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울진땅속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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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9일부터 4월30일까지 10여일 동안 규모 2.1~3.5의 지진이 울진 동쪽 46~62km 해역에서 무려 10차례나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당시 각 관계기관에는 지진발생을 확인하려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잇따라 발생한 지진과 관련하여 “울진지역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울진 지역에서의 연속 지진과 관련하여 관련 학계에서도 울진 지역의 활성단층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4월 연속적으로 발생한 ▲4월19일 09시35분10초(울진군 동쪽 59km 해역) 규모 2.4 ▲4월19일 09시49분34초(울진군 동쪽 62km 해역) 규모 3.0 ▲4월19일 10시57분56초(울진군 동쪽 57km 해역) 규모 2.5 ▲4월19일 16시1분32초(울진군 동쪽 58km 해역) 규모 2.4 ▲4월19일 16시18분13초(울진군 동쪽 46km 해역) 규모 2.1 ▲4월28일 23시47분55초(울진군 동쪽 58km 해역) 규모 3.0 ▲4월28일 23시54분56초(울진군 동쪽 59km 해역) 규모 2.5 ▲4월29일 01시01분00초(울진군 동쪽 46km 해역) 규모 2.5 ▲4월29일 11시01분12초(울진군 동쪽 58km 해역) 규모 3.5 ▲4월30일 09시50분04초(울진군 동쪽 49km 해역) 규모 2.5 등 10차례의 지진에 대해 기상청은 무감지진이라고 밝혔지만, 원자력발전소가 6기나 가동되고 4기 추가 건설을 계획 중인 울진 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더욱이 올해 들어 5월22일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총 27회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0회의 지진이 울진 동쪽 46~62km 해역에서 발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클 수밖에 없다.

기상청이 제공하고 있는 지진 발생 현황 정보에 근거하더라도 현재 울진 인근 지역의 지진 상황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1978년 지진관측 이후에 전국적으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총 35회 발생했다. 이 가운데 울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2004년 5월29일 19시14분24초(울진 동쪽 약 80km 해역, 북위 36.8도, 동경 130.2도-건물이 심하게 흔들림.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꼈고 대피한 곳도 있음) 규모 5.2 ▲1982년 3월1일 00시28분02.1초(울진 북동쪽 약 45km 해역, 북위 37.2도, 동경 129.8도-유리창이 소리를 내며 떨렸고 집이 파도에 요동치듯 흔들렸음. 그릇의 물이 출렁임. 기왓장이 떨어짐.) 규모 4.7 ▲2001년 11월24일 16시10분31.6초(울진 동남동쪽 약 50km 해역, 북위 36.7도, 동경 129.9도-쿵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고, 어지러움을 느낌) 규모 4.1 등 3건이나 된다.특히 2004년 5월29일 울진 동쪽 약 80km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2 지진 및 3차례의 여진은 1978년 9월16일 충북 속리산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2 지진과 더불어 남한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미 지진학자들은 80년대 중반 이후부터 91년까지 점차로 약화되던 지진 활동이 92년부터는 해가 바뀔수록 빈번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처럼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지각 운동이 활발한 것과 연계되어 있다고 지진학자들은 설명한다.
지진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판구조 이론(Plate Theory)’에 의하면 지진의 대부분이 판의 경계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한반도를 포함한 미국 서부해안과 일본·필리핀·하와이군도 등이 위치한 환태평양지진대에서 지진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도대체 지금 울진 땅, 우리 발밑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최근의 울진 연속지진과 관련하여 「울진원전민간환경감시위원회」는 5월16일 과학기술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울진지진 발생에 따른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민간환경감시위는 ▲원자력발전소 시설 반경 40km 이내 및 최근 지진이 발생한 해역에 대한 정밀 지질 조사-2004년 울진 해역에서의 규모 5.2 대지진 발생 당시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고 있는 원전 시설 반경 40km 이내의 정밀조사와 함께, 최근 울진 연속 지진 해역의 정밀지질 조사. 울진원전의 안전성 확보와 정밀지질 조사를 위해 민간환경감시위가 참여하는 정밀안전진단기구 구성. ▲대국민 지진관련 보도 용어 통일화-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수치가 기상청, 사업자, 뉴스 등이 각각 달라서 주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지진관련 용어 및 발생 규모 등의 용어를 통일하여 불신의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
▲울진원자력발전소의 지진계측 현황자료의 실시간 공개-정부는 원자력 지역과 관련하여 인적, 자연적 사고와 재해에 대해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을 설치하여 정보의 은폐 및 축소에 대한 의혹을 불식해야 한다.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원전 설비의 보완-2차측 원전 설비 및 방사성 폐기물 임시저장고 등에 대한 내진설계와 관련하여 선진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일관하지 말고, 지진과 해일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원자력발전소 홍보 기능 강화-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들의 불안 요소 발생시, 지역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원전 안전성에 대한 대주민 홍보활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또한 민간환경감시위는 과학기술부가 원자력중장기계획사업의 일환으로 “원전 부지 인근지역의 신기단층 조사 연구(Active Tectonic Survey around NPP area)"를 2000년 4월1일부터 2006년 2월28일까지 조사한다는 내용으로 2004년 울진 지진 발생 당시 요구했던 정밀지질 조사 요구 사항을 갈음한 바 있다며, 신기단층 조사 연구 최종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현재까지 정부와 한수원(주)은 울진원자력발전소 지역에서 활성단층의 존재가 보고된 바 없다며, 원자력발전소 부지 바로 아래에서 리히터 규모 6.5의 강진이 일어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건설되었고 또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울진원전은 그동안 각 발전소별로 지진계 감지수치에 따른 자동경보치가 다르게 운영되던 것을 설계변경 절차 등을 거쳐, 2004년 하반기에 ‘삼축가속도기록계’ 설정치와 ‘지진트리거’ 센서를 조정하여 발전소 6기의 지진 경보 설정치를 0.01g(지반 가속도-리히터 규모 4.0에 해당. 집이 흔들리고 그릇의 물이 쏟아지는 수준의 지진)로 일원화시켰다.

