입구에 ‘예술감성교육’이란 용어가 눈에 띄었다. 용어 자체에서 다른 학교에서는 잘 쓰지 않는 용어이다. 경기·서울 등 혁신학교 교육과정에 등장하는 말이다. 그래서 ‘혁신교육’이란 말이 생각났다. 혁신이라는 용어 자체는 개혁, 혁명. 혁은 한자로 가죽 ‘革字’이다. 가죽을 벗겨낸다는, 새롭게 한다는 뜻, 어찌 보면 무서운 말이다. 다시 말해 교육에서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관습, 조직, 방법 등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이게 사실 말은 쉽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교육 어떤 문제가 있길래 이런 용어가 붙는가? 90년도에도 교육개혁이란 말을 많이 했다. 그래서 열린 교육 시범학교 등으로 한때 바람이 불었고, 이때 일부 학교에서는 교실의 벽도 허물어 버리는 웃지 못할 일도 생겼다. 이제는 열린 교육(교실)이란 말은 잘 쓰지 않는다. 2000년 이후 소위 선각자적인 일부 교사들이 혁신 교육이란 용어를 썼다. 이제는 대세가 된 용어 같다. 그때와 지금과 다른 게 뭔가? 이 말은 현재 경기, 서울은 혁신학교, 경남은 행복학교, 경북인 미래학교 등 말만 조금 다를 뿐이지 밑바탕에는 혁신 교육(학교)이라는 철학적 기저가 흐르는 것 같다. 자주 쓰는 언어가 그 사물이나 집단, 사람의 행동을 규정할 수 있다. 혁신 교육에 대해 교사들이 생각하는 게 뭔가? 연구 주무인 오은경 샘이 지향하는 혁신 교육, 미래학교의 정의, 개념이랄까를 말해달라.


오은경(이하, 오): ‘혁’자라는 말을 쓸 만큼 혁신 교육을 우리가 하고 있는가? 오히려 반감이 든다. 말로만 했던 걸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다. 지금 교육과정 앞에 먼저 나오는 말이 ‘삶의 힘을 키우는 교육’이다. 이걸 기본에 두고 운영한다. 너무 혁신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에 의문을 던진다. 경북 미래학교. 우리는 경북의 혁신학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자기를 오롯이 세울 수 있는> 미래학교라고 하여 세계로, 미래로, 이런 뜻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기본을 세운다. 그래서 지역화를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하고 느껴야 한다. 거창한 게 아니라 나, 우리,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기본을 세우는, 이게 뭐 혁신이야? 기본적인 것 아닌가?


김: 예, 지금까지 혁신학교, 미래학교의 개념이 기본을 오롯이 세우자 말로 표현하셨는데요. 참 적절한 말이네요. 저는 그게 교육본질 추구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최근 <삶의 힘을 키우는 교육>이란 표어가 경북교육청에서 나왔다. 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의 참삶을 가꾸어 주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고 했던 분이 있었다. 교육은 참살이 활동이다. 즉 교육에서 삶이란 말을 구체적으로 주장한 게 고 이오덕 선생이다. 모든 교육에서 아이들의 참삶을 가꾸는 것이 참 목적이고, 그 사람이 교사든 교사가 아니던 그런 사람이 참교육자라고 했다. 그래서 점수 따기 경쟁 교육, 겉치레 교육, 관제 시범학교 등 형식적 교육에서 벗어나 이론적으로 실천적으로 교육본질을 주장하고 추구했던 분이다. 과거에도 인간 교육을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추구했느냐의 문제이다. 어쨌든 삶이란 표어가 반가웠다. 또 하나는 90년대는 제도권 교육에 실망한 교사나 학부모들이 대안 교육, 홈스쿨링 등으로 다양한 학교 형태가 군소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양상들이 소위 제도권 공교육에 영향을 준 건 사실이다.

 

또, 한 사례로 이호철 선생이 평생을 교실에서 실천한 남다른 교육적 성과는 교육본질을 추구한 살아 있는 교육활동이 전국 초등교사에 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모두 확산하지 못했다. 이는 집단적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분을 예로 든 것이 마치 혁신학교가 이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를 바라며(웃음) 하지만, 지금 혁신학교의 알맹이가 뭔가? 추구하는 방향이 뭔가? 교육과정은 그대로 두고! 어쨌든 지금 도교육청 정책 표어이지만 『아이들의 삶의 힘』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다. 예전에는 도교육청 정책에 <삶의 교육> 이런 말은 없었던 것 같다. 최근 2~3년 전부터 경북교육에서 생겼다. 학교 현관 교육목표 주제 표어가 달라졌다. 실제적인 정책 실행과 그 결과는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했네요. (웃음) 신 선생님, 말씀 좀 하시죠.


