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는 사람

기사입력 2011.04.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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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인‘페인트 최’는 고향이 서울로서 울진에서 15년간을 생활했다.
현재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며 한국미협·도무스·예형회 회원 등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딱히 사는데 불만이 없고, 아픈데 없고, 밑바닥까지 가난해 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이것은 딱히 사는데 불만이 있고, 아픈데 있고, 밑바닥까지 가난했던 사람일지라도 그다지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한 결론을 말하자면...
딱히 사는데 불만이 없고 아픈데 없고 가난해 보지 않았던 시절엔 그 단어의 의미가 절절이 가슴에 박힌 적이 없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머리와 가슴을 통과해 온 몸으로 이해되고 실천이 되고 간직 되는 과정엔 더 파고들 수 없는 바닥의 느낌이 중요할 수 있다.  

 

바닥을 쳐 본 사람만이 가지는 그것.
욕심과 이기심을 혐오하고 어떤 소원이 생기는 것.
무엇일까?  

 

그것은 나에게,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돕기는 어려워도,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더 잘 도와준다는 사실을 와 닿게 하고, 없어 보니 없는 사람을 결정적으로 도울 수 있게만 살면 좋겠다는 소원을 갖게 했다.  

 

비움.
단어를 풀어 뜻을 알기야 쉽지만, 비움이 바로 채움이라는 사실.
굽이굽이 생의 굴곡을 부딪치며 부여잡은 의미가 얼마나 귀한지 아무나 알 수 없으니.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자상하고 뜻이 잘 맞는 남편과 직장과 학생으로서의 모범 삼남매 와 함께 남부럽지 않은 부와 사랑 넘치는 가정을 가꾸면서 잘 산다.
자기 앞만 보고 살아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데, 늘 주위 사람들에게 퍼주고 산다.  

 

자기도 잘 모르는 누군가의 아들이 등록금이 없다는 소리에 조건 없이 등록금을 내어놓고, 동네 폐지 줍는 아줌마 아저씨들에게 따뜻한 차와 빵을 준비해두었다 먹이고.   

가려진 골목 안쪽 가난한 이웃에게 큰 김치 통을 건네고.
말없이 안 보이는 곳에서 끝없이 내어준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어 보면 “나도 꽤 오랫동안 힘든 시기가 있었어. 그 때 누군가의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었는데 잊을 수가 없어. 이나마 사는 건 나의 힘이 아니며, 내가 가진 걸 나 혼자만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누면서 살아야지.” 한다.  

 

“당신은 꼭 천사 같네” 그러면, “우리 남편은 더 천사야” 하는 부부.  
내가 아는 그 사람.
웃으면서 즐겁게 매일매일 비우면서 사는데, 왜 매일매일 충만하게 채우면서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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