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억의 맛...

기사입력 2006.07.1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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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의 맛...  
근남 시내버스 정류장 옆의 오전에는 언제나 초산 아지매가 고기를 파는데 주로 회감이다.
추운겨울을 빼고는 언제나 그 자리다.


물가자미에 지금 같은 때는 덜 자란 오징어요, 가을이면 굵다.
가끔은 도루묵이나 고등어 또는 퉁수나 놀래미 등을 팔기도 하는데,
큰대야에 가득 담긴 호르래기나 새순 같은 오징어를 보면,
초장 생각에 군침이 돈다.


잘게 썬 고기를 집에 가져가서, 점심 때 초장에 비벼서 입맛을 돋우기도 하고,
어떤 이는 공사판 참으로 가져가고, 어떤 급한 이는 옆 슈퍼에서 초장을 구해,
즉석에서 물을 부어 후루룩 마시고 들판으로 갔다.
그런 남자들을 보면 질긴 삶의 역동성마저 느낀다.


전날 과음에 쓰린 속을 달래주기도 하고,
노동의 현장에서 땀을 식히며 한 잔 술에 활기를 불어주는 저 박력 있는 식품.
그곳에는 가식 없는 진솔한 삶이 붉은 초장으로 비벼지고,
신성한 노동이 식초원료 보다 찐하다. 때론 아침부터 술로 연명하는
대책 없는 어떤 우리 이웃 아저씨의 슬픈 안주가 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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