교육과정은 철저하게 교사가 자율적으로 운영

신제욱(이하 신): 그전에는 위에서부터 제시해서 이렇게 해라. 지금까지는 그래왔다면 지금은 교육과정은 교사의 자율성을 많이 주고 있다. 혁신은 학교의 자율성, 교사의 자율성을 극대화한다. 학교에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자율성이 중요하다. 큰 학교는 이벤트성, 이런 것은(교사의 자율성이 한껏 발휘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불편하다. 우리 학교에서는 내가 마음껏 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 눈치 안 보고 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아이들도 동료 교사들도 서로 지지하고 도와준다.


김: 내가 마음껏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란 어떤 겁니까? 예를 들어서


신: 모든 교육과정을 집중해서 하기는 쉽지 않다. 교사와 학생의 역략과 관계, 학년성을 고려해서 올해 집중적으로 키워야 할 것을 정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기준을 교사와 학생에게 두기보다 학교의 사정과 관리자 또는 교육청의 지시에 두고 있다면 자율성을 얻기 어렵다.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활동의 시작이 학생과 교사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1학기에 어느 학급에서 시작된 노래 만들기가 좋다고 모든 학급에서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치 그 시기에 필요한 학급은 같이 시작했고 어떤 학급은 2학기에 진행되는 프로젝트 과정에서 필요할 때 운영되었다. 


아이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교차학습법(나눔학습) 아주 신선하다.

김: 현재 노음초 교육과정을 통합(융합) 협동으로 어떻게 짜느냐! 어떻게 재구성하느냐! 또 교사의 창의성과 실행력 등은 어떠한가요?


오: 미래학교뿐 아니라 모든 학교의 교사는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이 있다. 다만 미래학교는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가 지원한다. 교사 초빙도 20% 할 수 있고 교사의 자율성만큼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글 교육을 위한 유치원과 1학년 협력이 유기적이다. 유치원에서는 마주 이야기로 낱말과 친숙해지고 자신의 말이 글로 쓰여질 수 있구나를 경험하면 1학년에 들어와서는 자신의 생활을 담은 글쓰기로 한글 교육이 이루어진다. 또, 6학년에서 공부한 세계 여러 나라 내용을 다른 나라를 배우는 2학년에게 와서 발표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2학년에서 자기의 자랑거리를 유치원, 1학년을 초대하여 발표하고 3,4학년이 함께 음악을 배우고 미술을 배운다. 5학년에서 주제를 정하여 조사 활동을 벌이면 다른 학년이 기꺼이 참가하는 식이다. 이러한 협력은 교사의 창의력과 실행력을 높여 주는 데 아주 큰 힘이 된다. 혼자 교실 안에서 끙끙대는 것보다는 몇 배나 더 큰 확장력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김: 6학년 아이들이 저학년에 와서 배운 내용을 발표하는 등 교차로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배움의 과정에서 신선한 학습 발상이네요. 아주 좋은 학습 과정이네요.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과거에는 자율성이 별로 없었다. 말은 자율성이었지 전체 교육과정에 맞추었다. 그때랑 지금이랑 뭐가 다르냐! 아무리 소인수 학교라도 다른 학년과 다시 교육과정을 분석해 짜고, 그것도 전체 과목을 하자면. 힘들 텐데. 


신: 학기 초에 학교 교육과정을 의논해서 같이 짠다. 큰 틀을 함께 만들고 학급 교육과정은 세부적으로 만든다. 우리 학교, 우리 마을, 학생과 교사들의 역량과 특징을 찾는다. 우리는 어떤 학교를 만들기를 원하며 학생들은 어떤 역량을 중점적으로 키워야 하는가를 의논하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본다. 그리고 긴 시간을 가지고 해야 할 것과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한 뒤 학교의 한해살이를 정한다. 그런 내용을 담은 학사일정과 시간표가 정해지면 이제 학급의 특색을 살려서 교육과정을 짠다. 그래서 특히 2월에는 새학년 준비로 의논하는 시간을 자주 많이 가진다.


김: 예전에도 그렇게 했다. 지금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신: 반복되는 말인데 예전에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물리적으로도 의지도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교사 발령 자체가 2월 말에 나기도 했고 또 학교마다 학년말 정리 시기가 너무 달라서 결국 2월 말에 급하게 구성되어 교육과정의 큰 틀을 함께 협의하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예전에는 3월에 당장 필요한 일들을 하기에도 급급하지 않았나.


이정희(이하 이): 학기초 학교 전체가 공통으로 할 것을 정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학급교육과정을 각각 교사가 짠다. 예술 부문은 역량 중심으로 보고 교과서와는 별개로 한다. 악기연주 활동은 화음을 만드는 즐거움,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3-6학년은 악기 배우고 합주도 하고 이렇게 구조화시킨다.


김: 구조화시킨다는 의미는 무엇이나요?


