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회, 신규 원전 유치 찬·반 의견 청취

반대 진영 ‘주민들 간의 갈등만 조장···여론 조사 공정성 결여···14개 선결조항 무력화시킨다···과업지시서 공개돼야’ 주장
기사입력 2011.02.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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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반대 의견 청취

유치 찬성 의견 청취

울진군이 신규 원전 부지 유치를 계획하고 있는 위치 지형도

 

 

신규 원자력발전소 유치와 관련해 울진군의회(의장 송재원)는 오늘(2월 7일) 오전 10시와 11시에 각각 반대와 찬성 진영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전 10시에 열린 반대 진영에 대한 의견 청취에서는 울진사회정책연구소를 중심으로 각 사회단체에 소속된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신규원전 유치를 반대하는 홍경표(울진사회정책연구소), 이규봉(울진참여자치연대)씨는 “신울진원전 4개호기 부지를 내줄 당시 정부가 약속한 14개 선결 조항 중 원전 종식이 포함되어 있고, 14개 선결 조항조차 이행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신규 원전 2개호기를 추가로 유치하겠다는 건 주민들 간의 갈등과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또한 신규 원전 부지로 근남면 산포리 일원이 지정된다면, 그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상당한 재산상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해당 부지 안 주민들의 재산상의 피해에 대한 보상 계획이나 대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또 신규 원전을 유치하게 된다면 건설 기간 동안 반짝 경기는 있을지 몰라도, 수려한 관광 자원 등 잃는 것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주광돈(울진읍. 사업)씨는 “신규 원전을 유치하겠다는 울진군 집행부의 의도가 궁금하다”고 전제한 후, “신규원전 유치와 관련한 여론 조사가 실시되기 전부터 이미 일각에서는 찬성이 몇 퍼센트니, 반대가 몇 퍼센트니 하는 말이 떠돌았다. 그래서 여론조사 결과는 이미 공정성을 잃고 있다. 그런 면에서 군의회에서는 집행부에서 상정한 신규 원전 유치 동의안을 의결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론 조사를 실시한 울진군과 리서치 기관을 고발해야 한다. 또한 울진군에서 추진 중인 신규 원전 계획이 실패할 경우, 주민들 간의 갈등을 부추긴 울진군과 군의회 등은 분명히 공동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기성(죽변면. 사업)씨는 “공무원들의 각종 행위는 법률적인 효력을 갖고 있다. 신울진원전 부지를 내줄 당시에 정부로부터 약속 받은 14개 선결 조항 또한 법률적 효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문서상으로 원전 종식이 보장되어 있는 14개 선결 조항을 무력화시킨 울진군 집행부의 행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또한 지금까지 수십 년간 원전 지원금을 얻어 썼는데, 울진군이 인근 영덕군이나 영양군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있는가?”라며 반문했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 조상현 소장은 울진군이 용역 기관을 통해 실시한 주민 여론 조사의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조 소장은 “여론 조사는 무엇보다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번에 실시된 여론 조사는 일방적이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 제일 중요한 항목인 유치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 항목은 제일 뒤로 빠지고, 조사 대상 주민들의 의도를 왜곡시키기 위해 신규 원전 유치시의 인센티브 항목이 앞쪽에 위치하고 있다. 또 타 지역과의 경쟁력을 묻는 항목도 앞쪽에 배치했다. 또한 신규 원전 유치 부지는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 라며 설문 조사 대상자들에게 강압적으로 묻고 있다. 항목 구성이 이렇다보니 여론 조사 결과가 공정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이미 앞쪽의 항목에서 일정 부분 세뇌 당하다시피 된 마당에 찬반 의견을 개진한 꼴이 되고 말았다. 또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조사 대상 주민 1천명이 모두 응답한 것으로 돼 있는데, 응답자의 구체적인 데이터가 누락되어 있다. 구체적인 응답자의 데이터도 없이 여론 조사의 최종 결과만 발표하는 건 잘못이다. 이번에 실시된 여론 조사의 공정성을 정확히 분별하려면 울진군에서 여론 조사 실시 기관에 건네준 과업지시서가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에 걸쳐 진행된 반대 진영의 의견 청취 후에 오전 11시부터는 찬성 진영의 의견 청취가 1시간동안 이어졌다.

