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생님, 바다 그리고 사랑하는 내 친구들

기사입력 2006.10.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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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기성중 2학년)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 가는 길……. 
어젯밤 할머니들께서 시끌벅적 춤추고 재밌게 노시던 골목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쥐 죽은 듯 조용하고, 제비들이 짹짹짹 난리다. 

버즈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룰루랄라 등교하는데, 사람 하나 없는 길목에 강아지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우리 학교의 선생님과 아이들의 사랑과 이쁨을 받고 있는 강아지들이 일찌감치 나와서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는 것이다. (물론 날 보면 무슨 원수라도 만난 듯 심하게 짖어대는 강아지들도 있긴 하지만.)

휴……. 오늘 하루도 어제와 같이 되풀이 되는 일상이 시작될까? 교실에 들어서자 얼굴은 나름 얼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사는 하영(일명 랩퍼용이)이가 제일 먼저 일어나 날 반겨 준다.
“요! 코러스 현감!”그러면 나는“요! 랩퍼 용이!”하고 대답을 해준다.‘현감’이라는 별명은‘현현이김’에서 자꾸자꾸 변해가는 나의 별명이다. 언제 어떻게 다른 과일과 먹을 것으로 바뀔 지는 나도 모르겠다.

우리는 친한 친구 4명의 이름을 따서‘하희진주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나 샤방현희(코러스현감), 앞서 소개한 캄칙하영(랩퍼용이), 뽀대민주(댄스민황), 간지혜진(보컬혜황)’과 가방도 그대로 맨 채 춤을 춰댄다. 유일한 보컬 간지혜진은 얼마 전에 전학 왔는데 정신세계가 매우 똑같아서 하희진주의 멤버로 영입시켰다. 그리고 뽀대민주는 춤을 아주 잘 춘다.

평소에는 매우 조용한 성격이지만 댄스곡만 나왔다하면 자신의 끼를 자제할 수 없는 정도에까지 다다른다. 그래서 황내숭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 친구다.
요즘 매우 인기 있는 댄스곡 슈퍼주니어의 ‘U'라는 곡으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놀다가 우리는 또 선호에게 맞고 은혜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선호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하는 친구다. 그리고 우리같이 정신 사나운 아이들은 정말 싫어하는 친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하희진주는 선호에게 매일 맞는다. 그리고 은혜는 잘 때리지는 않지만 잔소리를 많이 한다.. 그래서 일명‘애엄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반은 개성이 심하게 뚜렷한 친구들이 많다. 모두 다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 또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수업시간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하다. 대신 남자애들이 난리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질 않나, 돌아다니지를 않나, 동물소리를 내질 않나, 자기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설명하시는 선생님께 달려가서 “왜~요!”하고 소리를 지르지를 않나. 도시의 큰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행동들이라고 하는데, 우리 반은 한 번도 진지하게 수업을 들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중학교 2학년생이다. 언제나 배가 고픈 중학교 2학년들! 그래서 우리 반 애들은 점심시간만을 기다린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치는 순간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2초안에 우리 반엔 아무도 남지 않는다. 
처량하게 책을 덮고 계시는 선생님 뿐!
그렇게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남학생들은 축구를 하고 여학생들은 교실에서 자거나 노래를 듣는 등... 모처럼 달콤한 휴식시간을 갖는 시간이다.

5교시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금요일~ 우리 반 애들이 가장 좋아하는 날이다. 왜냐하면 2주에 한 번 있는 독서시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은 독서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에 은혜랑 용이 같은 친구들은 점심시간에 다 못 잔 잠을 채우기도 한다. 
그런다고 선생님이 혼내시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라고 웃으면서 깨워주시긴 하지만. ^^

6교시는 집에 간다고 들뜬 내 친구들이 가장 수업 열심히 듣는 시간이다. 그리고 하교 종이 “띵동댕~”하고 치면 친구들은 우르르 교실을 나간다. 그렇지만 나는 서기라서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학급일지를 쓴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거라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왠지 학급일지를 쓰는 시간은 뿌듯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학급일지를 쓰면서 혼자서 고독에 빠진다. 고독놀이는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놀이다. 오늘 고독놀이는 우리 학교를 주제로 했다. 그래서 난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내가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뭘까’하고. 그리고 그 답이 나왔다..

지금 내가 다니는 학교는 비록 전교생이 60명이 겨우 넘는 작은 시골 학교이지만 어느 학교 선생님들보다 열성적으로 가르쳐주시고 자기 자식처럼 잘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고, 항상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주는 바다와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내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학교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친구들을 떠올리면 나는 나도 모르게 웃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역시 친구라는 건 한순간에 고독에 빠져있다가도, 슬픈 일이 있을 때도 나를 미소 짓게 해주는 존재인 것 같다.
그렇게 혼자 고독놀이를 하다가 난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또 어김없이 기성바다에는 붉게 태양이 떠올랐다. 
그리고 난 오늘도 어제 걸었던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강아지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를 쫓아온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되지만 학교, 선생님, 바다, 그리고 사랑하는 내 친구들……. 그들이 있기에 난 오늘도 학교 가는 길이 즐겁다.

[기성중 2학년 김현희 기자 uljin@ulj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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