이: 음악을 예로 든다면 음악 교과에서 추구하는 성취기준을 위해 교과서 내용을 따라가기보다 실제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교사마다 가르칠 수 있는 음악 영역의 능력이 달라서 협력은 물론이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꾸준히 연습할 시간을 확보해야 했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3~6학년 음악 시간을 배정하고 함께 가르쳤다. 교사들의 역량에 맞게 역할을 나누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다. 또 정기적으로 발표시간을 정해 1, 2학년은 음악연주회 감상시간으로 참여한다. 만약 개인의 역량에 맡겨서 무조건 해내라 식이라면 힘듦이 더 컸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니 훨씬 수월해졌다.


김: 이 선생님 말씀대로 소인수학급에서 참 좋은 지도 방법이네요. 주지 교과는 담임교사가 하고 예체능은 무학년제로 하나?


이: 그건 아니고 3~6학년 함께 할 시간을 확보한다. 미술은 같이 협력해서 주제에 따라 한다. 이것을 전시, 발표하는 게 특징이다. 오카리나를 배우고 발표하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한다. 이럴 때 협력해서 글쓰기도 하고 미술도 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악기연주 할 때는 교사들이 협력해서 한다. 


김: 예전에는 음악 교육과정 필수 곡이 있는데 그건 안 배우나?


신: 합주할 때 필수 곡이 있는 건 아니다. 악보를 좀 단순화시켜야 한다. 곡 자체는 6학년 수준에 맞춰져 있다. 3학년 초롱꽃 이런 걸 뛰어넘고 시 노래(동요)를 점심시간에 틀어서 이 노래를 도란도란 가족 동요제에 부르고 보완한다. 그래서 교과서 노래는 다 모르지만 시 노래를 통해 보충한다. 일상생활에서 노래 부르고 즐기도록 한다. 수업시간에 교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것을 모두 배우는 것이지만, 지금 교과서는 부교재 격인 교육자료의 하나일 뿐이다. 단 국악은 교과서로 한다.


오: 우리 학교는 소인수 학급이라 협력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신제욱 샘은 작곡이 가능하고, 이정희 샘은 배우고 싶은 하는 마음, 역량이 있다. 그래서 보완해서 같이 한다. 아이들은 교과서 곡을 다 모르지만, 악보를 연주하고 읽는 능력은 모두 할 수 있다. 지금 현재 연주곡은(합주 영상) 사실 중학생도 힘든 거다. 


아이들의 바람직한 배움과 성장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 전시회 

김: 전시회의 동영상 악기연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교과서 음악만 배우기보다. 소인수이기는 하지만 전체 아이들이 능숙하게 악기를 합주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이것이 교사의 능력, 창의력, 역량이다. 변화를 느낀다. 아이들이 쓴 노래 가사 말도 좋았다. 공동 창작이다. 글쓰기에서도 시 같은 경우에 공동 창작이란 게 있다.


오: 노음초는 7년쯤 전부터 이런 교육을 해왔다. 미래학교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하는 것 아니다. 그때는 ‘즐거운 학교, 지원 많은 학교’였다. 조금씩 해마다 바뀌었다. 행사중심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교육과정이 물 흐르듯이 가면 좋겠다고 고민했다.

 

김: 예, 꽤 오래전부터 해왔네요. 아마 7년 전부터 노음초에서 시작해서 꾸준히 오은경 선생님 등이 주도한 것으로, 그러한 교육을 해보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또다시 이런 분위기를 확산시켜 오늘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교육은 교사의 자발성, 열정이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교사에게는 주어진 교육과정대로만 하면 쉽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재구성, 다시 짜려면 힘들다는 사실. 노음초는 잘 되어있지만, 다인수학급, 학교는 어려운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교사가 교육본질을 추구, 전념하도록 당국에서 많이 지원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교사가 전적으로 수업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행으로 지금은 차츰 그런 분위기가 되어가는 것 같다. 


몇 년 전, 울진 출신의 독일 학부모 얘기를 들었는데 자기 자녀가 다니는 독일 초등학교는 대체로 오전수업만 한다고 한다. 오후에는 주로 예체능 활동을 지향한다고 한다. 어떤 아이들은 체험학습 등으로 마을과 지역사회로 간다. 여기 울진에 와서 놀란 게 초등학교 자녀들과 함께 와보니 동네 골목, 운동장에서 놀 아이들이 없다. 라는 것, 모두 학원으로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언론 보도에 초등학교는 오전수업만 하고, 오후는 귀가하자 또는 방과 후 활동만을 하는 게 어떤가? 라는 설문에 70% 초등학생들이 반대했다. 그 이유는 귀가해봤자 또 학원 공부에 매이기 때문이란다. 오로지 성적과 공부 타령! 우리 어른들이나 학부모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노음초는 지금까지 민주적 의사소통으로 교육공동체의 자율성으로 운영해 왔다고 보는데 혹 그 과정에서 뭐 애로사항이랄까? 때로 교사 간 소통의 문제 등에서?


이: 나는 생각이 안 맞는 사람과는 소통이 잘 안 되더라.


