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축구장 13.5개 면적 백사장 사라졌다… 동해안 ‘연안 침식 심각’

울진, 봉평·산포지구 침식 심각 단계인 ‘D등급’
기사입력 2017.06.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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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 등급>

연안 침식으로 경북 동해안 백사장이 지난해 축구장 면적의 13.5배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5일 경북도에 따르면 '2016년 연안 침식 실태조사' 용역 결과 백사장 면적은 9만6천329㎡(축구장 면적 13.5배), 체적은 20만559㎥(25t 트럭 1만2천857대 분량) 감소했다.

동해안 지역의 연안 해수욕장의 경우 높이 1~2m의 모래 절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년 확연히 줄어들고 있는 모래사장에서 침식을 확인할 수 있다. 지오시스템리서치 컨소시엄이 울진과 영덕, 포항, 경주, 울릉 5개 시·군 35곳과 침식이 심한 6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울진 백사장 11곳 평균 폭은 전년보다 6.5% 줄었고 영덕 9곳은 6.5% 감소했다.

2016년 조사결과 백사장 침식 등급이 A(양호)인 경우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1곳도 없다. B등급(보통)은 2015년 8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C등급(우려)도 27곳에서 28곳으로 증가했다. D등급(심각)은 6곳에서 4곳으로 줄었다. 침식 우심지역(C+D 등급) 비율은 전년 80.5%에서 78.0%로 다소 감소했다. 영덕 88.9%, 포항 87.5%, 울릉 75.0%, 울진 72.7%, 경주 66.7%로 나타났다.

경북의 침식 우심 비율은 전국 평균 58.0%보다 크게 높고 울산(100%), 강원(97.6%)에 이어 세 번째다. 경북에서는 2015년에도 축구장 면적 10.6배에 이르는 7만6천7㎡의 백사장이 바다로 쓸려 내려갔다.

침식현상은 포항지역을 시작으로 영덕, 울진 지역으로 북상할수록 더욱 심각한 현상으로 보이고 있다. 울진 죽변면 봉평해수욕장의 경우 죽변항 방파제 연장에 따른 파도의 집중으로 중앙구간의 모래유실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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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진…사라지는 백사장

울진 등 경북 동해안의 연안 침식이 해마다 심화하면서 해안 곳곳이 흉측하게 변하고 있다. 일부 해수욕장은 다행히 복원이 진행되거나 추진되고 있지만, 상당수 해안은 침식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죽변면 봉평 해변은 침식현상이 가장 심각한 해변 중 하나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백사장 길이는 50m가 넘었다. 하지만 현재 해변 길이는 고작 20m 남짓이다. 일부 지역은 모래가 바다로 쓸려나가 높이 2m가량의 절벽이 생겼다. 바닷속도 모래가 없긴 마찬가지다. 바닥엔 어른 주먹 크기의 자갈이 가득했다. 사실상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다.

산포지구는 한때 백사장 폭이 100m에 달했지만, 오랜 기간 모래가 쓸려나가며 지금은 도로 유실과 복구를 걱정하는 등 봉평과 산포지구는 침식 '심각' 단계인 'D' 등급을 받았다.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하나인 월송정이 있는 평해읍 월송리도 2014년 2월 국비 등 264억원을 들여 수중 방파제 800m를 설치하고 해안가에 모래 7만6000㎥를 투입하는 등 침식 방지 공사를 했다. 하지만 월송정 앞의 해송 군락지와 바다의 거리는 불과 20여m다. 모래가 쓸려 내려가면서 해안의 해송들이 쓰러지고 뿌리까지 드러난 해송들이 여전히 있어 효과가 의심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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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평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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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송지구>

◆ 연안 침식의 원인

문제는 이와 같은 해안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침식 방지와 연안 복원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강력한 의지와 해안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안 침식은 다수의 원인이 복합돼 발생되지만 하천에서 바다로 가는 모래 공급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울진군 산포리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 해변은 오랜 기간 인근 왕피천에서 많은 모래를 공급받아 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왕피천에 21개의 보(洑)가 건설되면서 모래 공급에 큰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2010~2015년 5만2038㎡의 해변이 사라졌다.

이외 하천 상류의 개발 및 하천 골재 채취에 의한 공급 토사의 감소이다. 또 항로ㆍ항내 토사의 준설 및 해사 채취, 항만ㆍ어항 등의 해안구조물 건설에 따른 이유도 있다. 죽변면 주민 남모(52·여) 씨는 “그 넓던 백사장이 죽변항 방파제가 생긴 이후 없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봉평해변은 해안 북쪽 죽변항에 큰 방파제가 들어서면서 모래의 흐름이 막혔다. 동해안의 여름철 파도는 남동쪽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친다. 이 파도를 타고 남쪽 해변의 모래가 북쪽으로 이동한다. 겨울에는 반대로 북동쪽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파도가 움직인다. 이에 따라 여름에 북쪽으로 갔던 모래가 다시 남쪽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방파제가 생기면서 남쪽으로 돌아가야 할 모래가 항구 안쪽에 그대로 쌓이고 있다.

또 온난화 현상 등 기상이변에 따른 너울성 파도 등이 해안선 붕괴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어떤  학자는 해안도로도 침식의 주범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후포면 금음리 해안이 높은 파랑 파도에 의한 모래 유실과 호안파손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규모 바닷모래 채취도 연안 침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바닷모래가 집중적으로 채취되고 있는 울진군 기성면 구산리, 월송리, 봉산리 등의 해안침식이 심각한 것이 반증이다. 국내 해안도로는 육지보다 바닷가 쪽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건설되는 게 일반적이다. 도로를 떠받치는 옹벽은 보통 백사장 위에 건설한다. 토지 보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백사장 면적이 좁아져 해안 침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진재율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침식연구실장은 “백사장이 좁아지면 파도의 충격을 흡수해 주는 완충지대가 줄어들게 된다.”며 “해변이 파도 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해 주지 못하니 침식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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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안 침식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연안 해안 침식현상은 경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원인은 크게 나눠서 해수면 상승, 태풍, 파랑 파도 등 기후 변화와 해안 개발, 방파제 건설, 바닷모래 채취 등의 이유이다. 연안 침식은 단순이 모래 유실의 문제가 아니다. 연안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휴식 및 생활공간을 잠식시킴으로써 사회·경제적 피해를 주고 있어 심각한 사안이다.

정부와 경상북도는 동해안 연안 침식을 막고자 올해 181억원을 들여 해안 시설을 정비한다. 도내 41개소 연안을 대상으로 침식 실태를 조사해 침식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서는 최우선으로 연안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울진에는 금음리, 월송지구, 산포지구에다 바닷속 방피제인 잠제를 설치하고 기존 둑을 보수한다.

동해안발전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연안 침식과 관련해 매년 모니터링을 실시해 용역보고를 한다.”며, “지역별 침식에 따른 양빈(다른 지역의 모래를 인공적으로 공급) 등에 대한 대책 마련과 정부 차원에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사업비 200억원 이상 설정된 국가사업 시행 기준을 100억 원 이하로 하향 조정해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국가 주도로 보다 효과적 대응책을 시행하고 전문시설을 서둘러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지역별 대책수립이 시급하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역별 침식특성에 맞는 한국형 침식방지 공법개발이 시급하고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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