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시험

기사입력 2025.01.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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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날인데

나는 오늘도 놀았다

몇 점이나 나올까?

밖을 내다보았다.

새들이 나무에 앉아 논다.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강원 동해 남호초등 6학년 이우진 (2004.12. 9.)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초등학교 어린이 시’에서, 2007. 보리』

 

 

오늘 길거리를 가다가 중학생들을 만났다./왜 이렇게 일찍 집에 가냐?/오늘 시험 끝내고 가요/좋겠네./예. 해방이에요. 해방! 

 

그렇게 말한 아이 얼굴에 해맑은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시험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행복이 성적순인가요? 하면서 자기 목숨을 버린 아이도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 평가권은 교사에게 있다면서 교육부의 전국일제고사 정책에 반대, 저항한 일도 있었다. 문제는 교육의 결과가 시험지 한 장으로 곧 그 아이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는가. 그게 진정한 학력인가? 그게 아니라면 진정한 교육 대안은 무엇인가? 교육계의 해묵은 논쟁이었다. 물론 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방식과 내용이 문제다. 교육현장의 교실 수업은 예전보다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대학 입시 때문에 입시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만난 중학생들은 어떤 시험을 치렀기에 해방이라며 웃음꽃을 피웠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시험이나 학원가는 문제로 아이들이 압박감을 느낀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누군가 경쟁교육은 야만이라 했다. 오로지 남을 짓밟고 올라가는 경쟁과 시험기술을 가르치는 평가는 그만두어야 한다. 물론 지필고사도 평가의 하나이나, 획일적이고 무차별적 일제고사식 시험지평가는 사교육을 조장할 뿐이다. 인디언 아이들은 시험을 치를 때 서로 의논하여 문제 해결의 답을 찾는다고 한다. 학교는 배움의 공동체로서 민주주의 축소판이 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 우리 교육도 협력과 소통이 어우러진 학습이 학교 현장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20년 전 6학년 이우진 어린이는 지금 30대 중반이 되었겠다. 이우진은 밖에서 놀아도 시험 점수 때문에 걱정이다. 기분이 즐겁지 않다. 마침 나무에 앉아 노는 새를 보고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고 있다. 새는 하늘을 나는 자유이자, 구속과 압박에서 벗어나는 해방의 상징이다. 지금쯤 어른이 된 이우진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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