김: 소통이 안 될 때 어떻게 해결하죠?

이: 학년 초에 합의했던 우리 학교의 목표와 방향성에 기준을 두고 이야기해야 한다. 구현하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나 또한 다른 사람과 똑같은 방법을 요구당하면 불편하니 말이다. 

손: 공동체에서 나와 다르다는 건 다양성인데 그 다양함은 인정해줘야 한다. 그런데 조금 의문이 드는 것은 이 공동체의 방향성을 학기 초에 합의했는데 그 방향성과 달리 가는 사람을 다양성이라고 존중을 해야 하는 건지? 설득해서 같이 가야 하는 건지? 어렵더라.

오: 갈등이 엄청 많은 건 아닌데. 존중해야 하는 다양성인지? 저건 아닌 것 아닌가 인지? 연구부장으로서 좀 그렇더라. 그러나 어쨌든 최대한 존중해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김: 각 학년은 담임이 각자 하고 다른 학년과 교육 활동을 통합할 때 문제인 것 같은데. 따로 함께?


오: 제일 큰 건 가치관인 것 같다. 한쪽은 너무 지식 중심이고 한쪽은 역량 중심인데 이 가치관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 부분에서 다르다. 가치지향이 다르니 말하기가 어렵고 말 안 하자니 이게 맞나. 라는 의문이 든다. 전체를 통합하지는 못했다. 시간 확보도 어렵고 수준도 좀 차이가 나고 음악 같은 경우에는 악보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 1, 2학년이 들어왔을 경우에는. 우리는 1학년부터 악기 지도를 했기 때문에 그래서 3~6학년이 함께 합주했다.

이: 아침 활동시간에 한쪽은 숙제검사 이런 거 중요하게 생각하고 다른 한쪽은 다 같이 하는 악기합주를 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학기 초에 할 수 있는 시간을 합의하니 좀 낫더라. 교육과정시간표를 맞춰놓는다.


김: 아침부터 악기하고 체육 활동하면 좀 문제이지 않나?

오: 지금은 아이들의 생체리듬이 달라졌다. 전혀 문제이지 않다. 창체시간을 이용하여 동아리 활동을 한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만족하는 교육 

김: 학부모님도 좀 이야기해주시죠.


김태수 학부모: 우리 형오가 우쿠렐레와 오카리나를 배운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했는데 2학년이 되어서는 배운 것을 피아노로 두드린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안 배운 악보를 배우더라. 스스로 탐구하려는 뭔가가 생기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게 너무 신기하고 이것이 또 하나의 결과물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노음초와 선생님들이 고맙다.


김: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해줬다. 말을 개울가로 데려가도 말이 물을 먹지 않으면 끝난다. 자발성이 있어야 몰입을 한다. 이 태도가 우리 아이들을 꾸준히 성장하게 한다. 공부가 재미있고 관심있게 만드는 노음초 교육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태수 학부모: 형오는 뉴욕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다니다가 왔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다. 노음은 교과보다는 인성교육이다. 울진에 지내다 보니 울진지역의 여러 학부모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이 이야기하더라. 고학년이 되었을 때 어떻게 따라가려고 그러느냐! 다른 학부모들도 아마 아이의 교과성적에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다. 형오가 받아쓰기를 했는데 70점을 맞았다. 하지만 잘했다고 격려해주었다. 그다음은 70점에서 90, 100점으로 가는 건 부모도 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하려는 마음을 먹기까지가 중요하다. 그다음 결과는 부모도 같이 책임져라.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김태수 학부모님 얘기를 들어보니 아이들 개성을 살리고 교과성적보다 진정한 배움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학부모교육도 필요할 것 같다. 90년대 초반 독일 슈타이너의 인지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발도로프 학교에서 온 독일 교사들에게서 연수받은 적이 있었다. 그 가운데 오이리트미라는 게 있었다. 나도 처음 해보았는데 무슨 명상 같았다. 언어를 움직임으로 표현한 동작 예술이라고 한다. 아, 이런 활동 있구나.하고 깜짝 놀랐다. 한글도 계속 연필로 받아쓰기를 하면서 익힐 것이 아니라 이것도 언어와 함께 유연한 신체 동작으로 해보면 어떨까 한다. 지금 유엔에서 21세기 모범적 학교교육 과정으로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를 모델로 꼽고 있다. 이 교육과정은 예술적감성교육인데 노음초 교육활동 프로그램에서 그런 게 많이 느껴진다. 

아까 김태수 학부모님은 미국에서 여기 울진에 왔다고 했는데, 미국 초등학교는 어때요? 


김태수 학부모: 미국은 방학을 보내는데 5~6천불 쯤 든다. 미국은 예체능 등 사교육 엄청나다. 악기, 스포츠클럽 부모가 다 해줘야 한다.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 일반수준을 따라가려면. 예를 들어 축구를 하는데 2학년이 되었는데 축구클럽에 못 갔다. 이것은 큰일 날 일이다. 지식 부분이 아닐 뿐이지 사교육비 분야는 엄청 비싸다.