최근 울진 해역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하는 지진군집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진군집 현상은 활성단층대에서 발생하는데, 울진 지역의 경우 화산대가 없으므로 단층대를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울진 해역에는 남북방향으로 길게 위치한 ‘후포단층’이 존재하고 있다.후포단층은 불과 1만년 전까지는 지진활동이 매우 활발했던 단층으로, 최근의 지진군집 현상 또한 후포단층 끝부분의 지각이 갈라진 틈에서 발생한 것으로 지진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고려대 지구환경학과 이진한 교수는 모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의 연속지진은 동해상에 위치한 활성단층인 후포단층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앞으로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교수는 후포단층을 활성단층으로 파악하고, 근래 발생한 연속지진을 큰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진단했다.
반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지진과 관련한 각종 보고 자료들을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지도 않은 채 울진 지역이 활성단층 지대가 아니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후포단층은 석유탐사과정에서 조사된 단층으로 약 1,200만년 전에 활동을 멈춘 단층으로 활성단층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과는 달리 지난 2000년 울진원자력발전소 6호기 건설 도중 원자로 건물 지반에서 단층에 의한 연약대(폭 2.3~6.4m, 길이 250m 규모)가 발견되어 4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던 사실이 2000년 10월26일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아 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던진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01년 울진원전 5,6호기 건설현장에서 또 다시 단층으로 추정되는 연약대(폭 30㎝~1m50㎝, 길이 30m 규모)가 발견되어 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주)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심사과정을 거쳐 약 20m 구간(폭 4m~6m, 깊이 2m~2m50㎝)의 연약지반을 제거한 후 콘크리트를 되메우는 보강공사를 실시했다. 이런 사실은 원자력발전소 기초 굴착공사에 앞서 실시되는 사전 부지 조사에서의 주연약대 예측 등이 언제라도 빗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울진 연속지진과 관련하여 4월20일 기상청에서 주관한 지진 관련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학계 전문가들은 해양판에 대한 데이터 부족과 내륙 및 해양 지각구조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황을 깊이 우려했다.
1차 전문가 회의에 이어 5월12일 2차 회의를 통해 기상청은 한반도 지진에 대한 과학적 규명과 깊이 있는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중장기 지진연구의 로드맵(road map)을 작성하는 한편 기상청,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 소방방재청 등 관계 부처간의 실무급 기획단을 구성하여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근의 울진 해역 지진이 동해의 후포단층대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이 해역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면밀하게 조사하기 위해 최신 지구 물리 탐사 장비를 이용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일치된 의견을 모았다.
정부 부처와 각급 기관에서 모인 지진 전문가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지진 및 지진해일 연구와 관련하여 각 관계기관 별로 실무기획단을 구성하여 국가 지진 업무에 대한 예산과 연구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큰 재앙 뒤에는 항상 주기적인 일련의 경고가 있었고,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다가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던 아픈 교훈도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충분하게 배워 왔다.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정확한 예측조차 불가능한 지진을 온전히 막을 방법은 없겠지만, 점차 횟수가 잦아지는 지진 현상을 다만 지진 감시 장비의 정밀화에 따른 것이라고 가볍게 넘겨버려서는 안 된다.
울진 연속지진을 계기로 지진현상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이 정부의 로드맵 구성·추진에 쏠려 있다.정부는 전문가들로부터 끊임없이 활성단층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후포단층대에 대한 정밀 조사 실시 및 결과 보고서 공개와 함께, 울진 원자력발전소의 정밀 안전 진단 및 방재시스템 강화,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은 울진원전 핵폐기물 임시저장고와 2차측 설비 등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 및 조사·연구를 통한 특단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