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제대로 된 혁명

기사입력 2025.07.2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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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소름이 끼치도록 심각하게는 하지 마라

너무 진지하게도 하지 마라

그저 재미로 하라


사람들을 미워하기 때문에는 혁명에 가담하지 마라

그저 원수들의 눈에 침이라도 한번 뱉기 위해서 하라

돈을 쫓는 혁명은 하지 말고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하라


획일을 추구하는 혁명은 하지 마라

혁명은 우리의 산술적 평균을 깨는 결단이어야 한다

사과 실은 수레를 뒤집고 사과가 어느 방향으로

굴러가는가를 보는 짓이란 얼마나 가소로운가?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도 하지 마라

우리 모두가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하라

즐겁게 도망치는 당나귀들처럼 뒷발질이나 한번 하라

어쨌든 세계 노동자들을 위한 혁명은 하지 마라


노동은 이제껏 우리가 너무 많이 해온 것이 아닌가?

우리 노동을 폐지하자, 우리 일하는 것에 종지부를 찍자!

일은 재미있을 수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일을 즐길 수 있다.

그러면 일은 노동이 아니다!

우리 노동을 그렇게 하자!

우리 재미를 위한 혁명을 하자!


D.H. Laurence, 영국 작가, 1885-1930

 

4월은 혁명의 계절인가? 망상에 젖은 괴물 하나가 결국 민중들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빛의 혁명에 쫓겨났다. 로렌스는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고 했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대다수 대한국민은 춤추고 노래하고 외치고, 분노하고, 끝내 연대하고 단결된 힘으로 민주주의가 불탄 자리에 희망의 민들레 홀씨를 또다시 뿌렸다. 

빛의 혁명! 대한민국의 또 다른 사월 혁명이었다. 피 한 방울조차 흘리지 않는 순백의 혁명이었다. 하지만 조심하자. 장미대선이 오고 있다. 껍데기를 골라내자. 제대로 된 혁명을 하자. 그것은 우리의 산술적 평균을, 사고를, 깨는 일이기에 말이다. 용서할 것은 용서하고, 일벌백계할 것은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그리하여 민중을 배반한 껍데기들은 봄바람에 날려버리자!    

(김진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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