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멀리서 빈다

기사입력 2024.10.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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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집 멀리서 빈다』에서/ 시인생각. 2013.

 

아무도 모르는 곳, 너와 내가 모르는 곳에서 자연이 늘 그러하듯이 제철을 지켜내고 있다. 꽃처럼 웃고 있는 너가 있고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내가 있다. 그렇기에 눈부신 아침은 고요한 저녁이 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고요한 저녁이 오듯 세상은 평화롭다. 평화는 자연과 인간의 선순환이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진실과 정의로움의 관계이다. 그것이 진정한 평화이다.

이처럼 아무도 없는듯하지만, 자연도 사람도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세상에 남이란 없다. 일찍이 묵자가 말한 『천하무인 天下無人』이다. 

내일모레가 민족 최대명절 추석이다. 이번 추석에는 일 년 가도 소식 없는 분들에게 내가 먼저 안부라도 전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독자들이여, 안부를 묻노니, 가을에는 부디 아프지 말고 가을을 즐겨라 

(김진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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