시골의 작은 학교만이 가지는 큰 장점

신정화 학부모: 인천에 살 땐 큰 학교에 다니다가 소개로 매화초를 보냈다. 노음초로 오게 된 것도 주변의 권유였다. 이리로 옮기고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을 힘들어한다. 작은 학교를 보내고 싶어서, 소규모학교를 찾아다녔다. 학부모, 교사 간 소통, 가족 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노음초를 보내면서 만족스러웠던 건 교사들이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제일 많이 바뀐 건 부모인 내 가치관이다. 원래는 성적을 중요시했는데, 성적이 다가 아니구나, 아이들이 이 학교에서 행복해하는구나.를 알게 되었다. 


김: 아, 예 그랬군요. 학부모님께서 울진에 와서 스스로 큰 학교보다 작은 시골 학교를 선택했는데 너무 잘하셨네요. 그런 학부모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두 분 학부모님은 성적에 매이지 않고 소신이 있네요. 노음학교에서는 닭 기르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 번거로울 텐데. 닭을 기른다는 것은 도시학교에서는 대체로 상상하기 어려운 활동이다. 생물을 길러 본다는 기쁨이 곧 아이들에게 변화(성장)와 연결되어야 한다. 개구리를 사랑하면 개구리를 함부로 죽이지 않아야 한다. 다시말해 생명존중 사상이 아닐까 한다. 노음초의 동아리 활동과 생태교육 등 그중에 특색있는 활동이 뭔가요?


신: 닭도 키우고 도롱뇽도 키워서 보내주고 나비 박사님 도움을 얻어 호랑나비 애벌레도 키우면서 아이들이 관찰하고 나중에는 자연으로 돌려보내 주었다.


신: 또 하나는 아침 산책을 꾸준히 나간다. 아이들이 지겨워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굉장히 많이 자연환경을 발견한다. 이것과 연결해서 교육과정으로 들어온다. 학년별 텃밭, 닭 키우기를 열심히 한다. 생태교육은 먹을거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 텃밭 키우기를 만약 4학급이 동의한다. 2학급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자신이 없을 수 있다. 싫어서가 아니라. 그러면 마음이 움직일 때 참여하면 된다. 올해 해보고 좋아서 내년에 확대해보고자 하는 게 있는데 전문 숲 해설사가 와서 특별수업 생태놀이를 했다.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참여했는데 이분이 우리 학교 둘레 거미, 콩벌레 등 작은 생물들을 이런 것을 주로 찾아보게 했다. 그러면서 이건 정말 깨끗한 곳에서 찾을 수 있는 거야. 라고 아아이들에게 말해고 해서 좋았다. 이분을 사계절로 초대해서 하려고 한다. ‘자기 주변에 있는 것’ 생태교육이라고 자꾸 뜬구름 잡는 이야기 말고 자연과 환경생태교육의 시작은 자기 둘레에 있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거미의 겨우살이는 어떠한가를 공부할 때, 물론 기초 지식도 중요하지만 자기 둘레에서 이렇게 생태를 제대로 경험하면 다른 생물을 만날 때도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다.

신: 도룡뇽 키우기 기록이 있다. 배추흰나비, 제비나비, 호랑나비를 만났다. 생태교육은 생명 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아이들이 갈등을 일으킨다. 닭에게 계속 지렁이를 잡아서 주고 있다. 자렁이도 생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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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쓴 생태보고서(전시회)

 

일상이 된 예술적감성교육, 전시와 공연 등

김: 사람은 자라면서 여러 마음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겠는가. ‘사유의 파도’가 있어야 한다. 닭과 지렁이 관계? 그런 상황은 아이들끼리 토론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토론은 생각을 깊게 폭넓게 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학습효과가 있다. 노음초의 예술적 감성 교육 활동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이: 예술적 감성 교육은 전시와 공연을 일상화하고 있다. 주변을 아름답게 만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표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감상하는 수업. 예전에는 유명화가 작품을 감상했다면 지금은 소박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많이 쓰고 보여준다는 것이다.

김태수 학부모: 스토리. 뭘 하면 이야기를 적어주더라. 또 책으로도 만들어서 자랑한다. 아이들한테는 평생 남게 되는 기록물인 것 같다. 

오: 나는 개인적으로 미술교육에 관심이 많다. 연구를 많이 한다. 표현방법을 미술, 음악으로 하고 이걸 나누면 좋다. 교사들이 가진 각각의 예술표현을 존중하고 공유하자. 교사들끼리의 공유가 우리를 성장시킨다. 동아리 활동으로 1, 2학년은 그림 그리기를 하였다. 처음에는 안 닮았다고 하고, 소심하게 그렸다. 놀라운 건 많이 지도한 것도 아닌데, 자세히 보고 천천히 그려보자 하고, 2주에 한 번씩 꾸준히 하였더니 달라지더라.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에 나온 책 그림을 보니 다른 학교 아이들 4, 5학년 정도의 수준이다. 미술모임을 오래하다 보니 미술 활동이 너무 화려해지는 모습을 보여서 다시 기본인 선으로 돌아가지 싶었다.