 

찬성 진영에서는 울진군 번영회 연합회를 중심으로 이장협의회, 청년연합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죽변면 발전협의회 윤영복 회장은 “원래 원자력발전소를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원전을 찬성하는 쪽으로 바뀌게 됐다. 원자력발전소 6개 호기가 가동되고 있고, 4개 호기가 건설 중이거나 계획되어 있는 마당에 2기가 더 들어온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는가? 여전히 혐오 시설이고 위험한 시설인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원전을 유치하게 되면 원전뿐만 아니라 원전과 관련된 다른 기반 시설들이 함께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면에서 신규 원전은 꼭 유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거부 울진군 노인회장은 “원자력발전소가 유치되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30년 전에는 원전을 반대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울진 같은 오지에 다른 종류의 큰 공장이 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하고, 이왕 원자력발전소가 있는데 신규 2개호기를 더 유치하자. 군의회에서도 제대로 판단해서 원전이 유치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김형삼 근남면 번영회장은 “10년여 전부터 집중적으로 육성한 친환경 농업이 울진군 실정에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산업 또한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외지인들이 머물러 가는 곳이 아니라, 단순히 거쳐 가는 곳에 불과하다. 울진 발전의 비전을 위한다면 신규 원전을 유치해서 지역 발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년전에 방폐장을 유치하자는 운동이 벌어졌을 때, 군의회에서 군민의 뜻을 따르지 못해서 비난도 많이 받았었다. 이번에는 군민의 뜻을 잘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일영 행정동우회장은 “시대가 변했다. 예전에는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했던 오준석 국회의원을 욕했지만 지금은 하늘같이 모셔야 한다. 결국 오준석 국회의원이 있었기에 울진 지역이 이만큼이라도 발전해 왔다고 생각한다. 군의회에서 군민들의 의지를 잘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울진군 이장협의회 박용선 부회장은 “원자력발전소 옆에서 30년을 살아봐도 별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수년전에 경주에 방폐장을 뺏기고 난 다음에 이제는 주민들도 많이 깨우친 것 같다. 군의회에서도 좋은 결정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세진 평해읍 번영회장은 “다들 살기가 너무 어렵다. 지금 신규 원전을 유치한다고 해도 공사는 10~20년 뒤에나 시작될 것이다. 후손들에게 먹고 살 방편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나마 울진원자력발전소가 있어서 울진군 인구가 영덕이나 영양보다 많은 것 아닌가? 특히 원전을 유치하지 않으면서 관련 사업을 해달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러나저러나 먹고 사는 게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근남면 산포리의 신규 원전 유치 부지 안에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예전에 산포리가 전원개발예정지구로 고시되어 있을 당시에 재산상의 행사도 못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봤다. 그 고통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며, “만약 유치가 된다면 해당 부지 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재산에 대한 선보상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의거해 오는 2030년까지 총 41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2017년부터 2030년까지 기존 예정 부지 6기 이외에 신규 원전 7기를 건설할 예정 부지를 계획하고 있으며, 2012년까지 신규 부지 2개소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공모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에 울진군이장협의회, 울진군 번영회, 울진군 노인회, 울진군 청년회, 행정동우회 등 5개 단체의 ‘원자력부지 신청 및 원전 관련 시설 유치 건의서’를 접수한 울진군은 대주민 반상회 홍보를 거쳐 지난 1월에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울진군은 1월 28일 울진군의회와의 간담회를 거쳐 유치 동의안을 군의회에 상정했고, 군의회는 유치 동의안 통과 여부를 2월 9일 오전 11시 제181회 임시회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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