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을 찾는 사람들과 마음의 교류가 먼저 이뤄졌으면...

기사입력 2006.07.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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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연재 주인공은 원남면 금매리에서 체험농장인 ‘몽천딸기농장’을 자연농법으로 운영하며, 스스로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윤석보(‘67년생)씨다. 날씨에 대한 얘기를 시작으로 인사를 건넨다. 장마인데도 아직 많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말에, ‘한 가지가 좋으면 한 가지가 부족하다’며 농사도 역시 많은 부분들이 자연의 이치와 함께 움직이는 것 같다고 윤씨는 입가에 미소를 띠운다. 아무리 바쁜 농번기일지라도 반드시 무엇인가를 해야 할 시기가 오면, 그것은 그 때에 맞춰서 해야 옳다고 강조한다.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입소문을 듣고 이제는 단골이 돼 버린 손님들이 찾아온다. 인터뷰는 몽천딸기농장에서 23일 오후에 진행됐다.


▲  농사를 시작하게된 계기나 동기가 있다면...

농사를 시작한 지가 올해로 23년째에 접어든다. 집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 당시는 모두 비슷한 환경이었겠지만, 나 역시 아버지가 고등학교에 안보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고집을 부려 울진농고 축산과(‘80년)에 입학했다. 고2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거동이 불편했었다. 손위 형님은 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에, 졸업하고 자연스레 집(땅)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에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이렇게 짓는 것이 농업이구나 하고 알게 된 것이 7년 정도 된 것 같다.


▲  농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마음가짐은 ...

(너무 포괄적이고 어려운 질문이다) 앞서 얘기한 ‘농업을 알게 됐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나도 역시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수확하는 남들과 똑같이 농사를 지었다.

농업을 알게 됐다는 것은 작물과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즉 내가 경작하는 작물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내가 작물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됐다고 해야 하나? 다시 말해 작물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필요로 하는 환경, 미생물, 퇴비 등 작물마다 기반조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농작물을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시장에 출하할 때는 시집보낸다고 생각하는 것은 농부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지는 마음이다. 애정 없이 농사를 짓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농업인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가지는 그런 마음이 아닐까?


▲  현재 경작하고 있는 작물들을 소개하면...

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체험농장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자연스레 ‘소량다품목’의 복합영농이 돼 버렸다. 수도작이 만여평인데 이중 칠천여평에 대해 친환경농업(오리농법)이 행해지고 있다. 딸기가 450평, 포도(거봉)가 300평, 토마토는 100평 규모로 연중생산을 꾀하고 있다. 이외 고추가 150평 정도 된다. 모든 밭작물은 전환기유기농을 지나 유기농으로 들어섰고,  직접 따보는 체험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멀리서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딸기는 반드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손님에 한해 체험이 이뤄진다. 토마토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주문 예약을 받고 있다.

 

▲  하루일과는...

일에 파묻혀 있다. 아침 7시에 하루를 시작하니 게으른(?) 농부라고 해야 하나, 오전에 시설재배중인 하우스의 작물들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친환경 농업과 관련해 다양한       사람과 직접 구매하러 오신 손님을 맞고 나면 오후 2~3시가 훌쩍 넘어간다. 오리사 관리를 위해 논에서 보내는 시간도 만만찮다. 친환경자재를 만들고, 동네일도 거들어 주다보면 하루해가 훌쩍 서산마루에 걸쳐있다. 모내기와 함께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들면서 홈페이지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볼거리 제공을 위해 항상 주머니에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사진과 글을 정리하고 나면 자정을 훌쩍 넘기게 된다.


▲  다양한 친환경자재를 이용해 각종 병해충을 극복하고 있다는데...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독성이 있는 식물(어성초, 진피, 할미꽃 뿌리 등)은 병․해충의 기피제로  활용한다. 또 그 작물에서 채취한 필요 없는 부분(토마토의 순, 고추의 옆가지 등)을 자연자재로 만들어 그 작물에 돌려준다.

반면에 기가 되는 작물(쑥, 미나리, 어름, 솔순 등)을 이용해 작물의 생장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활용한다. 앞서 얘기한 대부분의 자재는 사람이 거의 먹을 수 있다. ‘사람에게 좋으면 식물에게도 당연히 좋다’는 신념이다. 이러한 자연농법은 지난 ‘93년 1월 경남하동자연농업학교(당시 교장 조한규)에서 배워, 나름대로 연구도 하고 배우고 있다.


▲  체험농장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하자면...

주5일 근무제 확대와 건강에 대한 관심증대로 안전 먹거리를 챙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연을 관찰하고 느끼는 것을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체험농장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농장을 찾는 사람들과 마음의 교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잎효소, 쑥, 미나리, 아카시아녹즙, 토마토순, 포도순으로 친환경자재를 같이 만들고, 텃밭의 야채와 채소로 함께 어울리다 보면, 진정 농업을 이해하고 농촌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 보람을 느낀다.


소량 다품목을 연중 체험하면서 판매할 수 있는 생산체계가 필요하며,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 수 있고, 어른들은 일주일의 피로를 하루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울진 지역과 같은 상대적으로 교통과 판매의 오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아직도 직접 농장에 가서 농산물을 구입하면 많이 따먹고 많이 담아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체험농장을 통해 같이 땀 흘리며 농사에 대한 인식이 전환돼 이런 생각들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딸기․토마토 수확, 오리알 찾기, 포도 따기, 오리쌀 방아 찧기(흑미, 적미, 향미) 등 1~2시간의 체험코스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  보람을 들자면...

전에는 힘들다는 생각이 많았다면, 체험농장을 통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교감을 통해 농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시킬 수 있음으로써 많이 편안해 질 수 있었다.

요즈음 일해야 하는 양이 더욱 만만치 않지만,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내가 해야 할 일구나, 내가 만족해서 하는 일이니까’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힘든 일에 대해서는 연연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을 먹으려고 스스로에게 많이 주문을 건다.


▲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사람이 있다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고 서울, 대구 등 외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체험하기 위해 교육차원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체험을 통해 (자연농법의)중요성을 알게 되면 1년 먹을 양을 사갈려고 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 군의 홍보자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들의 입소문으로 한 명 한 명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패키지화되고 제대로 된 친환경체험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군과 농협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상품개발과 모색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멀리서 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주위 농가와 연계해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여건만 허락된다면 양어시설(연못)을 만들어 낚시도 가능하게 해 그들이 최소한 반나절은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이들은 시골의 자연에서 마음껏 뒤놀고, 어른들은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지며 지켜보는 평화스러운 장면을 상상만 해도 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가? 소비자와 공감대가 형성되고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생각과 희망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보면 하나의 잘 짜여 진 친환경농촌체험상품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흔이 갓 된 농사경력 23년, 다른 곳으로 눈 돌리지 않고 한길을 파기위해 끊임없는 공부와 견학으로 자신만의 참다운 자연농법을 정착시키기 위해 윤석보씨의 손마디는 그만큼 굵어졌다.
힘든 농촌생활에서 힘든 점은 잊어버리고, 보람과 즐거움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친환경자재를 만들고,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몸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만의 독특한 체험농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에게서 농촌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열쇠를 봤다고 하면 너무 성급한 판단일까?

김석칠 기자 / ksch014@empal.com
몽천딸기농장
http://ddamong.com / 017-783-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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