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남 진복2리 낫대끝산 해수탕 건립 “사유재산권 침해 VS 주민의견 무시” 팽팽

주민, 낫대끝 산을 허물면 동정항 기능 상실···공사시 소음·분진 피해···당나무 파괴로 재앙 닥칠 것
기사입력 2010.09.1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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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남면 진복2리 동정마을의 낫대끝 산을 헐고 건립될 예정인 해수목욕탕 조감도

 

근남면 진복2리 동정마을의 낫대끝 산을 헐고 사업가 A씨가 해수목욕탕을 건립하려 하자, 인근 주민들이 여러 가지 피해를 우려하면서 관계 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반대 플래카드를 게첩 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근남면 진복리 동정항과 연접한 9,740㎡(약 2,946평)의 부지를 지난 2002년도에 매입한 사업가 A(울진읍)씨가 건축면적 2,329㎡, 연면적 9,206㎡ 규모의 해수목욕탕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씨는 지난 2008년 8월 6일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11월 27일 군 작전상 보안성검토 협의, 12월 18일 산지 전용 허가, 12월 22일 도로 점용 및 연결 허가 등을 끝내고 12월 23일에 울진군으로부터 해수목욕탕 건축 허가를 승인받았다.  

 

동정 마을 낫대끝 산 해수탕 건립 반대 현수막

 

그러나 진복2리 주민들은 생계 위협 등을 이유로 반발하면서, 9월 10일 현재 사업 추진 반대를 내용으로 하는 진정서를 울진군을 비롯한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이미 제출한 상황이다.   

 

동정 마을 우석출씨는 “울진군은 해수탕 허가를 내주면서 주민 의견 한번 듣지 않았다”며, “울진군이 낫대끝 산을 매입해서라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복2리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수산업경영인연합회 울진군 북부지회 우석출 지회장은 “낫대끝 산을 없애고 해수탕을 건립하면 인접한 동정항의 기능이 완전히 상실되어 어업인들의 생계에 막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공사시의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인근 바다 속에 사는 어류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해수탕이 완공 되더라도 오폐수가 바다로 유입되어 어류의 서식처가 완전히 파괴될 것이고, 특히 낫대끝 산 입구에는 조상 대대로 마을에서 숭배해온 당산(堂山) 나무가 있는데, 산이 없어지면 마을에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으로 대다수 주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복2리 주민들은 해수탕 건립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거나, 해수탕을 건립할 시에는 진복2리 주민들을 집단으로 이주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장기간에 걸친 시위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라도 해수탕 건립 반대를 위해 집단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복2리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사업가 A씨는 “당초에 해수탕을 건립하기 위해 낫대끝 산을 매입했고,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제반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주민들이 집단으로 해수탕 건립을 반대하고 있지만 그것은 명백한 사유재산권 침해이다. 사유 재산을 손해 보는 만큼 추후에 법적 대응을 통해서 단호하게 문제를 해결하겠다. 또 늦어도 9월 중으로 해수탕 건립 공사 착공계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미 투자한 자금이 큰 만큼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사업을 포기할 입장은 아니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처음에 마을 어른들을 만나서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당산 나무를 원하는 곳으로 옮겨주고, 마을기금까지 내겠다고 했다. 해수탕을 짓기 위해 이미 10억 이상의 돈이 투자됐는데 어떻게 중간에 포기하는가? 무슨 일이 있든지 해수탕을 건립할 것이다”고 말했다.     

 

해수탕 건립을 둘러싸고 사업주와 주민들 간에 찬반양론이 분분한 가운데 울진군 관계자는 “민원인이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추어서 건축 허가를 신청할 경우 거부할 수 없는 것이 공무원의 입장”이라며, “추후에 공사 착공 신청이 들어와도 법적으로 미비한 사항이 없다면 승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진복2리 우석출 지회장은 “2008년 12월에 울진군이 해수탕 허가를 내줄 당시에 담당공무원이 현장만 둘러봤을 뿐, 인근 주민 한사람 만나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주민 의견이 철저하게 무시당해 온 것이다. 울진군이 보유한 해안 중에서도 최고의 청정지역이며 경치가 수려한 낫대끝 산을 없애고 개인 사업자가 해수탕을 짓겠다는데, 주민들 의견 한번 들어보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서 “지금 주민들이 당하고 있는 피해는 해수탕 건축 허가 당시, 담당 공무원의 섣부른 판단으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보게 되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당연히 울진군이 져야 한다. 불과 20여명 안팎인 울진군 공무원들의 결정으로 진복2리 주민들 전체가 피해를 봐서야 되겠는가? 지금이라도 울진군이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낫대끝 산을 영구히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복2리 동정마을 낫대끝 산 해수탕 건립 사업과 관련한 논란은 현재로서는 문제를 풀 실마리가 쉽게 보이지 않는 상황으로, 주민들과 사업자 양측이 지속적으로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게 주변의 지적이다.