김: 공개 수업 후 평가 방법(수업반성회)도 달라진 것 같은데?


오: 2주에 한 번 수업 나눔 시간을 2시간씩 한다. 관점이 달라졌다. 일상수업에서의 고민을 나누는 게 더 필요하다. 이걸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궁금한 걸 묻고, 수업을 나눈다. 기록을 가져와서 수업 나눔을 하고 있다. 간혹 학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김: 학생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고 했는데,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공개 수업이 끝나면 주로 교과 활동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학생의 삶에 대한 지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의 어떤 점에 대해서 고민을 나누었는지? 생활지도 같이 아이의 삶의 힘을 가꾸는 주는 이야기도 하는 게 좋아 보인다.

오: 만약 우리 반 아이 중에 좀 어려운 아이가 있어 고민을 이야기하면 다른 교사들이 그 아이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의 변화를 말해주게 되면서 같이 고민한다.


학생자치회, 목공 활동 등 자치능력 키우기도 중요하다

김: 아이들의 삶에 대해 고민을 나눈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라는 뭐랄까요? 어떤 교사다운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네요. 다음으로 학생자치 활동에 대해 말해달라. 예전에는 어린이회라고 했는데 이제는 학생자치회라고 하는데 자치라는 말에서 학생들의 자율성, 주체성, 책임성 함양이라는 관점이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내 경험에 따르면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수록 말을 안 하게 되더라. 모두가 리더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좋겠다. 여긴 학생 수가 적어서 모두 모여 전교 학생총회도 할 수도 있고 해서 학생자치회가 잘 될 거 같은데.

 

오: 공식적인 학생자치회 회장단이 있는데, 6학년 모두와 5학년 자치회 임원들이 회의를 한다. 회의 주제는 학생들이 잡는다. 그동안의 회의 주제는 회장단의 공약인 매점을 운영하겠다, 화장실에 방향제와 손 세정제를 설치하겠다, 점심시간에 음악을 트는 등의 사항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였다. 공약으로 내건 것과 자치회서 결의한 것이 거의 다 실천되었다. 학교 행사인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와 책 너는 날 행사에도 학생자치회의 의견을 중심으로 진행 시켰다.

 

김: 자치회 결의사항이 실천이나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


오: 한 예로 노음 어린이가 지켜야 할 규칙을 정했는데, ‘고운 말을 사용하자’라는 사항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 UCC 동아리가 영상 제작을 하고, 도란도란 가족의 날에 다 같이 보게 하였다. 아이들이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거다.


김: 오 선생님 말이 맞다. 학교는 아이들이 민주주의를 배우는 장이다. 노음 아이들은 잘하고 있네요. 참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이 자치적으로 하는 게 맞다. 혹 서툴더라도 조금 기다려주는 게. 목공동아리 운영은 어떻게 하나? 언젠가 서울혁신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학교는 목공실이 따로 있었다. 실습 때는 전문 장인이 오는 것 같고, 아이들이 재밌어하던데.

 

이: 1학기엔 목공인 기본 도구인 손톱과 드릴 사용법을 주로 익혔다. 익힌 도구 사용법으로 학교에 필요했던 평상과 수레를 만들고, 아이들이 바퀴 달린 보드를 만들어서 타고 놀기도 했다. 2학기엔 각자의 의자를 만들기 위해 다 같이 하나의 의자를 만들어보고, 그다음엔 내가 원하는 의자의 설계도를 그리고 각도 절단기로 나무를 자르고 목심을 사용해서 조립하는 수업을 하였다. 


김: 아이들과 함께 의자 등 필요한 가구를 만들고 했던 전시회 결과물을 보니 대견스럽다. CD 음반을 제작한 것도 있던데 새로운 감을 준다. 그래서 제안하는데, 대한민국 최초로 노음초 아이들이 자작 음반 만들기에 도전해보았으면 한다. 가사 만들고 작곡도 아이들이 하게 하고. 출시하면 히트 칠 것 같은데. 이런 작곡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교육에서 보편성과 특수성은 서로 보완해야 한다. 이래서 교사가 마중물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아이들이 휴일에도 학교 가고 싶어 안달하는 행복한 슬픔?

김태수 학부모: 처음에는 울진초가 아닌 노음초에 아이를 보내면 공부를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보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주말이면 아이가 학교를 못가서 너무 슬퍼한다. (웃음)

김: 아, 그래요? 행복한 슬픔? 학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중요하다. 주말에 아이들은 집에서 뭘 하나요?


