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은 틀림이 없다
기사입력 2011.09.02 12:51
-

시냇가에 발 담그고 시 한 수 읊으면서...
사나흘의 휴가 소리를 듣자마자, 사랑하는 동무들과 시원한 계곡으로 천렵 가서 피라미 튀겨먹고 어죽 끓여 먹으면서 큰 나무 그늘 같은 바람을 맞으며 한여름의 더위를 잊으면 얼마나 좋을까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연일 오던 비가 그치고 혀 빼물게 푹푹 찌는 날씨에 생각만 해도 시원하고 즐거운 휴가를 머릿속으로만 그려볼 뿐 나는 떠나지 못하고 있다.
휴가, 이제 그건 여유 있는 자들의 특권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돈과 시간이 넉넉하면 가능할 거라고 믿는 현실적인 이유로 여유 없음을 염두에 두고 여유 있음을 이리 갈망하다니.
여유 없음이란 할 일도 많이 없으면서 언제나 시간에 쫒기는 자들의 구차한 변명일 뿐 이라는 걸 잘 안다.
알면서도 나는 이런다.
온전한 나의 시간만 있다면,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나는 좀 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여행을 다닐 텐데.
진정으로 그럴 텐데.
며칠 전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행운과 행복의 씨앗을 죽이고 불만과 불행의 넋두리로 채우려는 내 머릿속을 깨끗이 청소해주는 듯한 글을 읽었다.
더 이상 내가 시간이 없니 뭐가 없니 하면서 늘어놓은 변명을 싹 가시게 하는 글이었다.
소개하자면 ‘한가하다고 행복할까’라는 제목이었고, 한 수필가가 있었는데 그는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썼다.
두 가지 일을 하다 보니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해서 그는 월급쟁이 생활을 청산했다.
구속받던 시간은 없어지고 하고 싶은 글쓰기에만 몰두하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과 기대에 들떴지만, 그로부터 3년 후 수필가 찰스 램이 옛 동료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하는 일 없이 한가하다는 것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것보다 훨씬 괴롭소! 할 일 없이 빈둥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학대하는 마음이 생긴다오. 나의 이 말을 부디 가슴에 새겨 바쁘고 보람 있는 나날을 보내기 바라오. 찰스 램으로부터”
지금 하는 일에서 해방된다고 행복할 것 같은가. 일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이지만, 일이 없으면 그것도 불행하다고 끝을 맺는다.
그래, 맞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생텍쥐페리도 이런 말을 했다.
누군가에게 창작에 전념하게끔 생계를 보장해 주면 그는 잠이 들고, 관대한 사람이 재산을 많이 얻으면 구두쇠가 되고 만다고.
폭풍우며 안개 그리고 눈이 종종 괴롭히더라도, 그럴 때는 먼저 그것을 겪은 모든 이들을 떠올리고 다른 사람이 성공했다면 누구든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인간의 숨겨진 의지, 그것을 발휘할 때는 바로 지금이다라고.
그의 말은 틀림이 없다.
고통과 시련을 감사와 기회로 바꾼 사람들을 보자.
남을 부러워하면 자기가 가진 것도 소멸되는 원리를 다시 기억하자.
언제나 자신이 가진 것으로 최선을 다해보자.
나는 지금 내가 좋아하는 찐 감자 한 소쿠리 옆에 놓고, 내가 좋아하는 책 늘어놓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글 쓰고, 그리고 무엇보다 일을 다닐 수 있는 건강을 가지고 있다.
간 밤 세찬 비에 씻긴 거리의 상쾌함 같이 나의 찌질한 변명들이 사라졌다.
열심히 사는 사람만이 가지는 마음의 여유, 결정적으로 나에겐 그것이 남아 있지 않은가? 아자!
[울진뉴스 기자 uljin@uljinnews.com]
<저작권자ⓒ빠른뉴스! 울진뉴스 & www.ulji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