 

▣ 근남면 진복2리 동정마을 낫대끝 산은 어떤 곳인가? ▣

 

30여 미터 높이의 낫대끝 산에서 내려다본 동정 마을

낫대끝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동정항

 

근남면 진복2리 동정(洞庭)마을은『울진군지』에 따르면 호수(湖水) 같은 바다를 둔 전경이 이태백이 술을 마시며 시를 읊조렸다는 중국의 양자강 기슭 동정호(洞庭湖)와 비슷하다 하여 동정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동정 마을은 ‘맛불’, ‘샛불’, ‘최촌(崔村)’, ‘홍촌(洪村)’ 4개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고, 현재 50가구 7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쪽빛 동해바다가 앞으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조망이 지극히 뛰어나고, 가까이 흩어져 옹기종기 터를 잡은 동정 마을의 아름다움이 비할 데 없다.
특히 동정항을 포근히 감싸 안으며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낫대끝 산의 비경은 명품이다.  

 

낫대끝 산 남쪽 갯바위에서 내려다본 기암괴석과 진복리 해안선

낫대끝 산 북쪽 갯바위에서 내려다본 백사장과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해안선

낫대끝 산 안쪽의 백사장

 

마을 주민들이 ‘망재’ 또는 ‘망자뿔’로도 부르는 낫대끝 산은 애초에는 마을 공동 소유였지만, 1970년대 중반에 마을 기금이 필요해진 주민들이 개인에게 매매했다.  

 

동정항 옆에 우뚝 솟은 높이 30여 미터의 낫대끝 산에는 수령이 십 수 년부터 백여 년에 이르는 소나무 수십 그루가 모진 해풍을 견디며 의연히 서 있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십 수 미터 길이의 신우대 오솔길은 해송과 어울려 터널을 이루며 단조롭지 않은 화음을 연발한다.  

 

낫대끝 산 입구에서 왼쪽으로 꺾어 돌아 갯바위를 오르면 오른쪽 아래에 깊숙이 숨겨져 포구 형상을 한 작은 백사장이 나타난다.  

 

잔자갈을 바닥에 깔고 은밀하게 숨어 있는 백사장은 일부러 찾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울진 지역 101.2km 해안선 가운데서도 으뜸이다.  

 

백사장 뒤쪽에는 긴 세월을 인고로 버텨온 바위병풍이 둘러있는데, 바위 중간에 작은 석굴이 보인다.  

 

낫대끝 산의 기암괴석은 갈매기들의 서식지이다

낫대끝 산이 품고 있는 백사장 뒤쪽의 바위병풍에 뚫려 있는 작은 석굴

 

동네 주민들은 수년전까지만 해도 바위굴속에 박쥐가 살았었다고 전하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고, 주변 갯바위와 풍광을 겨루면서 바다 갈매기들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백사장 좌우에는 수만 년 동안 해풍과 파도에 닳고 닳아 암석의 원형질만 남은 기암괴석이 한 폭의 비구상화를 연출하면서 감아 돌았다.  

 

갯바위의 기기묘묘한 풍광은 검푸른 동해바다와 어우러지며 누구에게나 신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옹골찬 모습으로 멋들어진 암석미를 이루고 있는 낫대끝 산의 곡선미는 금강을 줄여 놓은 듯 한 덩어리의 웅장한 조각상을 연출하고 있다.  

 

낫대끝 산 입구에 서 있는 당산(堂山) 나무

 

낫대끝 산을 오르는 오솔길 입구에는 당산(堂山) 나무가 서 있는데, 금줄이 쳐져 있고 당나무에 문종이를 걸어두었다.  

 

마을 사람들은 낫대끝 산을 헐고 해수탕을 짓는다는 소문을 듣고 8월 29일에 산을 없애지 않도록 해달라면서 성황제를 올렸다고 전한다.  

 

진복2리에는 할배당 1군데와 할매당 2군데 등 총 3군데의 성황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낫대끝 산은 마을 당산(堂山)으로써 수백 년 전부터 마을사람들이 고기잡이의 풍어와 마을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고사를 올려오고 있는 할매당이다.  

 

주민들은 6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낫대끝 산을 걸어 오르내리면서 옆 마을과 왕래를 했었다고 말한다.  

 

동정항과 연접한 낫대끝 산. 마을 공동 소유였지만 1970년대에 개인에게 매매됐다

 

그런데 1970년대에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낫대끝 산의 허리를 두 동강 내면서 길을 뚫고 난후부터 뚜렷한 이유도 없이 마을 사람들 수십 명이 다치거나 죽어나갔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낫대끝 산을 허물고 해수탕을 건립하는 것에 결사반대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주민들은 “낫대끝 산은 마을의 당산이다. 낫대끝 산을 깎아서 없애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다른 경우처럼 보상을 바라거나 돈을 원하는 게 아니다. 1970년대에 낫대끝 산의 허리를 자르고 길을 냈을 때 이유도 없이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병신이 되는 것을 우리 눈으로 다들 지켜보았다. 이것은 단순한 미신으로 치부할 수 없다. 낫대끝 산을 없애버리고 나서 마을 사람들에게 미칠 재앙이 가장 두렵다. 이것은 진복2리 마을이 존속하느냐, 못하느냐로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진복2리 주민들은 울진 군민이 아닌가? 이 문제는 건축허가를 내준 울진군에서 어떤 식이든지 해결 방안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산을 오르는 좌우에는 십 수 미터 길이의 신우대 오솔길이 풍치를 더한다

해풍과 파도에 닳아 암석의 원형질만 남은 기암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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