김태수 학부모: 휴일은 친구하고 논다. 또 주말에는 주중에 못 했던 것을 한다. 오늘은 피아노를 치고 있다. 2학년이 수욜날 발표회가 있다고 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정해서 발표한다고. 그게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다.


김: 주지 교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느냐 문제이다. 요즘은 1학년이 되면 문자교육을 다 하고 오지 않냐?


오: 그건 아니다.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 또 완전히 다 떼고 온 아이들은 지루해한다. 이것보다도 다양한 가족 형태가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고민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데 아빠와의 소통이 없고 어린 시절 그 나라에서 살다 왔고 그래서 한글 교육이 잘 안 된다. 언어교육을 따로 해야 한다. 6학년에 전학 온 러시아 친구, 파파고를 이용하고 러시아어 시간을 따로 마련한다. 다문화센터에 러시아 교사가 있다. 진짜 팍팍팍 다양해지고 있다.

김태수 학부모: 미국에서는 부모가 외국인의 경우 언어검사를 한다. 그래서 80점이 아니면 방과 후에 2시간 남아서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노음초 러시아에서 온 그 아이는 6학년 전체 아이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고 들었다. 혼자 남겨서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들여와서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해서 너무 놀라웠다. 학교에서 한 아이를 위해서 이렇게 노력한다는 사실이 너무 고맙다. 언어가 소통 안 되면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유치원의 마주 이야기와 교육지원 등

김: 다문화 아이를 위해 울진 다문화센터 러시아 교사를 초빙해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 한 아이에 대한 배려한다는 것, 또 그 아이를 통해서 노음초 다른 아이들이 러시아어를 배운 것 자체도 훌륭하네요. 서로 배우고 가르치고. 유치원은 어떤가? 박문희 선생님의 마주 이야기 같은 것을 했던데 왜 하게 되었나?


손: 유치원 아이들은 글쓰기로 표현을 할 수 없다. 아이들이 산책가거나 하면 거기에서 여러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그 발견한 것을 아이의 말한 그대로 적어주고 싶었다. 그것이 아이가 살고있는 주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고 관찰이고 발견한 것을 함께 이야기하면서 배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아이가 한 말을 적어주고 싶었다.


김: 글을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이 말을 그대로 어른이 적어주는게 유치원의 마주 이야기 교육이다. 1990년대 유치원 교사인 서울 박문희 선생이 개발한 방법을 전국 유치원으로 확산되었다. 다음으로 교육 지원문제 등 이야기해보자.


김태수 학부모: 미국은 학습준비물을 학부모가 개별로 다 준비해야 한다. 학기 초 1년의 준비물이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 안내와 함께 온다. 


신정화 학부모: 마찬가지다. 다른 데는 부모가 다 준비해야 한다.


김: 의무 교육은 헌법에 보장된 것 같이 초등교육은 무상교육이 되어야 한다. 학부모는 아이들 노음초에 보내면서 아쉬운 점이라든가 있으면 말해달라.


김태수 학부모: 아쉬운 점 없고 기대한 것보다 노음초는 너무 좋은 상황이다. 미국은 21명쯤 되는 아이들에 담임교사 2명 보조교사 2명이다. 집에 오면 묻는다. 오늘 선생님과 몇 마디 했냐? 그게 중요하니까. 그리고 노트에 그림 그리고 스토리를 쓰는 게 중요했다. 근데 이게 지금은 노음초가 너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이번 교육 과정 전시회 이야기를 뉴욕일보에 보냈다. 코로나 시대. 학습격차를 걱정하고 있는데 어른들이 너무 걱정하고 있는 게 아니냐! 여기가 그 현장이다. 아이들이 주변을 관찰할 수 있게 해주고 내가 가진 생각을 표현하고 말할 수 있고 아이들과 어울려 같이 살아가고 있는 습관을 길러주는 게 학교에서 해주고 있으니 걱정이 없다.


오: 경제 단원, 창업동아리, 달걀을 팔고 수익금, 이런 걸 어떻게 진행시킬까 고민인데 도움을 받고 싶다.

신: 달걀 수익금으로 30만 원이 생겼다. 생태동아리에서 달걀을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팔았다. 아이들과 의논해서 이것으로 연말에 산양 먹이 주기로 기부할 예정이다.


신정화 학부모: 너무 만족한다. 학교 주변 환경이 좋다. 요즘은 아이들이 비 오는 날을 기다린다. 비가 오면 산책하겠다 하면서 들떠서 가더라. 그런 모습 보고 있는 것도 너무 좋다. 집에서나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시골 학교의 공교육에서 해주고 있어 아주 감사하다. 


