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술과 인문학의 융합

기사입력 2021.04.12 13:17  |  조회수 1,58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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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일 교수(홍익대 경영학과)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경제체제와 사회구조가 디지털 경제와 디지털 라이프로 신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재택근무로 일을 하면서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 활동과 기업의 서비스 전환 등이 이루어지며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이동의 중심점에는 디지털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은 우리가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에서 우리의 생활과 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기술은 과학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자연의 사물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 사물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이다. 전기나 정보통신기술처럼 생산방식에 획기적인 개선을 가져옴으로써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을 범용기술이라고 한다. 최초로 범용성 기술로 산업혁명을 촉발시킨 증기기관은 인간의 육체적 근력을 대체한 기계였다. 

 

엔진 기계기술과 접목된 산업사회는 분업을 기반으로 하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발전시켰고, 엔진은 공장 생산라인에 도입되어 더 빨리,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하였다. 엔진기술로 더 많이, 더 넓게 운송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원료와 소비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다. 그리고 철도와 자동차 등 근대적 교통수단의 확대는 중세 농업경제에 기반한 주거와 일터가 근접했던 농촌 직주공동체가 해체를 불러왔다. 대규모 산업공단과 주거지를 분리시키고 대중교통 시스템은 분리와 연결을 가속화시켰다. 도시는 거대화되었다. 이것은 농촌 공동체를 해체하고 넓어진 시장을 바탕으로 근대 국가가 등장하고, 국가를 넘어 시장의 확대를 둘러싼 갈등이 제국주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관료제는 대의제 정치체제로, 산업사회의 주역은 기업가 부르주아였다. 이 산업사회는 생산과 소비의 분리, 공동체와 개인의 분리를 가속화시켰다. 

 

4차 산업혁명은 1차 산업혁명의 기계화, 2차 산업혁명의 전자화, 3차 산업혁명의 자동화라는 특징들이 종합된 결과라고 볼 수가 있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차, 2차 산업혁명 모두 생산성의 획기적인 향상을 가져왔으며, 모두 엔진이라는 범용기술에 기반한 사회였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범용기술이다.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이다.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지식정보혁명에 의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들어서게 된다. 4차 산업혁명 특성인 스마트, 네트워크, 자율성, 초연결사회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 사회 각계에서 정보기술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기술이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생명과학기술 등이 두드러진다. 그중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단연 우선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적 바둑 대결이 세계적인 인공지능 붐을 불렀다. 이제 웬만한 전자기기에선 인공지능이 필수 기능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추론을 넘어 시, 그림, 소설, 음악, 영화 등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예술창작 분야에까지 사용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와 사물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의료서비스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적으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이 의료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유통업의 중심이 온라인, 모바일 쇼핑으로 넘어가면서 온·오프라 판매 채널을 소비자는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확대되고 오프라인 업체의 온라인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유통업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같은 쇼핑 환경의 변화에 맞춰 온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제품 정보를 수집하고 최적의 대안을 찾아내는 소비자가 확대되고 있다. 

 

기술이 진화하고 우리 생활의 모든 측면을 변화시키는 속도는 놀랍다. 미래기술이 이미 실용화되고 있다. 로봇 개, 드론, 자율주행차, 나르는 자동차 에어택시, 디지털 통화, 로봇, 가상현실, 점원 없는 가게, 구부려지는 스크린, 3D프린터, 나르는 옷, 대화하는 냉장고 등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초연결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사회와 지역은 초연결성, 초지능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정보통신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확산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성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시키고 있고, 이를 통해 초연결성이 강화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 플랫폼 가입자가 30억 명에 이르고, 500억 개의 스마트 디바이스로 상호 간 네트워킹이 강화되고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에 의하면 2045년 이후의 미래는 더 이상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그때면 인공지능이 전 인류 지능의 총합마저 크게 앞서는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고 한다. 특이점이 오게 되면, 인간이 기계나 기술을 제어할 수 있는 속도를 넘어서게 된다. 

 

기술이 기술을 발전시키게 되는데, 따라서 인간은 기술을 통제할 수, 이해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제임스 바랏이 인공지능을 인류 최후의 발명품이라 한 이유이다. 미래 사회에는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정보화와 세계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삐 풀린 기술을 조정하는 방법을 시급히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술혁신의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어떤 기술이 좋고, 나쁜 기술인가? 역사와 철학, 삶과 윤리, 소통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인문학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기술은 우리에게 제품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지만, 인문학은 무엇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우리가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평생 학습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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