오: 각 학급 밴드를 이용해서 홍보하고 있다. 학부모와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이게 좀 아쉽다. 말을 편하게 할 수도 있고 마주했을 때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게 어렵다. 이게 우리의 숙제다. 이번에 그래서 전시장에 학부모의 참여를 시도한 것이다. 교사들도 오후에 전시장을 지킬 수도 있었지만, 학부모가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


혁신학교, 미래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응

김: 경북교육청에서 미래학교를 내년에 초·중학교 10개교를 지정했다는 언론 보도를 보았다. 한편 혁신학교에 대한 부정적 보도도 있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혁신학교 지정 취소를 학부모가 요구했다. 그것은 왜일까? 우리나라 대학입시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입시가 초등학교까지 연결되어 있어 학부모들은 교육본질을 추구하는 혁신학교 자체를 자신들의 이익적 관점에서 불안하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서울 이야기를 들어보면 혁신학교 추진에서 전체 교사들의 동의와 공감이 되어야지, 어쨌든 교육의 본질회복 추구과정에서 약간의 진통이 아니겠는가 한다.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학부모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북 10개 중 노음초가 지정되었다. 축하합니다.


오: 학교나 교사는 좀 다르게 교육본질에 다가가고 싶은데 입시제도는 그대로 가고, ‘인식의 공유’ 균형이 안 맞다. 교육에서 학부모와 협력 지원 체제. 이게 중요하다. 어쨌든 교육 당국이나 교사나 학부모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하지 않을까. 교육본질 추구로 아이들의 삶을 잘 성장시키는 교육결과를 확신할 때 교육 수요자들도 공감하고 혁신학교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학교는 문제가 없다. 모두 공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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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작품으로만 가득찬 복도

 

외부교사들이 본 전시회 소감은?

김: 학교에서 아이들이 닭을 키운다고 했다. 닭이 알을 낳으면 어떻게 하지. 아이들이 가져가냐? 했다. 신 선생님 말씀대로 그 수익금을 공익활동에 기부한다니 참 바람직하다. 외부교사들의 전시장 관람 소감은 어떤가?


오: 다른 많은 선생님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이걸 준비하느라 선생님들 고생했겠다. 이런 말이 불편하다. 사실 힘들지 않았다. 설치만 했을 뿐! 현장적용을 머리로만 생각하면 어렵다. 안 해보고 하는 말이다.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가는 것 같다. 그러나 교사들은 선생님들 힘들겠다. 생각할 수 있다. 


김: 오 선생님 말씀에 동감한다. 하지만 교사들의 학교 이동이 있으면 교육의 흐름이 깨질 수 있겠다.


오: 작년, 올해 교사들의 이동이 없어 사실 깊어질 수 있었다. 미래학교는 ‘초빙교사’를 신청할 수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80%) 새로운 교사들이 들어와서 하면 좋겠다. 미래학교는 전담교사 1명 더 올 수 있어 가능성을 줬다. 


김: 신규 교사와 전입 교사는 처음부터 이런 교육과정 적응에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오: 전시회는 이게 쉽지는 않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 내년 미래학교 때문에 도움을 얻을까 싶어 왔다가 모 중학교 선생님이 전시회 보고 한숨 쉬고 갔다. 민주성!이 중요하다. 시작부터 이렇게 할 수는 없다. 이제 바꿔나가기로 시작한다. 로 가야 한다. ‘저걸 다해야 해?’, ‘사진을 저렇게 많이 찍어야 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신정화 학부모: 저는 공교육을 너무 믿는데 각 학교 학부모 운영위원회 위원장들의 모임 자리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어느 분이 ‘학교는 안전교육만 해라. 우린 모두 학원을 보내면 되지 않냐’ 하지만 노음초등학교는 다르더라.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노음초의 이런 교육을 알리고 싶었다.

김: 예. 그래요. 안전도 참 중요하다, 모든 교육 활동에서 학교는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하지만 교육은 아이의 바람직한 성장과 행복을 위해 교사의 적극적 행위, 그 무엇이 아닌가요. 학교와 교사가 안전만 위한다면 학교와 교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학교가 경찰서, 소방서 등과는 다르지 않나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교사를 보는 안전관리자(?)로만 착각하여 보는 관점인 것 같다. 교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그래서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노음초의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홍보하여 시골 학교가 살아나도록 했으면 하네요. 학부모님들도 앞장서 홍보해주세요.


오 선생님 말 같이 전시장을 다녀간 모 학교 선생님이 과거 시범학교 실적물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하루아침에 그렇게 할 수는 없겠다. 교육 과정 운영 권한이 이제는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사의 자발성과 민주성, 실행력 등 역량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대담에서 노음초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교육본질을 추구하고, 서로 협동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진정한 교육공동체의 모습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서 미래학교가 무슨 거창한 세계로, 미래로가 아니라, 오로지 아이들의 삶을 가꾸고, 교육본질을 지향하고, 기본을 바로 세우는 교육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노음초등학교가 경북 초등교육과 미래학교 확산에 견인역할을 하도록 바랍니다. 오늘 바쁘신데 긴 시간을 내어주신 네 분 선생님들과 두 분 학부모님께 고맙고,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방문에 도움을 주신 유동희 교장선생님과 김종석 교감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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